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이것이 내가 고뇌이고 종기이고 재난이며,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이다.
욕망의 가닥들에서 이러한 두려움을 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8.추위와 더위,굶주림과 갈증,
그리고 바람과 열기와 쇠파리와 뱀,이러한 모든것을 극복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어떤 것은 얻는 순간보다
얻고 난 뒤가 더 괴롭습니다.
처음에는 갖고 싶어서 마음이 움직입니다.
새 휴대폰을 사고, 좋은 차를 사고,
원하던 물건을 손에 넣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더 좋은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 것이 남보다 오래되었고,
다른 사람은 더 좋은 것을 쓰고,
조금 더 좋은 것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원하던 것을 얻었는데
마음은 이상하게 더 편하지 않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락이 늦으면 신경이 쓰이고,
말투가 달라지면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좋았던 관계가
어느새 마음을 붙잡는 일이 됩니다.
세존께서는 욕망의 가닥들 속에서
이러한 위험을 보라고 하십니다.
고뇌이고 종기이며 재난이고
질병이고 화살이며 공포라고 하십니다.
욕망은 처음에는
달콤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은 뒤에도
잃을까 두려워하고,
더 좋은 것을 원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만이 생깁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잃은 것을 바라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무엇을 붙잡고 있었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런데 마음을 괴롭히는 것은
욕망만이 아닙니다.
몸도 끊임없이 불편함을 만납니다.
무더운 날 출근길에 땀이 흐르고,
겨울 아침에는 이불 밖으로 나오기가 싫습니다.
배가 고프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말에도 짜증이 납니다.
더위를 없앨 수는 없어도
더위 때문에 화를 내는 마음은 볼 수 있습니다.
피곤함을 당장 없앨 수 없어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싫어하는 마음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삶에는 불편함이 끊이지 않지만
그 불편함에 마음까지 끌려갈 필요는 없습니다.
욕망이 일어나면 욕망을 보고,
불편함이 일어나면 불편함을 봅니다.
붙잡으려는 마음도
밀어내려는 마음도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그렇게 마음을 묶어두던 힘이
조금씩 약해질 때,
비로소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도
한 걸음 걸어갈 수 있습니다.
무소의 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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