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들이 많이 가는 길이 아닌 외딴길을 걷고 있던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 입학이라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방향이 아닌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을 택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비정상의 길을 택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세상의 불합리함, 불공평함을 일찍 깨달았습니다.
밝고 긍정적이었던 제가 어둡고 차갑게 변해갔습니다.
로봇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 출근해서 주어진 일만 하고 퇴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루를 되돌아보고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는커녕 일에 지쳐 퇴근하면 쓰러져 쉬기 바빴습니다.
쳇바퀴 굴러가는 삶을 살다 보니 무지개 빛깔을 가지고 있던 '나'라는 사람이 점점 무채색이 되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아름다운 나만의 무지갯빛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회사로 인해 지쳐있었던 시기에 대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여기로 가면 저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도피하듯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마침 하고 있던 업무에 싫증이 났던 터라 이참에 아예 진로를 바꿔보자며 사회복지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게 제가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자기 적성엔 맞지 않지만, 점수 맞춰 대학 간다는 이야기처럼
저도 전공에 대한 지식, 흥미가 숫자 0에 가까웠습니다.
늦공부가 무섭다는 말처럼 사회복지전공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재밌었습니다.
자석에 이끌리듯이 어려워도 계속 관심이 갔습니다.
사회복지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고 이곳에도 사회복지사가 있구나! 싶었던 곳도
알아가면서 현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커졌습니다.
이렇게 부푼 마음을 가지고 3학년이 되었을 때 정말 잘하는 기관에서 사회복지현장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여러 곳 중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을 선택했습니다.
자기소개서부터 남달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은 실무자 면접에서 끝나는데 당사자 면접까지 있다는 걸 알고 독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합격 후 실습 한 주 한 주를 보낼 때마다 '사회사업 쉽지 않네...'라는 생각과 함께 봉사활동과 현장실습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봉사활동에서 보았던 현장은 극히 일부분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과 오히려 내가 당사자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 해웅 대리님 감사합니다.
이 어려운 잔치를 해내고 있다는 게 대견하다며 확신의 눈빛을 보내준 예지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이 이걸 다 하신 거예요. 잘했어요!" 라고 응원해 주신 성빈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민되는 부분을 잘 알려주시고 하루가 어땠는지 정리해 볼 수 있도록 이야기 꺼내주신 민지 과장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참 귀했습니다.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계속되는 과업과 바쁜 일정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짧은 대화시간에서 귀담아들으면서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했습니다.
5개의 잔치를 잘 해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채워준 슈퍼바이저 선생님들과 동료 실습생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울고 웃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 응원해 준 덕분입니다.
실습을 하면서 제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상황에 있을 때 즐거워하는 지 등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무지개색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명확한 색깔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회사업이라는 새로운 사회복지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회사업을 통해 저의 복지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 어색함이 사라졌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윤주'라는 사람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좋은 변화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걱정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구명조끼 역할을 해준 손가영 실습생, 감사합니다.
무더운 여름에 손가영 실습생과 같이 땀흘리며 1~5동을 누비던 날들을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차분하지만 우리와 있을 때는 재치 만점이었던 민승희 실습생!
민승희 실습생만의 재치 넘치는 말이 듣고 싶을 때 연락할게요.
호탕한 웃음으로 저를 웃겨줬던 최희영 실습생 고맙습니다. 최희영 실습생의 웃음소리가 그리울 겁니다.
저는 여름은 좋아하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함께 비 맞으며 쌓은 추억이 많아 괜찮습니다.
비가 올 때면 여러분들이 가장 먼저 생각나서 행복해질 겁니다.
2024년 여름, 제게 잊지 못할 기억을 가득 안겨준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과 슈퍼바이저 선생님들, 동료 실습생들에게 고맙습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우린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겠지만, 언제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고 있든 항상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