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함께 문수산 야간 산행
단기사회사업 두번째 워크숍입니다.
첫번째는 개화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소나기를 맞으며 한없이 걸었습니다. 개화산, 개화동 골목, 한강을 걸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아름다운 자연을 누렸습니다.
두번째 워크숍. 4단계가 2주 더 연장되고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사적 모임이 아닌 공적 모임이지만 사람이 많은 도심을 다니기에 조심스러웠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이라 낮에 야외 활동 하기에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실무자까지 17명이 바다나 계곡을 가기에는 더더욱 어려웠습니다.
실습생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궁리했습니다. 복지관 관장님과 묻고 의논하고 부탁했습니다. 해가 진 저녁에, 사람이 많이 없는 김포 문수산으로 야간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믿고 맡겨주신 김상진 관장님께 고맙습니다.
문수산은 강화도 넘어가기 직전에 있는 산입니다. 높지 않은 산으로 1시간 30분이면 넉넉히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두번 정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여기가 실습생과 함께 갈 수 있는 적당한 산이었습니다.
강점 워크숍을 마치고 문수산으로 향했습니다. 잔뜩 낀 구름이 야속했지만 실습생과 함께하면 어디든 좋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차에서 부르는 노래와 재잘재잘 이어진 대화에서 20대 대학생의 푸릇푸릇함이 느껴졌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오랜 시간 동료와 함께 자연을 누렸을텐데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간을 잘 누리는 실습생에게 고마웠습니다.
문수산 정상을 올랐습니다. 해가 져도 무더웠습니다. 땀 흘리며 서로 가방을 들어주며 산을 올랐습니다. 등산로가 공사 중이라 더욱 오래 걸렸습니다. 오르막을 지나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멋진 경치가 조망이 됩니다. 하늘에 잔뜩 껴 있는 구름도 아름다웠습니다. 서로 힘을 주고 받으며 모두가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희망 콘서트를 시작했습니다. 동현이가 멋지게 사회를 봤습니다. 해질녘 연빈이의 우쿨렐레 연주에 함께 노래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사연으로 보내 낭독하고 신청곡도 들었습니다. 낮에 못다한 지우의 강점 워크숍을 했씁니다. 낭만이 넘쳤습니다. 멋진 야경이 그 매력을 더했습니다. 동료와 우정을 나누는 실습생이 부러웠습니다. 한걸음 물러서 실습생을 응원했습니다.
① 골목에서 흙에서 숲에서 형 동생 친구 어울려 놀게 돕습니다.
① 자연을 잘 누리게 돕습니다. 산과 들과 강과 바다, 논과 밭, 꽃과 풀과 나무, 해와 달과 별, 비와 눈과 바람을 좋아하게 돕습니다. 많이 걷게 합니다.
<복지요결> 아동센터 사회사업
아침 복지요결 공부시간에 아동센터 사회사업 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랑 자연이랑 함께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습니다. 친구와 아름다운 자연을 누리는 일, 실습생 워크숍으로 우리가 먼저 누리는 경험을 하고자 했습니다. 실습생이 먼저 이 기쁨을 잘 알기를 바랐습니다. 문수산 야간 산행이 그러했습니다.
여행자가 되기까지
어린 시절을 시골 조그마한 동네에서 살다가 중학교 때 지금 사는 서울 강서구로 이사를 왔습니다.
행정구역상 서울이지만 김포공항과 가까운 서울 끝자락입니다. 지금은 김포공항역에 지하철 4개 노선이 다니고 마곡지구로 번화가가 발달해 있지만, 그때는 지하철은 5호선 하나만 다니고 마곡은 그린벨트로 온통 논밭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까지만 해도 서울 도심에 자주 가지 않았습니다. 집 교회 학교만 다니는 평범한 동네 아이였습니다. 전국 팔도와 광역시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행정구역에 가보지 못한 도시와 지역이 많았습니다. 도시 이름도 잘 모르고 알더라도 그 도시가 어느 행정구역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이런 제가 사회복지 대학 생활을 하며 전국에 있는 사회복지 대학생과 실무자와 네트워크를 맺었습니다. 학습 여행과 사회사업 캠프를 했고, 실습과 복지순례를 하며 전국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숨겨진 ‘방랑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즐겼습니다. 이제는 전국 곳곳에 좋은 추억이 깃들어 있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을 알았습니다. 자연을 누리는 법을 알았습니다. 자랑할 수 있는 인생의 추억이 많습니다.
