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군산 전북대병원 유치를 반대하는 것으로 호도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생태습지가 아닌 곳에서 적정한 부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전북녹색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군산 전북대병원의 신축 부지로 선정된 백석제(생태습지) 보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28일 오전 새만금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석제 보존 ▲군산 전북대병원 적정 부지 재선정 등을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백석제는 북방계 식물인 멸종위기종 2급인 독미나리의 최대 군락지라는 것이 재작년 밝혀졌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결과 67종의 조류가 관찰되는 등 람사습지로 지정된 고창의 운곡습지보다 더 많은 종이 관찰됐다. 백석제는 군산의 생태축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군산시가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게 시행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백석제에 전북대병원 신축을 강행하려 하고 있어 급하게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새만금환경청은 지난 2013년 백석제가 멸종위기종 독미나리의 최대 군락지라는 것이 밝혀지자, 사업자 측에 보존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그리고 2013년 12월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서는 사계절 동안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군산 전북대병원 추진단은 지난해 8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설명회 형식으로 졸속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군산시가 지난 2010년 이미 백석제에 독미나리 군락지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따가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동필 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교육팀장은 "지난해 8월 환경영향평가 결과 당시 백석제 조류 종이 불과 7종이라고 발표했다. 내가 1년 동안 관찰한 조류종이 65종이었다.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가지 사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산시는 습지 일부만을 보존하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습지 일부만을 보존하거나 독미나리 일부를 다른 곳으로 이식하면 된다는 논리는 중요 생태자원의 훼손을 막을 수 없으며, 국가생물자원의 보전 의무를 망각하는 심각한 생태계 파괴"라고 말했다.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소장은 "군산시는 처음부터 이식을 전제로 백석제를 부지로 선정했는데, 서식환경이 비슷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옮기는 것에 대한 계획도 부실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환경단체들도 "군산시가 국내 최대 독미나리 군락지의 보존을 통해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나는 기초를 만들고, 군산 전북대병원의 적정한 부지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동필 교육팀장은 독미나리 최대 군락지 보존에 대한 중요성도 이날 밝혔다. 오 팀장은 "독미나리는 강원도와 군산에서 서식하고 있는데, 군산 백석제의 독미나리 군락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것이 최근 밝혀졌다. 그리고 개체 수가 최대 10만 개체까지 보여질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군산시와 전북대병원은 지난 2012년 옥산면 당북리 백석제 인근에 총 사업비 2630억 원을 투자해 지하 3층, 지상 8층(500병상) 규모로 전북대병원 건립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