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을 통해 본 공부의 세 단계
學習(학습)⇒跳躍(도약)⇒飛上(비상)
한자문화권에는 사람이 배워서 세상에 나가는 과정을 미물인 돼지나 새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주역』에 근거하고 있다. 豕(돼지 시)가 있는 蒙(어릴 몽, 덮을 몽)과 羽(깃 우)가 있는 習(익힐 습)과
隹(새 추)가 있는 躍(뛸 약)과 羽와 升(오를 승)으로 된 飛(날 비)가 대표적이다.
먼저 ‘사람이 어려서 부모의 손길이 미치지 아니하여 배설물을 깔아 뭉개거나, 가르치지 아니하여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돼지나 다름 없다’ 고 비유하는데 이를 뜻하는 글자가 ‘蒙’이다. 교육받지 못한 사람을 無知蒙昧(무지몽매)하다고 하는데 즉 돼지같이 어리석다는 뜻이다.
『주역』네 번째 괘인 山水蒙(
)괘는 어린아이를 童蒙(동몽)이라고 표현하는데 아이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해선 온 마을이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童(아이 동)’에 立(설 립)과 里(마을 리)가 들어간 이유이다.
상고시대부터 마을 단위마다 학교를 두고 가르친 것은 백성들의 무지몽매함을 깨우치기 위한 것이다. 유학자들이 어린이를 위한 책인 『童蒙先習(동몽선습)』『訓蒙字會(훈몽자회) 』『啓蒙篇(계몽편)』에 모두 ‘蒙’을 집어 넣은 것 역시 『주역』의 蒙괘에서 유래한다.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아(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는 논어 첫 장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여기에서 ‘배우고 익힌다’는 뜻의 ‘학습 (學習)’과 때로 익힌다는 ‘시습 (時習)’이란 말이 나왔다.
‘익힐 온(溫)’ 대신에 어린 새가 거듭 날개 짓을 하는 모양을 본뜬 ‘習’자를 써 사람이 공부하는 것을 새에 비유하고 있다. 사람의 교육 단계를 새의 성장단계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習’ 역시 蒙과 마찬가지로 주역 29번째 괘인 重水坎(중수감:
)괘에 나오는 ‘尙德行 習敎事(상덕행 습교사:덕행을 떳떳하게 하며 가르치는 일을 익힘)’에 근거하고 있다. (소성괘인 坎(감:☵)의 괘상은 새의 날개(羽)를 뜻한다.)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을 돼지의 무지몽매함을 뜻하는 ‘蒙’에 비유하듯이, 사람의 교육과정을 새의 성장과정을 나타내는 ‘習’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배우고 익히는 것인가?
송대의 대유학자인 주자는 『논어 집주』에서 學을 效(본받을 효)라고 했는데 이는 學의 臼안에 있는 爻를 말한다. 學을 파자하면 臼(절구 구, 어린 아이의 머리모양) + 爻(본받을 효) + 冖(덮을 멱) + 子(아들 자)이다.
學속에 담긴 爻의 의미를 살펴보면, 허신의 『설문해자』에 ‘爻는 易의 6효가 사귀는 (交) 것을 상형하였다’로 나온다. 爻는 『주역』의 효(양효 ㅡ . 음효 --)를 뜻한다.(이 음양의 효를 바탕으로 소성괘 (卦) 8개가 생기며, 소성괘 8개가 안팎으로 짝을 지어 주역 대성괘 (卦) 64개가 생긴다.)
공자가 지은 『주역』 십익전 (十翼傳)의 하나인 계사하전에 ‘爻也者 效天下之動者也(爻는 천하의 움직이는 것을 본받음이니라)’하였다. 『주역』에서 ‘天下之動’은 천지자연의 운행을 뜻하며, 천지자연의 운행은 음양의 교차(사귐)에 의해 생긴다. 즉 爻는 음양의 사귐에 의해 이루어지는 천지자연의 운행이치를 본받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爻’는 乂 + 乂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의 乂(사귈 예, 다스릴 예)는 음양의 사귐 즉 천지의 사귐을 뜻하며, 아래의 乂는 음양의 사귐을 본받은 사람과 사람의 사귐 즉 인륜의 법도를 뜻한다.
따라서 學에는 단순히 ‘배울 학’이 아니라 ‘사물의 이치에 어두운 (冖) 어린 아이(臼는 兒의 윗부분으로 아직 배우지 아니한 머리를 의미하며, 子는 배울 정도의 나이가 된 자식을 뜻한다)가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륜의 법도를 본받아(爻) 배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배움(學)의 상대가 되는 敎(가르칠 교) 역시 ‘爻 + 子 +攵(攴: 칠 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이 (子)를 고무진작 (鼓舞振作)시켜(攵)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륜의 법도를 본받게 (爻) 가르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
그렇다면 교육과정은 어떠한가? 세 번 변하여 완성한다고 하는 삼변 성도(三變成道)의 이치에 따라 세 단계인 학습 (學習)과 도약 (跳躍)과 비상(飛上)의 과정이 있다 .
새끼 새는 알에서 부화되어 나오면 어미 새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으며 날기 위해 열심히 날개 짓을 한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세상에 나와서 끊임없이 보고 배우고 익히며 練習(연습)하는 단계이다.
어린 새는 날개 짓 (習)과 더불어 둥지에서 나올 정도가 되면 다리 힘을 키우느라 팔짝거리며 뛰어다닌다. 이것이 足(발 족) +羽(깃 우) + 隹(새 추)로 구성된 躍(뛸 약)이다.
習 은 막 부화된 새이기에 白(흰 백)을 써서 어리다는 뜻을 표현하였고, 躍은 제법 자랐으므로 足과
隹를 넣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어느 정도의 연습을 거쳐 실력을 쌓아 남들과 겨루면서 스스로를 시험하는 跳躍(도약) 단계이다.
새가 날개 짓도 잘 하고, 다리 힘도 세지면 그때는 제 스스로 먹이를 구하기 위해 하늘로 날아 오른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세상에 나가 자기 뜻을 펴는 飛上단계이다 .
'종요의 대서사시 천자문 易解'에서 분류한 제6절에 나오는 鳶飛戾天(연비여천)하고 魚躍于淵(어약우연)이 같은 맥락의 뜻이다.
<출처 : 「왜 周易이고 孔子인가 2010년 발간>
첫댓글 배우고(學) 가르침(敎)에 대한 어원을 새의 성장과정에서 연유함과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륜의 법도를 본받게 (爻) 가르친다’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