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한달도 안되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가장먼저 나타난 것이 하루 세끼 밥먹는것에서부터 변화가 왔다
반복되는 헛 구역질, 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각의 혼돈으로
하루 세끼 먹는 것이 가장 어려워지면서 몸무게는 10키로 이상
빠지고 앙상한 뼈가 드러나는 현상이 얼굴에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몸 전체로 드러나는 모습에 나 자신이 비참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 그런 변화가 없다면 암에 걸린 것이 아니겠지
당연한 결과이며 또 다른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는것
항암을 할 때 마다 새롭고 이상한 현상이 번갈아 생겨났다
딸꾹질, 소화불량, 변비, 어지럼증, 손 발 저림, 식욕부진, 등등
시간이 자나면서 계속하여 이어지는 항암의 증상들을 새롭게
부딧치며 적응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40대 때부터 머리 염색을 해왔지만
귀밑머리 부분만 흰머리가 있었고 정수리 부분은 그래도 검은머리가
오래도록 지탱하고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고 스스로 위안을 했다
그러나 항암을 받으면서 가장먼저 나타난 변화는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버리는 당연스러운 안타까운 현실이어서 암병동 어느 곳이든
가발상점이 암환자들의 감추고 싶어하는 심정을 달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체념에 익숙하여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비워내면서 숙명으로 이해하는 자포자기의 시간이
새로운 나자신을 발견하게 할때쯤 새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카락이
제법 길게 자라는 것을 보고 그나마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아내와 함께
이발소에 들러 가지런히 머리를 잘랐는데 그모습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비록 새하얀 흰머리카락 이지만 얼마나 오랜만에 이발을 하여
오래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갈수 있다는것에 거울속 모습을 수없이
들여다 보며 머리를 만져보고 내심 속으로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며칠후 항암을 받고난 다음날 거짓말 같이 한꺼번에 머리카락이
우수수 부셔저 버리듯 모두 빠져버렸다, 꿈을 꾼것같은 현실이었다
잠시동안의 기쁨마져 뻿어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