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by 알쓸수집가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위치 : 경북 경주시 일정로 186, 국립경주박물관 소재
1. 국보 제 29호, 성덕대왕신종
성덕대왕신종. 흔히 에밀레종으로도 알려진 이 종은 현전하는 두 번째로 오래된 동종이면서
가장 큰 동종입니다. 신라시대 771년인 혜공왕 7년에 완성된 이 종은, 혜공왕의 할아버지인
성덕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버지 경덕왕 때부터 만든 종입니다.
이 종은 현재 실물이 전해 내려지는 종 중 가장 큰 종입니다.
높이는 약 3.75m이며 무게는 약 18.9톤이죠.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이 종은 현재는 타종을 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종소리로 유명하며
그 보존 상태 또한 오랜 시절의 풍파에도 비교적 양호합니다.
2. 왜 에밀레종인가?
이 설화는 사실 실제 이야기보다는 전설에 가깝습니다.
성분 검사를 했을 때도 인간의 성분이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주조 기술의 특성상 도중에 아기를
어딘가에서 데려와 집어넣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죠. 그리고 살생을 금하는 불교에서
이런 인신공양을 실제로 행했을 리도 없죠.
다만 이러한 이야기가 퍼지게 된 이유에는, 워낙 강하게 인식될 수 있는 이야기인 즉슨 성덕대왕
신종의 종소리가 '마치 아기가 우는 듯이' 신비로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전설이 만들어질
만큼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는 상당히 아름답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한국에서 생산된 종은 '한국 종'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맥놀이 현상'입니다. 맥놀이 현상이란, 종에서 진동이 다른 두 개의 소리가 나와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반복되며 울려 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하여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는 수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넓게 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거대한 규모에 참으로 섬세한 조각
성덕대왕신종은 입에 당초문으로 된 띠를 두르고 있고, 당초문 사이에는 연화무늬를 크게 조각했습니다.
그리고 종의 겉에는 비천상이 웅장한 모습을 띠고 세겨져 있습니다. 비천상은 불교의 천사를 말합니다.
이 비천상 사이에 종의 유래와 종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죠.
종 윗부분의 용뉴와 음통(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종에 장식된 이러한 문양들은 동아시아에서도 한국 종만의 또다른 특징이기도 합니다. 하여
종소리뿐 아니라 그 외형에서도 아름다움이 상당한, 귀중한 사료입니다. 물론 신라시대 이후에는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동네 아이들의 놀잇거리로 전락하기도 하고, 절 없이 종만 덩그러니
남기도 하여 많은 고비가 있기도 했죠. 하지만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고 오늘날까지 남아 청아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