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지인들과 동해안 일광을 지나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마을이 있는데 지명은 동백마을이고 그곳에
땟마낚시를 갔다.
계절이 6월달인데 우리는 선장의 배에 줄을 묶어 졸졸졸
끌려가서 바다 중간에 부표같은데 밧줄을 묶어서 나룻배
에 앉아서 보리멸 낚시를 했다.
보통의 땟마는 배에 저어서 가는 노가 있는데 이배는
오직 선장이 와야 이동이 되는 소형 목선이다.
선장님이 배를 묶어주고 가면서 두어시간 해보고 안되면
와서 자리를 이동해 주겠다고 하고 떠났다.
그 당시에는 통신수단도 없었을때 여서 오로지 선장이 알아서 오지 않으면 우리는 오도가도 못하는 그야말로
보트피풀 신세나 다름이 없었다.
선장이 떠나고 어느정도 낚시를 해봤으나 보리멸은 간간히 입질을 할 뿐이었다.
우리는 자리를 이동하고 싶었지만 이동할 방법이 없어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저멀리서 선장의 배가 보인다.
선장님의 배가 우리곁으로 오면서 멀리서 "나끼나!(낚이나) ~" 하고 큰소리로 외치면서 우리곁으로 다가오
시던 그 선장님의 목소리가 어저께만 같은데 아니벌써^^
무심한 세월은 저만큼이나 흘러 가버렸네~
낚시를 마치고 선장집에 와서 시원한 물 한사발을 마시고
선장님에게 인사나 하고 올려고 주변을 둘러 보았으나 보이지 않아서 따님에게 "영감님 어디 가셨나요?" 이렇게 물었는데 그 따님 왈~
"우리 아버지 영감님 아니예요" 라고 말했다.
그당시 우리가 봤을때는 그렇게 보였는데 따님의 입장에
서는 듣기가 싫었던 모양이었다.
그랬던 우리가 이제 도리어 똑같은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되어 버렸으니 참으로 서글픈 일이다!!
그 선장님은 지금쯤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따님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았나 하는 미안한 생각을
잠시 해보며 지난날의 추억을 소환하여 조그만 에피소드를 한번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