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딸에게 연락이 왔다. 승진을 했다 한다. 일한지 일년 반만에 또 승진을 했다. 얼마나 기쁘고 반갑던지, 한참을 이야기했다. 나는 늘 멀리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딸에게 바람결에라도 내 마음이 가닿길 바란다. 나는 딸이 힘들고 외로울 때나 기쁠때나 ‘늘 엄마는 내 곁에 있어, 언제나 널 응원해.’라고 한다.
멀리 낯설고 물선 타국에서 편견과 배척이 아닌 호응과 환대로 맞아주는 사람들과 더 잘 섞이며 꿋꿋하게 살고 있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소개한다.
이 청소년 소설은 연극이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 극적 긴장감이 있다. 이 소설은 가슴 먹먹한 이야기다. 편지형식의 소설은 읽는 내내 나는 과거의 은유가 되기도 하고 현재의 은유가 되기도 한다. 빠르게 읽기도 하고 천천히 아껴 읽기도 했다. 또 읽어도 감동이다. 내 인생의 책이다.
딸 은유에게 엄마인 은유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다.
나의 엄마는 7년 전 돌아가셨다. 그때 세상이 멈추는 것 같았다. 나를 받치고 있는 뿌리가 없어졌다. 근데 어느 날,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엄마 나 지켜보고 있지? 나 잘 하고 있지?’ 중얼거리는 나를 보았다. 그 순간 깨달았다. ‘엄마는 늘 내 곁에 있구나. 나와 함께 있구나’ 하고 말이다. 아마도 내 딸도 그렇게 나와 연결되어 있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
“슬프거나 기쁘거나 늘 네 곁에 있어 줄게.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
이 문장이 이렇게 마음을 후빌 줄이야…….
제 말 잘 들어보세요. 지금은 1984년입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어떻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2016년에 살고 있나요? 설마 100년 뒤에도 2016년에 산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요?(20)
일단 우리가 세상을 확 뒤집어 버리려면 네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인터넷을 뒤져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잔뜩 적어 봤어. 편지 뒷장에 있으니 참고해. 그리고 네가 바꿀 만한 일이 있는지 살펴봐.(35)
그리고 나는
나는 네 곁으로 갈게.
네가 뭔가를 잘 해내면 바람이 돼서 네 머리를 쓰다듬고, 네가 속상한 날에는 눈물이 돼서 얼굴을 어루만져 줄게.
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에도, 시험을 잘 친 날에도, 친구랑 다툰 날에도. 슬프거나 기쁘거나 늘 네 곁에 있어 줄게. 엄마는 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주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 편지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