여행과 추억은 제 삶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행은 저를 힘 있게 합니다.
학창시절을 누리는 데 쓰는 시간이 적어 아쉽습니다. 아르바이트와 스펙 쌓기에 매달리니 안타깝습니다. 사정이 있거나 나름대로 뜻이 있어 그리하겠지만 그래도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 기관에서는 학력이나 경력보다 열정 표정 성품 태도를 중시합니다. 사람만 좋으면 성적이나 스펙에 관계없이 데려가려 합니다. 바탕이 좋고 인간관계 잘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겁니다.
인생 단계마다 해야 할 과업이 있는 것처럼, 그때그때 즐기고 누려야 할 몫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활동, 이때가 아니면 누리기 어려운 자유 우정 낭만, 젊음의 특권 같은 것이 있습니다. 청년 때, 학생 때에 풍성하게 즐기고 누려야 할 몫입니다.
이는 사회사업 인생의 보험과 같습니다. 꿈과 열정으로 뜨거웠던 날들, 뭉클하고 행복했던 순간들, 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추억, 함께한 형 동생 친구들이 있어 다시 힘을 내고 웃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학창시절의 낭만을 누리며 우정을 쌓고 추억을 만드는 데 힘쓰면 좋겠습니다.
※ 학창시절을 즐겁게, 복지인생을 즐겁게!
복지순례, 정예화캠프, 학습여행, 실무합숙훈련, 시골사회사업, 절차탁마, 백두대간 산행…
정보원 활동은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가 바로 ‘낙’입니다.
정보원 활동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자연 그대로 소박하게 잘 누렸습니다. 발길 닿는 곳 눈길 머무는 곳마다 낭만이 있었고 그림 같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웃음꽃이 피고 사랑과 감동이 넘쳤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그립고 정겨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복지야성> 학창시절을 즐겁게
사회복지 대학생은 학창 시절을 잘 누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자연 속에서 누리는 여행이 그러했습니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호흡하며 여유를 누리는 삶의 여백은 마음과 생각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합니다. 꽉 막힌 도로와 엄청난 인파가 몰린 대도시에 있으면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이 그리워집니다.
여행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함께하는 동료입니다. 동료와 함께 누린 자연과 추억은 가슴 시린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행과 동료, 이 추억이 현재를 살아가는 힘입니다.
개화산 둘레길 걷기와 문수산 산행. 아름다운 자연에서 실습을 즐겁게 누리며 동료애를 주고받았습니다.
공동체 경험이 없는 사회복지 대학생
몇 해 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큰 인기였습니다. 여러 사회복지 관련 교육에서도 우리가 꿈꾸고 이루어가는 마을의 모습을 이 쌍문동 골목길로 이야기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드라마에 열광한 이유는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그 시절일지라도 골목마다 좋은 이웃과 더불어 살던 짙은 향수 때문인지 모릅니다. 사람 냄새나는 골목,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속담이 피부로 느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웃과 인정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 만한 사회, 사회복지사로 이런 마음을 꿈꿉니다. 그런데 사회복지 대학생 가운데 인생에서 이런 이웃과 인정을 경험하지 못한 이도 있습니다. 도시화, 개인주의, 1인 가구 증가, 비대면 사회의 영향이 있을 겁니다. 쌍문동 골목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와 진실한 마음을 주고받은 경험, 함께 어울리며 공동체 관계를 누려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대학교마다 학생회나 동아리가 옛날처럼 활성화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학생들은 이런 활동보다 스펙 쌓기와 개인 시간에 더 집중합니다. SNS에서 만나는 친구는 많은데 실제로 만나서 대화하는 친구는 줄어들었습니다. 갈수록 외로움은 커집니다. 자발적 고독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담 없이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함께 저녁을 먹는 ‘소셜 다이닝’ 모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타인과의 교류는 적어지고 삶의 행복감을 좌우하는 관계재는 부족한데, 치열한 취업 시장 등 경쟁은 더욱 심화되니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대 젊은이 2613명을 대상으로 ‘고독지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매우 고독하다’(14.9%), ‘고독한 편이다’(43.6%) 등으로 58.5%가 고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고독감을 겪는 이들은 자주 공허함을 느끼거나 외로움을 느끼고, 가능하면 혼자 있고 싶거나 사람 만나는 것이 불편하고 두렵다고 했다. 또한 나만 불행한 것 같아 우울한 점,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점 등을 주요 증상으로 꼽았다.
