문화예술 축제라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꼼꼼한 준비와 소통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학교의 장이나 기획회의에서 획일적으로 지시하지 않아도, 학년교육과정이나 학년협의와 소통을 통해서 충분히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활동이다. 당연히 아이들과도 협의하여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느낌이지만 많은선생님들은 귀찮아한다
보여주는 것이 부담스럽고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학교의 전통적인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잠깐만 거리를 둬보면 아이들의 일이다. 아이들이 잘 하게끔, 포기하지 않게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할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5학년은 자율적으로 참여학생을 모집하였다ㆍ행복3반 아이들도 열심히 부지런히 참여했다. 나는 줄넘기를 빼고 한가지씩은 참여해보자고 제안했다(사실 강요한 것도 있지만) 몇몇 친구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결국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올바르게 참여하였다
뭘할지 몰라 하는 학생들에게 난타는 어떻겠냐고 제안은 내가 했지만 진행은 아이들이 만들어간다. 시현이랑 아인이가 처음으로 악보를 만들어왔다. 마치 암호처럼 만들어온 악보를 보면서 시연을 해 보았는데 어려웠다. 약속된 기호를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다시 제안을 했다. 오른손, 왼손, 양손, 강약과 빠르기까지 음악적 기호도 있지만 너희들의 약속을 바탕으로 간단하고 명료하게 만들어보기를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기본 가락이 완성이 되었다. 일과중에 연습을 많이 할 수 없었는데 리더는 줌으로 아이들을 초대하면서 작업을 이어갔다. 줌에 들어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단톡방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는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툼도 있었다. 짬날때마다 바닥에 앉아서 줄넘기 손잡이로 연습하는 아이들, 방음실이 없어 악기를 치기가 어려웠다. 시간을 내어 체육관에 갔더니만 방과후 저학년 수업이 있어 문제가 있기도 했지만 악기를 펼치고 한 번 해 보았다. 뭔가 울림이 있지만 엇박자와 엉성함이 느겼졌다. 문제와 현실을 경험한 아이들은 더 힘을 내고 짬날때마다 손에 잡히는 것으로 가락을 연습한다. '그만하라'고 가라앉히는 것이 나의 일이 되었다. 발표전날 다시 체육관을 찾아 북을 쳐 보는 날 아이들의 연주는 울림이 되어 다가온다. 북 자체가 주는 웅장함이 있는데 거기다 배경음악까지 어우려져 뭔가 있어 보였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자랑스러움과 아쉬움과 뿌듯함이 묻어나왔다. 뭐가 될까, 가능하기나 할까 ,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아이들은 이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멋있다
이게 학교가 할 일이고 선생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서 기획하고 지원하고 조정해야 하는 게 선생의 할 일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리코더 팀도 비슷한 과정을 이어갔다. 리코더 팀을 모으면서부터 싫어요, 못해요, 마스크 벗기 싫어요(마스크가 문제다) 그러면서도 참여한다. 댄스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참여하였다
혜화동의 잔잔한 리듬과 아이들의 리코더 음색이 잘 어울렸다. 배경음악을 넣으면 가락과 박자를 맞추기가 어려워 넣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남자들이 많았는데 6명, 여자 5명, 여자들보다 훨씬 엉성했다. 어느정도 익히고 나서는 여자를 중심으로 서로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였다. 점점 나아졌다. 못해요, 안돼요 라고 하던 남자 아이들도 악보를 외우기까지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갔다. 3분 가까이 이어지는 곡을 하면서 숨이 차기도 하지만 잘 따라 주었다. 어느정도 완성도가 나오면서 뿌듯함도 보여준다
조금만 의견이 맞지 않아도 화내거나 삐치거나 포기해버리는 아이들 앞에 크고 작은 미션들은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다. 많이 부딪히고 더 많이 갈등하면서 배워간다.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눈치보지 않아야 한다. 적극적을 소통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