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항을 출발해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거문도
흑산도,홍도.소청도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서일까~~
첫눈에 거문도는 약간 실망스럽다
지금껏 마음속에 그려온 거문도는 이런 그림이 아니였는데!!
지난 삼십년 세월을 바다에 미처 떠돌아 다니다 딸아이한테...
"아빠는 왜? 맨날 엄마만 일시키고 바다에서 놀기만 하냐!!"는 핀잔을 들으면서도
바다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을 뿐더러 낚시대를 손에 잡고는 수많은 섬들을 부지런히 들랑거렸다
낙시꾼에게 거문도는
추자도,가거도(소흑산도)와 함께 3대 원거리 명낚시터로 항시 서고 싶은곳
허나
개인적으로 추자도와 흑산도,홍도는 수차례 들랑거렸으나
거문도는 항상 마음뿐...낚시대를 들고 이곳엔 들어오지는 못했다
거문도는 고흥반도로부터 남쪽으로 40㎞ 지점에 있으며
삼도,삼산도,거마도 라고도 불린다
고도,동도,서도의 세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고도만을 거문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곳 고도에 면사무소,우체국등 코딱지 만한 관공서가 옹기종기 몰려있다
.
.
.
운동 다녀와서 계속합니다
이 조그만 섬 거문도에
부동항을 얻기 위해 남진정책을 추진하던 러시아에 대항하여
영국 동양함대의 군함 6척과 상선2척이 1985년 4월(고종22년) 이곳 거문도를 점령하는 거문도 사건이 발생했다
거문도는 수심이 깊어 큰 군함이 정박하기 좋고 대한해협의 길목에 있어
러시아가 이곳을 "동양의 지브롤터"라고 부르며 탐을 낸것도 영국군이 이곳을 선 점령한 원인중 하나
한반도의 끝없는 외세침략으로
힘없는 민초들의 얼룩진 오천년 삶의 역사에
영국군의 거문도 점령은 전혀 뜻밖의 상황을 만들어 낸다
거문도를 점령한 영국군들은 진지를 구축하거나 어떤 일을 할때
거문도 주민들을 노동력을 동원하는데 지금까지 당연시하며 겪었던 착취가 아니라.....
노동의 댓가를 정확히 지불하는 양호한 근로조건을 이행하여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고
영국군의 이곳 거문도를 헤밀턴항이라 불렀으며 이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테니스장과 당구장을 생겨났다
그러나 거문도를 군항으로 만들려면 엄청난 경비 부담과
러시아가 조선을 침범을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꼬박 2년만인 1987년2월 거문도를 철수한다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거문도에 9기의 묘를 남기는데
거문도 주민들은 이묘들을 잘 관리해주었고 일제를 거치면서 많이 훼손되어 지금은 2기만 남아있다
비록 1박2일의 일정이지만
내일은 이곳 거문도여행의 백미인 백도여행으로 채워져 있으니
오후에 들어와거문도 일정이 바빠져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거문도 등대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고도에서 서도를 잇는 삼호교를 건너
유림해변을 걷는것으로 거문도 등대길 트레킹이 시작된다
비롯 현재의 날씨는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지만
일몰시간에 혹~ 하늘이 도와 준다면 저녁노을 모습은 어떨까~~
지금껏 다녀온 등대의 일몰중 단연 압권은 옹도와 홍도등대를 꼽을수있다
물론 경치로야 소매물도 등대도 으뜸이라 할수 있지만 남은 감흥이 깊이 남아있질 않다
옹도는 충남 유일의 유인등대
항아리를 엎오 놓은듯 보인다고 옹도로 불리지만
바다에서 바라보면 마치 고래처럼 생겼고
해발 80m의 정상에 위치한 옹도등대는 고래가 숨을 쉬며 내뿜는 물줄기 처럼 보인다
10년전인 2006년 가을 나는 옹도등대 아래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저멀리 격렬비열도쪽으로 떨어지는 일몰풍경에 취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으나
카메라 조작실수로 내가 바랬던 사진을 건질수는 없었지만
등대지기인 봉구씨와 술잔을 주고 받으며 밤을 보냈던 기역이 지금도 아련하고 달콤하다
(옹도등대)
안면도가 고향인 봉구씨는 이곳 옹도등대로 처음 부임할때는
부인과 어린 아들,딸을 데리고 옹도에서 생활을 몇년간 같이 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취학문제로 몇년전 가족과 이별하게 된다
"아이들과 마누라가 옹도를 떠나면서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너무 외롭고 아이들이 보고싶어 잠을 못이루어 방바닥을 달달 기어 다니길 얼마인지 모릅니다"
"외로움을 잊는다는게 아무리 술을 먹어도 소용없고 걍~미친듯이 일을해야 되는데
등대일이란게 그렇게 바지런할 필요가 있나요?...그러니 섬전체가 내집이려니 가꾸면서 지내고 있어요"
(옹도등대에서의 일몰)
첫댓글 댓글 다는 분이 없으니 멋적습니다.. 그래서 앞에 글도 삭제합니다.
댓글이 없어 저도 멋적어요 ㅛㅛ ~그래서 앞으로 글쓰는 것을 자제하려고용 ㅎㅎ
그리하시면 않되요! 난지님이 올린 글과 사진 열심히 보고 감상 하고 싶습니다.힘 듬뿍 넣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