한겨레, 2019.12.21, “외로움은 새 사회적 질병”…남몰래 외로운 젊은이들
외로움이 큰 20대가 많습니다. 이는 20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웃과 인정을 젊은이에게 전해주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일지 모릅니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회복지 현장실습 슈퍼바이저로 만나는 20대 실습생에게 이런 공동체 경험을 전하는 겁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회복지 대학생
어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께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최근 당신 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과 상담하면 가족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이가 많다고 합니다. 가정과 생활 환경에서 자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학생들의 어려움이 많아 이들의 고민 상담이 많다는 겁니다.
「사회복지사 책모임 북스북스」 ‘아동’ 편에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아이 의 자존감과 탄력성이 높아지는 건 아이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듣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먹먹하게 기다려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 누구나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참혹함 속에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신뢰를 전부 잃은 사람도 그 ‘한 사람’을 만나면 그 ‘한 사람’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 전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다. 「당신이 옳다」, 정혜신, 해냄, 109~110쪽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 최소한 10여 년은 진심 어린 한 사람이 필요하다. 한순간이라도 그런 사람이, 사랑이 이 세상에 있음을 느끼고 믿어야 한다. 그 힘으로 내 안의 소중한 나를 확인하고 느낄 수 있다. 그 힘으로 수십 번, 수백 번 쓰러지려는 순간에 다시 일어설 것을 나는 믿는다.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권영애, 아름다운사람들, 12쪽
잘못을 저질렀어도 아무 조건 없이 두 팔 벌려 품어주는 존재가 있어야 합니다. 방황하며 상처 입은 마음, 눈물로 얼룩진 마음을 누군가는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천종호, 우리학교, 205쪽
사회복지 대학생과 이 책을 함께 읽으면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아이들이 아니라 나에게 먼저 필요하다는 소감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 나를 온전히 받아주고 사랑해주는 존재가 어쩌면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돕는 사회사업가
사회사업가는 사람 사는 사회 같게 공작하는 사람 ‘사회 공작원’입니다. 사람들이 친하게 사는 사회이게 일을 꾸미는 ‘친민 사회 공작원’입니다. 「복지요결」 사회사업가의 별칭
사회사업을 하는 사회복지사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한 마디로,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사이좋게 하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더불어 살게 돕는 사회사업가는 사회적 복지를 이룹니다. 관계 안에서 관계로써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회사업가 별칭이 ‘관계주선사’입니다. 「복지관 지역복지 공부노트」 개념 : 지역복지 용어 정리
사회사업가는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잇는 사람입니다. 사회사업가는 어떤 사업을 맡든지 먼저 사람을 만나서 소통하고 관계합니다.
우리는 이미 사회복지실천론과 사회복지실천기술론에서 수많은 상담기법과 실천기술을 배웠지만 이는 전공 서적이나 자격증으로만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복지 대학생이라면 여러 사람을 만나길 바랍니다.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희로애락. 함께 웃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즐거워하면 좋겠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을 때 현장에서 만나는 당사자와 주민, 그리고 동료를 더 잘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누군가와 진실하고 깊이 있게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아도 좋고, 내가 먼저 그러한 사람이 되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