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는 이스라엘
[삼상 7장]
[내용개요]
사사 시대 말기에 이르러 이스라엘 백성의 타락과 부패는 갈수록 심해졌다. 그러다가 블레셋에게 법궤를 빼앗긴 사건으로 인해 최대의 영적 암흑기를 맞이 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법궤를 다시 돌려보내심으로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돌이킬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셨다. 본장은 법궤를 다시 찾은 이스라엘이 사무엘의 주도로 신앙 부흥 운동을 펼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블레셋에서 돌아온 법궤는 기럇여아림 사람 아비나답의 집에 안치되었다. 이에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미스바에 모여 우상 숭배하던 모든 죄를 회개하고 믿음을 회복하도록 하였다(1-6절). 이 소식을 들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하였으나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오히려 블레셋이 대패하고 이스라엘은 과거에 잃었던 땅까지 회복하였다(7-11절).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념하는 돌을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불렀다. 그 후 사무엘의 다스림 속에 이스라엘은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12-17절).
[강 해]
본문에는 두 가지 내용이 언급됩니다. 첫째는 블레셋에 빼앗겼던 언약궤가 돌아와 이스라엘 땅에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는 선지자 사무엘이 온전한 성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선지자로서의 사역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본문에 언급된 선지자 사무엘의 사역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 생활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돌아온 언약궤
1) 언약궤가 아비나답의 집에 모셔짐
블레셋 군사들에게 빼앗겼던 하나님의 언약궤는 하나님의 이적적인 능력과 섭리에 의해 마침내 이스라엘 땅 기럇여아림으로 옮겨 왔습니다. 이곳은 원래 언약궤가 있던 실로 근방의 성읍이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죄를 짓고 언약궤까지 빼앗기는 불경죄를 저질렀지만, 이런 인간의 행실과는 무관하게 하나님은 다시금 언약궤를 이스라엘 백성들의 땅으로 회복시키셨던 것입니다.
a. 전능하신 하나님(창17:1)
b.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행하시는 하나님(시115:3)
2) 여호와의 궤를 거룩히 구별함
아비나답은 아들 엘르아살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의 언약궤를 지키고 모시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거룩하게 구별한 것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자의 마땅한 도리요, 자세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거룩하신 하나님을 섬기는 모든 주의 백성들은 항상 거룩하고 성결한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a. 너희는 거룩하라(레19:2)
b. 거룩하고 정결한 삶(엡4:24)
2. 전심으로 회개함
1) 우상을 버리도록 촉구함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전심으로 여호와께로 돌아오라고 촉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언약궤를 빼앗기는 것과 같은 불경스런 죄악을 범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우상을 버리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참된 회개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에서 돌이키는 행동에 있음을 말해 줍니다.
a. 우상 숭배를 삼가라(출20:4)
b. 말이 아니라 행동(요일3:18)
2) 금식하며 회개함
죄에서 돌이키도록 촉구한 사무엘은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금식하며 회개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우리가 과거의 죄 된 행위를 중지하고 선한 삶을 사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참된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이 회개는 단순히 불평 섞인 뉘우침이 아닙니다. 진심을 다해 잘못을 내어 놓고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이런 진실된 회개와 함께 우리의 행동이 죄에서 돌이킬 때, 바로 이것이 참된 회개의 자세입니다.
a. 금식함(에4:16)
b. 죄에서 돌아옴(눅15:20)
3) 여호와만 섬김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여호와만을 섬기라고 촉구하였습니다. 사실 성도들이 범죄하는 것은 때로는 하나님을 섬기고, 때로는 세상을 섬기는 이중적인 삶의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성도는 반드시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겨야 합니다. 세상에게로 눈을 돌리고, 세상을 향해 팔을 벌리는 순간, 성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악으로 빠져든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a. 하나님만을 섬김(출20:3)
b. 올바른 선택과 결정(왕상18:21)
3. 블레셋의 공격을 격퇴함
1) 닥치는 시련
미스바에 모여 금식하며 회개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금 블레셋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블레셋 군사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곳에 모였을 때 공격을 하면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전승을 거두리라 판단했던 것입니다. 이리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은 과거의 죄악에서 돌이켜 새로이 믿음 생활을 출발하려는 순간에, 또다시 뜻하지 않은 시련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다단은 성도들이 믿음을 회복하지 못하도록 훼방하는 교묘하고 간교한 습성이 있습니다.
