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에세이 25>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수복도
심영희
백수백복 도는 다양한 서체의 목숨 수(壽)자와 복(福)자를 지면 가득 채워 그린 그림을 말한다. 수복(壽福)이란 글자는 우리가 어린 시절에도 많이 보았었다. 매일 사용하는 그릇에는 어김없이 ‘수복’ 또는 ‘수’자나 ‘복’자가 한자씩 새겨져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나 부모님의 밥주발에도 새겨져 있었고, 갓난아기가 태어나 돌을 맞이하면 돌잔치상을 차리는데 돌잡이 밥그릇에도 예쁜 그림이 아니고 수복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복 많이 받고 행복하게 오래 장수하시라는 뜻이고,. 또 어린 아이도 아무 사고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커서 무병장수하라는 의미다. 사람은 예로부터 의, 식, 주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 먹는 음식을 담는 그릇에는 대부분 ‘수’자나 ‘복’자 또는 ‘수복’이란 글자를 새겨서 늘 건강하기를 축원했을 것이다.
(75cm x 95cm)
수복도를 그릴 때 대부분 수복 글자사이에다. 다른 사물의 그림을 그려 넣어 글씨와 함께 그림이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나는 이 수복도를 그리면서 항아리형 꽃병 두 개를 그리고 그 꽃병에다 파초와 모란을 꽂아 부귀영화도 누리고 파초처럼 질긴 수명을 이어가라고 축원했다. 또 꽃병 속에다 복을 많이 저장하여 항상 복 받는 인생으로 장수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대부분 한문으로 그려지는 수복 글자를 한글을 넣어 변화를 주기도 했고, 세종대왕님의 훌륭한 업적으로 한글을 배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2021년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