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홍어 맛집’ >
- 자리 지킨 지 8년째, 남도홍어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구매탄시장 맛집이 있다. 8년째 한 자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 ‘남도홍어’. 홍어무침 단일메뉴로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힌다는 자부심 가득한 사장님을 만나고 왔다.
남도홍어 이현숙 대표는, 창업 전에 식품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오래도록 몸담고 있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어요. 15년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가게 창업을 할 수 있었는데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은 ‘홍보’였습니다.” 특히 음식을 다루는 가게는 맛도 중요하지만, 홍보나 기획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현숙 대표는,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가던 길에 들른 구매탄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다가 시장 분위기에 반해 바로 사업 공간을 물색했다. “어떤 아이템이든 자신이 있었어요. ‘이 제품을 어떻게 팔아야겠다.’라는 기본적인 전략은 다 있었거든요. 홍어무침이 단일품목이라서 주변에서는 모두 걱정했지만요.” 주변의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남도홍어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전국에서 손님을 모았다. 2015년부터 온라인 마켓을 시작할 정도로 발 빠른 판매 전략을 선보였다. “8년째 변함없이 최고급 원료를 써요. 동네 거래 업자들이 싫어할 정도로 원료 선택에 까다롭거든요. 홍어는 생물이라 신선하지 않으면 금방 티가 나요. 보통 홍어에는 미나리를 같이 쓰는데 저는 참나물을 씁니다. 손님들 반응이 좋아요.”
이현숙 대표는 여전히 연구하고 고민한다. 손님들의 작은 피드백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포장할 때 홍어무침과 채소를 별도로 담아 숨이 죽지 않게 하여 신선함을 유지한다. “부모님께 사다 드렸는데 매우 맛있다고 하신다며 재구매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감사하죠.” 홍어의 본고장 전라도에서도 주문이 자주 들어온다고 한다. 남도 지방에서 직접 올라와서 구매하는 손님들도 많다.
“소매업에서 제조업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제품이 ‘상품’이 되는 과정이 쉽지 않죠. 지금이야 전문업체가 따로 있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었으니까요. 좋은 제품을 팔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이 그걸 유통시킬만한 판로를 만들어내는 게 어려운 일입니다.” 1인 사업의 고충도 털털하게 언급한 것도 잠시, 홍어즙으로 국내 최초 특허를 받은 이야기로 다시금 분위기가 밝아진다. 홍어에 대한 넘치는 애정으로 홍어를 다양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더 맛있는 제품을 선보일까 고민하는 이현숙 대표. 앞으로 유통에 좀 더 힘을 쏟고 프랜차이즈 육성 사업에 대한 판로를 개척하며 창업을 앞둔 이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줄 것이라 말한다. 남도홍어 2호, 3호점 개업을 기다려 봐도 좋을 듯싶다.
권미숙 주민기자
사진1 ; 남도홍어 가게 앞 풍경. 전국으로 보낼 택배상자도 쌓여 있다.
사진2 ; 손님을 맞이하는 이현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