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게 다름 아닌 사람과의 만남이다. 이 부분은 누구나 동의하리라 믿는다. 간단한 문제 같지만 어렵고도 힘든 논제이다. 사실 만남의 대상이 누구라는 것과 어떤 인성의 소유자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간혹 직장에서 새로 입사한 사람으로 상처받을 때도 있고, 때론 성당에서도 그런 적이 종종 있다. 생각과 의사가 전혀 다르기에 의견 충돌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갈등 관계로 번질 확률이 높았다.
돌이켜보면 욕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쟁을 종종 하고 좀 견딜 수 없을 지경이면 사표 쓰고 나가 버린 적도 한두 번은 있었던 것 같다. 도무지 울화병 생겨서 같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이야 화해하고 참으라고 하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문제를 지적해도 참아, 참아, 할 뿐 뾰족한 해답은 없었다. 한 사무실 안에서 그러면 이건 정말 답이 없을 지경이다.
사실 이런 문제는 직장에서도 동호회니, 종교 생활하며 봉사활동에서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인간관계의 문제는 어느 조직 속에서도 인간이 부딪치는 어느 구석에서도 존재하기에 그렇다. 해답이 없는 문제의 해답을 구한다는 건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와도 달리 혜안을 기대할 수 없다. 차라리 얼굴 안 보고 회사를 나가는 수밖에. 봉사활동을 나가버리던지.
그런데 회사만 국한해서 본다면 고민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먼저 회사를 옮긴다는 게 어디 간단한 문제인가.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만만찮은 문제이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했으면 좋을까. 이러다 내가 병 걸릴 것 같은데. 저녁에 잠도 안 온다. 직장 상사와의 갈등 때문이다. 어차피 자기나 나나 시간이 지나면 떠날 사람인데 뭐 그리 천년만년 있을 것처럼 거만 떠는지. 정말 생각다 못해 사직서를 썼다. 이건 정말 인계의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다른 직장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아내는 말렸지만 나는 강행했다. 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게 사직서를 내밀자 왜 그러느냐, 이게 뭐냐는 말은 한마디도 안하곤 마치 예상이라도 했던 것처럼 사직서를 받아든 것이다.
사실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내 입장에 내 말이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상대방 입장도 역시 옳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그런 옳고 그름을 떠나 직장에서 부하와 상사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어떻게 부하가 사직서를 냈는데 한 마디도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느냐고 묻지 않는단 말인가. 참 어이가 없다 없다 내 생전에 별꼴을 다 겪는다.
지금에 와서 그때를 돌이켜 보면 잘 그만두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과 같이 일을 진행하고 매일 같이 얼굴을 맞대고 하다간 분명 내 인격 다 버리고 화병으로 인해 장차 무슨 큰 병에라도 걸렸을 게 분명하다. 모든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라고 하지 않은가. 정말 그랬다. 그 회사에서 그 사람과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나는 밥도 잘 소화 시킬 수 없을 지경이었다. 툭하면 소화제 먹기 일쑤였으며, 가끔은 바늘로 엄지를 따곤 하였다. 자주 체해서 그랬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 다행스럽게도 나를 힘들게 하는 부하나 상사는 만난 적이 없다. 얼마나 다행인가. 앞으로 사회생활을 마치는 동안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만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 그럴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진 모르겠다. 긴 삶의 여정 속에서 또 어떤 사람을 만날 진 나도 모르겠다.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을 만날지 아니면 나에게 동기부여와 힘을 주는 사람을 만날지. 난 정말 잘 모르겠다. 오직 신만이 알려나.
첫댓글
뭔가 와닿는 말씀이네요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하고 싶고 드리고 싶은 말이 많지만… 또다른 여정속에서 만날 인연들이 함께여서 더 행복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 물론 몽상가님도 함께
감사합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 직전 회사에서 제 상사 때문에 힘들었어요. 저 보다 나중에 들어오신 분이신데 넘 힘들었어요. 군인출신이신데.
결국 지금의 회사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는데 되돌아보면 그때 잘한 것같아요.
정말 잘한 게 분명해요. 현재와 전을 비교해보면.
저도 한때 직장 상사 때문에 힘든 기억이 있었어요.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게 인생인데.지나고 보면 별거 아닌것도 같지만 또 다시 그런 시련이 온다면 역시나 힘든 시간이 될 거 같아요.(아! 근데 괴로운 시간은 길게, 즐거운 시간은 짧게 느껴지네요.🤭)
저도 몽상가님 말씀처럼 안 보는게
최선이라고 생각되네요 ㅎㅎ.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라고 하니까요.😊
맞어요. 직장이라 안 보고 보고 선택의 여지가 제한적이에요. 그냥 제가 나갈수밖에. 그러고보면 먹고사는 게 쉬운건 아니에요 ㅜㅜ
인간관계란 참 어려운 것이죠. 때로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괴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함을 느낀다. 항상 깊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