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은 공간을 분리해주는 것이 본래의 역할이다. 하지만 어떤 장소에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책꽂이가 되기도 하고, 테이블로 변신하기도 한다. 멀티 스페이스를 탄생시키는 파티션의 기능 그리고 매력.
철재 가벽을 설치, 침실과 생활 공간을 분리
“이 집의 전 주인은 이 공간을 아이 방으로 활용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층 침대를 두어도 천장이 높아서 불편하지 않고,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될 정도로 방이 넓거든요. 우리가 이사 후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이 이 방의 활용 방법이었어요. 침대와 책상이 가구의 전부인 이십대의 딸이 사용하기에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금순씨는 고민 끝에 가벽을 설치, 공간에 재미를 주기로 했다. 기존의 가벽은 나무로만 제작해서 얇고 가벼운 느낌이지만 여기에서는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무게감이 있는 가벽이 필요했다.
“가벽을 천장까지 연결시켰다면 목재로도 가능했을 거예요. 그런데 천장에 에어컨이 달려 있어서 철재를 써서 지지대 역할을 해줘야 했죠.”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이원혁씨의 설명을 보태면 철재로 기본 구조를 만들고, 나무로 커버링해 제작한 것. 기본적으로 가벽은 목재를 이용해 겉면에 석고보드나 MDF, 합판 등으로 도장을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40만~50만원 내외가 든다. 철재를 이용함으로써 제작 비용이 두 배가량 들었지만 덕분에 유니크한 분위기도 내고 가벽 안에 창문 프레임을 살리는 재미도 줄 수 있었다고. 시공_바오미다
멀티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파티션
공간이 비좁으면 파티션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다. 구조가 더 복잡해지고 시각적으로도 답답해 보이기 때문. 하지만 김태은씨의 경우 침실에 아이디얼한 파티션을 설치해 만족도를 높였다. 안방의 침대 헤드 뒤편에 낮은 파티션을 설치, 침대 뒤를 드레스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책꽂이와 스탠드를 대신하는 동시에 파티션 뒤쪽에도 책꽂이처럼 공간을 만들어 가방 등의 소품을 수납하도록 한 것. 목재로 제작한 이 수납장 겸 파티션은 이동식으로 제작할 경우 흔들리거나 무게감을 못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바닥에 고정시켰다고. 시공_옐로플라스틱
가벽과 폴딩 도어를 믹스한 파티션
기존 주방은 기다란 싱크대로 인해 쓸모없는 공간이 많았다. 게다가 주방과 거실의 공간이 구분되어 있지 않아 손님 접대를 할 때도 부엌이 그대로 드러나 개인적인 공간을 침해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고민 끝에 가벽과 폴딩 도어를 믹스해 공간 분할을 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 폴딩 도어의 개폐를 통해 공간을 확장·축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칫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는 가벽에는 유리 없는 창을 만들어 재미를 더했다. “폴딩 도어는 어느 정도 활용도를 예상했는데 의외로 이 창문이 주방에서 요리할 때 요긴하게 쓰이더라고요. 요리 중 잠시 메모지를 놓거나, 휴대폰을 놓아둘 수 있어 편리하거든요.” 이금순씨의 파티션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시공_바오미다
파티션, 수납 기능까지!
“생활하다 보니 갈수록 살림살이가 늘어나 수납공간이 더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공 팀과 상의한 끝에 수납에 도움이 되는 가벽을 설치해보자고 이야기했어요.” 그 결과 김태은씨는 주방과 거실의 공간을 분리하는 가벽을 설치하고 그곳을 이용해 수납공간도 확보했다. 또 기존의 ‘ㄴ’자였던 주방이 ‘ㄷ’자 구조로 바뀌면서 싱크대 하부에 또 다른 수납장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가벽 코너에는 베란다를 터 아이방을 확장하면서 오갈 데 없던 드럼 세탁기까지 들여놓을 수 있었다. “요리 하면서 중간에 가벽의 유리창 틈으로 아이들을 볼 수 있어서 안심이 되고, 천장까지 가벽을 설치하니 거실에 음식 냄새도 배지 않아 만족스러워요.” 시공_옐로플라스틱
덩치 큰 냉장고를 숨기기 위해 만든 파티션
주방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살림살이는 바로 냉장고로, 한번 장소를 정하면 옮기기도 쉽지 않다. 정민소씨의 경우 냉장고를 이용해 파티션을 만든 케이스. “주방과 다이닝 룸이 분리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주방의 가전제품 가운데 냉장고를 파티션으로 활용하는 거였죠.” 주방과 식탁 사이에 냉장고를 배치하고 그 위에 상부 싱크장을 만들었으며 측면은 가벽을 확장시켜 냉장고를 가렸다. 무엇보다 정민소씨가 가장 만족스웠던 점은 스틸 소재의 냉장고가 자칫 전체 인테리어와 동떨어질 수 있었는데 그레이 톤의 가벽으로 전체적으로 톤 다운되고 아늑한 공간으로 연출되었다는 점이다. 또 가벽에 길게 빈 공간을 만들어 햇빛이 주방까지 들어오도록 한 아이디어 역시 맘에 든다고. 시공_마르멜로
가리고 싶은 공간에 가벽을 활용!
이 공간의 문제는 방문을 열었을 때 바로 에어컨 부속품들과 창고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침대의 방향을 여러 가지로 바꿔보아도 결국 창문 쪽으로 시선이 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것. 그 해결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유리 블록 파티션. 채광은 살리면서도 시각적으로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부분들을 가리기 위해 철재를 기본 구조로 한 뒤 그 속에 계단형 유리 블록을 믹스했다. 시공_마르멜로
테이블이 파티션이 되다!
가족 수가 적을 경우, 주방에 커다란 테이블을 놓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박희경씨의 경우 주방과 대면형으로 아일랜드바 겸 식탁을 제작, 파티션 역할까지 함께 하도록 했다. 테이블뿐 아니라 천장까지 자작나무 소재로 통일하고, 하부는 수납장을 만들어 공간을 활용했다. 벽면에는 20와트가 채 되지 않는 미니 알전구를 이용해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공_마르멜로
시멘트 블록을 이용한 파티션
96㎡(29평)형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시공하면서 신혼부부가 요구한 것은 심플했다. 화장실만 독립 공간으로 두고 나머지 방을 모두 터서 넓게 사용하고 싶다는 것. 기존의 아파트 구조 대신 사방이 뚫린 스튜디오형을 원한 것이다. “입주자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하면 실제로 생활할 때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주방만큼은 구역을 나눠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 하부에만 시멘트 블록을 쌓은 파티션을 제안했죠. 블록 위에는 나무 상판을 올려놔 바 느낌을 연출했고요.” 인테리어를 담당한 이고운씨의 말이다. 상의 끝에 나무 기둥과, 철제 H빔, 시멘트 블록이 어우러진 빈티지한 공간이 탄생했다. 시멘트 블록으로 파티션을 설치하면 길이와 너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고 공간을 개성 있게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공_옐로플라스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