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에 여문 참외씨 한 톨이
그 남자의 혀를 탐하다 글 속에 갇힌 입술로 검정 볼펜 심으로 살그머니 일깨워 보다가 작은 조각을 펼쳐 조심스레 꺼낸다.
여름 내음을 안고서 핼쑥해진 나날을 간직해 두었듯이 삶 속에서 만남은 뇌리의 축적들로 되돌릴 수는 없다.
우연한 만남이 좋은 만남으로 될 수 있다면 너를 만나 즐거웠고 행복했어
한번이라도 이러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소원한다.
오랜 세월
모아둔 날의 그리움을 어쩌다 이렇게 마주하게 되는 걸까
"05.6.22 은영이가 수진이의 19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2024년 6월에 이런 날은 수진이를 만난 지도 19년이 흐른 해이기도 하고
수진이 또래라면 올해로 38살이 된다.
친구 아님 연인이었겠지
여인이 이름을 쓴걸 보면
이사를 하면서 놓고 간 걸까,
아니면 헤어져 잊으려 했던 걸까
이야기 속으로
혜온이는 "초록빛 방에 숨어 계속 아름다움을 가꾸고 있던 예쁜 꽃이었구" _어린 왕자 62쪽
"하지만 왕자는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던 건 아닐까"_어린 왕자 70쪽
또래들 시절은 연민으로
책장처럼 많은 꽃잎을 지닌 신비한 색상의 조화로 떨군 꽃잎을 곱게 접어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고 학교를 다녀와서 살며시 열어보고 속삭이면 함 뿍 웃어주던 모습이 머물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 개인 날 애써 일어나
여름날의 고향으로 너를 보낸다.
꽃이 피고 달콤함을 맛보고 향기 가득 풍기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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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속의 참외씨 한 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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