a. 악을 조장함(창3:4-5)
b. 사단의 궤계를 대적하라(벧전5:8)
2) 기도를 통해 승리함
블레셋 군대의 공격에 직면하여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번제를 준비케 하고 하나님께 간구하였습니다. 사무엘은 블레셋의 군대를 맞아 급히 이스라엘의 군대를 동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급히 사람들을 피신시키지도 않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이적적인 능력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 군사들을 모조리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a. 전쟁의 승리자 하나님(잠21:13)
b. 문제 해결의 치고 수단인 기도(막9:29)
3) 감사의 번제를 드림
블레셋 군사들을 물리친 사무엘은 미스바와 센 사이에 돌을 세우고 에벤에셀이라 불렀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도우셨다는 뜻을 가진 이 돌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블레셋 군사의 손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기념하는 돌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무엘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결코 잊지 않고 감사하였습니다.
a. 감사할 줄 아는 삶(살전5:18)
b. 은혜에 감사하자(엡5:20)
결론
사무엘의 사역이 시작되면서 이스라엘은 비로소 이전의 신앙을 회복하고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한 사람의 잘못된 지도자 엘리와 그 집안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죄악에 빠지고 큰 시련을 겪었는데, 이제 올바른 한 사람의 지도자 사무엘 한 사람으로 인해 믿음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지도자 한 사람의 비중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새삼 실감케 됩니다.
[단어해설]
1절. 기럇여아림. 예루살렘 서쪽에 위치한 유대의 성읍. '기럇, 바알라, 기랴다림' 등으로도 불림.
2절. 사모하니라. 원어 <hh;n::나하>는 '크게 울다, 부르짖다'를 뜻하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통곡하는 것을 나타냄.
3절. 돌아오려거든. '돌아오다'라는 동사 <bWv:슈브>는 '회복하다, 전향하다'라는 의미를 지니므로 하나님을 배신한 사람들이 다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나타낼 때 사용. 아스다룻. 가나안에서 유행한 농경의 신. 풍작, 쾌락의 여신이며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정착 후 숭배함.
6절. 미스바. 베냐민 지파에게 속한 성읍으로 예루살렘 북쪽에 위치. 금식.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고 시험을 극복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
9절. 번제. 제물을 봉헌하는 사람을 온전한 헌신을 나타내는 제사로 제단 위의 제물을 불로 사름
14절. 아모리 사람. 가나안에서 원래 살고 있던 토착민. 솔로몬 시대에는 이스라엘의 노예가 됨.
[신학주제]
미스바 성회. 본장은 그 동안 가나안 족속에 의해 고난당했던 이스라엘이 비로소 평화를 되찾게 된 사건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의 평화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지만, 평화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일정한 행동이 전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첫째로 사무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든 우상 숭배를 금지하도록 하였다. 이는 자신들의 삶의 근거가 오직 하나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사상적 변화를 의미한다. 둘째로 사무엘은 미스바에 모여 금식하며 회개할 것을 명하였다. 즉 과거의 죄에 대한 철저한 회개를 의미한다. 하나님은 죄인을 구원하시지만 결코 과거의 죄에 대해 묵과하지 않으신다. 구원의 조건으로 죄에 대한 철저한 청산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이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본질 때문이 다. 셋째는 철저한 헌신이다. 사무엘이 미스바 성회에서 번제를 드린 것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전적으로 헌신할 것을 의미하는 서약이었다. 이는 회개가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죄에서의 돌이킴을 통해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 행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된 삶의 모습이 없는 회개는 거짓된 것이다. 야고보가 행함 없는 믿음이 죽은 믿음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의미에서 말한 것이다(참조, 약2:26). 이런 점에서 본장은 구원에서 하나님의 은혜에 부응해야 할 인간의 행동 원리를 분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영적교훈]
이스라엘이 블레셋을 얻은 것은 결코 준비된 군사력 때문이 아니라 미스바에 모여 회개하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회복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오늘날도 날로 부패하고 죄악이 무성해지는 사회 속에서 성도들이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통해서이다. 현대 사회의 문제는 과학 기술의 부진이나 물질적인 빈곤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난 인간들의 완악한 본성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이 시대를 위해 먼저 하나님께 자신의 죄를 철저히 회개하고 믿음에 굳게 서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복음 전파하며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