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서점에 가서 당신은 上권, 연인은 下권을 사서
나중에 서로 바꿔 읽는다.
여름에 다녀온 그 바다를 겨울에 다시 찾아 간다.
슈퍼에 들러 똑같이 생긴 컵과 치솔을 산다.
[이를 닦을 때마다 서로 생각하기]
연인과 함께 여권을 만들어 둔다.
매주 월요일마다 연재 전보를 보낸다.
첫째주엔 [나는], 둘째주엔 [너를], 셋째주엔 [사랑해].
연인의 약점을 반대편에서 바라보기.
뚱뚱한 건 복스럽게, 키 작은 건 아담하게.
밤 거리에서 연인의 눈을 들여다보며 프로포즈하라.
눈은 마음의 창.
어둠 속에선 빛을 흡수하기 위해 눈동자가 열리게 되는데
이 때 마음도 함께 열린다는 말씀.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밤새워 속깊은 얘기하기.
연인 이름으로 예쁜 도장을 새겨 준다.
[이담에 쓸일이 생길거야. 이를테면 혼인신고에...]
그녀 엄마에게 전보를 친다,
[예쁘고 똑똑한 따님을 낳아, 저로 하여금
사랑하는 기쁨을 갖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푸른잔디 위에 나란히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당신들의 체격이 엇비슷하다면 옷을 서로 바꿔 입어 보라.
첫눈 오는 날 연인에게 첫번째 전화를 건다.
길가다 여자들을 흘끔흘끔 곁눈질 한다.
그리고는 삐져있는 연인에게
[아무리 봐도 너만한 여자가 없어.]
연인이 사 준 향수를 몸에 뿌린다.
눈에 안보이는 얇은 옷 한 겹을 입는 기분이리라.
연인이 사 준 곰인형과 한 침대에서 잠 자기.
연인이 잘해 줄 땐 안아 주고 뽀뽀해 주지만.
그가 당신을 화나게 했을땐 막 때려주고 발로차고 침대에서 내쫓는다
아무 약속 없이 연인 집 앞이나 학교 앞에서
무턱대고 기다린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연인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을 함께 찾아가 본다.
가로등 아래서 멋지게 포옹하기.
영화 속 주인공들 뺨칠 정도로.
여름엔 캔커피 하나씩 뽑아 들고
시원한 좌석 버스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소풍날 [보물찾기] 쪽지를 숨기듯 사랑말 담긴 카드를
연인 주변 곳곳에 숨겨 둔다.
주머니속, 서랍 속, 핸드백 속, 도시락 속...
여자는 "사랑한다"라는 말에 약하고
남자는 "믿는다"라는 말에 약하다.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연인의 매력과 장점을 말해
연인을 우쭐하게 만든다.
간접적인 사랑 고백이 때론 더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오늘은 연인과 막대기 사탕을 입에 물고 빨며 거리를 걷는다.
노트 한 권을 마련해 편지 대화 나누기.
이번에 당신이 편지를 써 온 노트를
다음번엔 연인이 답장을 써 온다.
"나에게 쓰는 편지"처럼 일기를 쓰고
"너에게 쓰는 일기"처럼 편지를 쓴다.
봄에는 여름이 오면 죽을 사람들처럼 사랑한다.
가을에는 겨울이 오면 죽을 사람들처럼 사랑한다.
겨울에는 봄이 오면 죽을 사람들처럼 사랑한다.
그렇게 얼마 못 살 사람들처럼 늘 절실하게 사랑한다.
쇼 윈도우에 괜찮아 보이는 옷을 발견했다면?
매장에 들어가 연인에게 그 옷을 입혀 본다.
잘 어울리고 연인이 맘에 들어하는 눈치여도 일단은 그냥 나온다.
봐뒀다가 며칠 뒤에 그 옷을 사주면 연인의 기쁨은
두배로 커진다.
드라이브할 때 빨간 신호등을 만나면
재빨리 실내등을 끄고 차 안에서 뽀뽀한다.
고장난 신호등 어디없을까?
다 쓴 편지를 가로 세로 몇 번씩 조각내 뒤죽박죽 섞어보낸다.
조각끼리 짜맞추면 그제서야 사연이 나타난다.
