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가볼만한 곳 - 보름산미술관
보름산미술관 진입로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표지판.
직선 제재목이 아닌, 자연스럽게 휘어진 나무를 테두리 소재로 써서 더 아름답게 느낀다.
두께가 다소 가늘어 조금은 아쉬우나 두꺼워지면 지역문화공간이란 친근감이 떨어질라나?
이번 8월 휴가여행 코스는 김포의 보름산미술관, 일산의 발도로프어린이집(초록손이 친구네), 파주로 귀촌한 지인 집,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인상적인 곳이다. 이렇게 정하게 된 데에는 지난 달 당진 여행 때 예정에 없던 아미미술관 관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억 때문일 듯 싶다. 인상적인 기억은 관념이 되어 관성을 갖는다. 이번 달 휴가여행 목적지를 일산 주변으로 했다. 일산 근처에 살고 있는 지인들의 '요즘'이 궁금해졌고 일산 근처의 미술작품은 어떻게 내 감성을 자극할까 해서이다.
보름산 미술관 전경. 거리확보가 안돼서 좌우측 건물을 따로따로 찍었다.
왼쪽 1층이 망와 전시실. 오른쪽 둔덕 위 건물에 일반전시실, 북카페 등이 있다.
먼저 김포시 고촌읍에 있는 보름산미술관. 원래의 경관을 살려서, 특히 오래된 나무들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터닦기를 최소로 해서 지은 모양이다. 건물과 자연이 아주 잘 어울린다. 왼쪽 건물의 2층 앞마당은 사실상 1층의 옥상이다. 이런 곳에 수십년 소나무가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다. 자연 속에 자리잡은 것도 모자라 자연을 끌어안고 있으니 주인의 통이 크다.
오래 전부터 전원주택을 지어도 알프스 기슭 초원 언덕에 자리잡은, 밝은 건축물, 달력사진의 전형을 선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은 우묵한 지형에 편안하게 들어앉아 보일 듯 말 듯 할 때 최고로 쳤다. 보름산미술관이 그랬다.
현무암의 고장, 제주의 풍습을 담은 석물인 모양이다. 요즘 자꾸 석물에 눈이 간다.
요즘 전시는 그림책 작가 장서윤(자칭 햇병아리 그림쟁이)의 <집으로>였다. 집을 보면 집 주인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단독주택의 얘기가 되겠다. 아파트는 좀....
아무 생각없이 사는 내 집을 애써 떠올려봤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드러나 있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집에 돌아와서 집 주변을 낯설게 보려고 노력해봤다. 생각보다 괜찮았다^^ 몇 군데 손질을 하고 싶어졌다.
나(원푸리)와 초록손이. 둥근(다각형?) 건축물 내벽과 중정 천정이 유리라 채광이 좋음.
내부 집기 및 장식도 깔끔한 전통방식.
전통 물건이나 공간은 허름하거나 먼지 구덩이에 있어야 한다는(일부러 그러진 않겠지만^^;) 편견을 깨줌.
소품이 인상적. 액자배경 테두리나무도 인상적.
하마 입? 뭐에 쓰는 물건일꼬~
위에 삼발이가 있고, 안에 석쇠 조각 같은 것이 걸쳐있는 것으로 보아 저 하마 입은 아궁이? 아무튼 조금만 변용하면 시골생활이 즐거워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차제에 예술작품을 이렇게 정의해본다. 호기심을 유발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감성을 자극하거나 관념이 바뀌도록 자극을 주는 것!
주먹돌을 이고 있지만 감사한 마음을 감출 수 없겠다. 돌로 된 석등을 이고 있는 이 옆에 있는 한.
종이접기로 표현된 망와(기와지붕 모서리 마감 소재) 이미지
망와 표정도 참 다양하다.
지역 미술관이 좋은 이유는 특색있는 미술작품을 만날 기회가 된다는 점이겠지만 작품 외에 외부조경 및 장식 소품, 특별한 분위기가 있는 카페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보름산미술관에서도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건축물이 자연경관과 어우러짐, 석물 및 망와, 곳곳에 배치된 장식 소품도 드물게 인상적이다.
보름산미술관이 커뮤니티 갤러리를 표방하고 지역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옥의 티! 기획전시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는 느낌. 물론 다른 것들이 충분히 커버한다. 벽시계를 샀는데 덤으로 손목시계를 받은 느낌이다. 안가보신 분들에게 한번 다녀오시라 권할 만한 곳이다.
첫댓글 아늑함이 느껴져 일반 미술관보다 훨 끌리네요 ㅎㅎ 너무 단조로운 미술관만 가본 것 같아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강원도 환경설치미출 초대전이 기대가 되요^^
편안한 아름다움인 것 같아요~
저도 액자배경 테두리나무가 확 인상적이네요.어떻게 저런 표정을 생동감있게 표현할 수 있는지 신기해요.
차제에 공부를 이렇게 정의해봅니다. 호기심을 유발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감성을 자극하거나 관념이 바뀌도록 자극을 주는 것!
미술에 거의 관심이 없었는데 글을 보니까 몇몇 관심이 가는 그림들이 있네요.ㅎㅎ
저도 액자배경 테두리나무가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