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을 보내시며
8남매 3남 5녀중 일곱 번째 막내아들로 태어나신 삼촌님!
어릴 때 꼴망태 둘러메고 풀피리 불며 소 풀을 뜯으시며
초가삼간 오순도순 정답게 성장해오신 어린 시절!
60년 전 학창 시절!
대봉동 초가집에서 함께 자취를 하던 때는
할아버지께서 소달구지에 장작을 싣고 자갈길 담티고개를 넘어 가져다주셨던 기억 속에
때론 거스름이 검게 피어오르는 석유난로에 밥을 지어 먹었던
시절이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이렇게 세월이 많이 흘렀구려!
농협이 생기기 전 동내 구판장 장소도 없었던 그때
철길 옆으로 막걸리 두 말씩을 자전거에 싣고 와
장 방 속에 건어물 몇 종류와 빈약한 생필품을 팔았던 시절이 새롭게 떠오릅니다.(농협 기초)
국내 경제가 아주 어려웠던 시절!
남이 부러워하는 대학을 다니시며 꿈을 키웠던 삼촌님!
군 제대 후 담배 농사로 농촌 수입을 창출했던 시절 지나!
결혼 후 약방을 경영하시면서 아들 둘을 건강하게 키워
아들이 잘되라고 욕심 부려셨던 고집스러웠던 삼촌님!
때론 명절 차례 땐 법주를 싸 들고 집마다 돌렸던 그 마음씨!
어쩌다 종중 일에 잘해보시겠다고 하시다가 집안 조카들과의
감정이 쌓였던 노후!
이제 모든 일 다 놓으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늘나라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가시는 길목에 집안 조카들도 섭섭했던 감정 다 풀어 마음 비우고
편안히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숙모님께서 몸이 불편하심을 잘 알고 계시는 삼촌님!
삼촌이 가시는 길 속 눈물지우며 바라보고 있답니다.
누구나 다가 언젠가는 가야할 길입니다만
이 세상에 오셔서 77년 동안 파란만장했던 한평생!
그 무거운 짐 다 벗어 버리시고 하늘나라 좋은 세상에서
편안하게 잘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랍니다.
지극히 사랑했던 손녀가 내년엔 대학을 간답니다.
숙모님! 아들, 며느리,손녀 잘 보살펴 주시옵고
집안 대소가 들도 더욱 화합하고 옛날같이 다정다감한 집안이 될 수 있도록
하늘나라에서 잘 보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디 편안히 잘 가십시오.
나의 삼촌님!
2013년 7.월22일 장조카 석현 올림
장례날
삼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