연인이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바라기 전에
당신이 연인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어쩌나! 연인이 커피를 탁자에 엎질렀다.
커피가 그녀의 스커트 위로 떨어지기 직전,
잽싸게 당신 옷소매로 문질러 닦는다.
한 쪽 무릎을 땅에 댄 채 단정한 자세로 꿇어 앉아
연인의 풀린 운동화 끈을 매 준다.
연인에게 아련한 감동을 안겨 주리라.
어느 시인이 말하기를
"우리 시대에 일기를 쓰는 여자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사랑할만한 충분한 조건이 된다."
그래 정말이다. 일기를 쓰자.
연인의 손이 닿지 않는 가려운 곳 긁어 주기.
근사한 가죽 지갑을 선물한다.
지갑 속엔 은행에서 바꾼 오천원, 만원을
각각 한 장씩 넣어서.
물놀이 사고에 대비해 미리 인공 호흡법을 실습해 두자.
매달 마지막 날 축전 보내기.
[살아있음을 축하해, 새로 시작되는 달도 열심히 살자.]
연인과 당신이 싸우는 컷, 연인에게 당신이 무릎을 꿇고 비는 컷,
연인이 당신에게 뽀뽀해 주는 컷.
이래도 화가 안 풀릴까?
2살짜리 조카를 데리고 나온다.
남들이 보면 그 애의 엄마, 아빠인 것처럼 행세한다.
건설적인 싸움을 한다.
결혼관에 대한 생각을 듣는다.
죽음에 대한 느낌 내지는 계획을 들어본다.
하루에 한 가지씩 연인을 칭찬해 주기.
장점은 자꾸 들키고 약점은 꼭꼭 숨긴다.
스스로 자수하지 않아도 연인은 당신의 약점을
금방 알아차릴 능력을 갖고 있다.
칵테일 순례하기.
블루스카이, 알렉산더 시스터, 핑크레이디, 블랙러시안,
키스오브파이어, 키스인더닥, 엔젤키스, 마리스키노, 탐카스린...
어머, 그새 취했네!
만우절을 놓치지마라.
어느날은 담배를 한모금도 피지말것.
'장수를 잡으려면 그가 탄 말을 쏘라'라는 말이 있다.
연인과 가장 친한 친구를 당신 편으로 말들어라.
소근소근 속닥속닥, 귀속말로만 얘기해 본다.
때로는 작은 소리가 크게 들리는 법이다
연인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라!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
나는 노란색을 좋아해, 너는 무슨 색?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결혼하는 남자) 등 영화에
나오는 멋진 키스신, 스틸 사진을 구해 연인에게 보낸다.
이런 문구와 함께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일류 호텔에서 데이트한다.
호텔 커피숍에서 커피 마시고
호텔 풀장에서 수영하고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먹고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칵테일 마시고
호텔 나이트 클럽에서 춤 춘다.
그럼 잠은?
→ 집에 가서 자야지~
그 누구도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한가지 털어논다.
손을 꼭 깍지 끼고 걷는다.
손깍지를 푸는 순간 영영 헤어지고 말 사람들처럼.
생일촛불을 끄고 소원을 1가지 빈다.
→내말 잘듣게 해주세요....
너를 본다.
네 눈을 본다.
네 눈 속의 나를 본다.
네 눈 속의 내 눈을 본다.
→ 보여?
몇시간이고 서로 안고 있기.
무릎위에서 낮잠자기.
봄날 오후 연인의 긴 머리를 빗으로 빗겨 준다.
피서지에서.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면?
연인의 젖은 옷, 젖은 운동화를
헤어 드라이어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기.
둘만의 애칭을 지어 갖는다.
→너는 하늘~ 나는......음.... 신!
비디오 영화를 두배 빠른 화면으로 보다가
야한 장면이 나오면 두배 느린 화면으로 보기.
놀랄 만한 엉뚱한 짓을 저지른다.
그렇다고 한강 다리위에 올라가 나체쇼를 하거나
인질극을 벌이면 곤란하다.
눈물은 남자의 마음을 녹인다.
당신이 여자라면 아주 가끔, 아주 잠깐, 아주 조금
연인 앞에서 눈물을 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