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럭셔리한 흑진주,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조회수 1,0292023. 8. 8. 08:30
다른 이들과 다른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당당하고 싶은 당신에게 권하는, 고급스러운 블랙을 두른 아메리칸 럭셔리가 있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에디션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자신의 삶이 어떤 식으로 다이내믹하게 흘러갈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외국에서 친척들이 단체로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말하고는 며칠 후 바로 공항에 들어오기도 한다. 프로젝트로 인해 피로가 쌓여 주말에는 조금 쉬고 싶은데, 아이들이 갑자기 주말에는 꼭 바다로 캠핑을 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꼭 실용적인 것만 고르고 싶지는 않다. 고급스러움은 있어야 할 것 같다.
3열을 갖춘 럭셔리 크로스오버는 이럴 때 활약하는 것이다. 어디로 튀어 나갈지 모르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래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모델들은 대부분 이에 맞는 크로스오버를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 안에 북미 대륙을 평정하기 위해 태어난 크로스오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만약 그 존재를 알고 나면, 그리고 정말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고민은 깊어질 것이다. 사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니 말이다.
링컨 에비에이터. 광활한 대륙을 평정하기 위해 태어난 이 자동차는 의외로 국내에서도 잘 어울린다. 무조건 클 것이고 고급스러움이 없다는 편견은 에비에이터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강력하면서도 화려한, 그리고 고급스러운 실내를 가진 에비에이터에 링컨은 약간의 터치로 날개를 더했다. 바로 블랙 악센트를 더해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담은 스페셜 에디션, '제트(Jet) 패키지'다. 이제 고급스럽게 빛나는 검은 진주와 함께하는 비행이 시작된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BLACK IS BEAUTIFUL
당당하면서 단정하고 아름답다. 이 세 단어만으로 에비에이터를 모두 설명해 버렸다. 뭐 그렇다 해도 이 정도로는 납득이 가지 않을 분들이 많을 것이니 조금 더 이야기를 추가해 보고자 한다. 에비에이터를 찬찬히 바라보면서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드러움을 먼저 추구한다'는 사실이다. 비행과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에비에이터답게 보닛 끝부분 등 날이 설 수 있는 부분들을 둥글게 다듬었는데, 이에 따라 세련미와 함께 아름다움이 살아난다.
사각형으로 다듬은 그릴은 꽤 큰데, 차체 크기가 있어서 그런지 딱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그릴 뒤에 어떤 엔진이 탑재되었는지 알고 나면 저절로 납득해 버리고 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그릴의 색인데, 제트 패키지 모델이라 그릴도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차체 색상과 그릴이 모두 검은색이라서 그런지, 튀어 보이는 모습은 없지만 그것이 역으로 3열 럭셔리 크로스오버의 존재감을 강조하고 있다.
블랙은 아름다운 색이면서 동시에 스타일을 강조한다. 물론 아름다움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그 점에 있어서는 에비에이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인지 측면 휠하우스를 가득 채우는 22인치 블랙 휠도, 넓은 유리창 주변을 감싸는 검은색의 장식도, 도어 장식도, 블랙으로 다듬은 루프 레일도 잘 어울린다. 차체 색상과 어우러지면서 아름답게 다듬어졌는데, 마치 우아하게 빛나는 검은색의 진주를 보는 것 같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그렇게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의 외형에 만족했다면, 실내는 더 크게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뒤져봐도 이 정도로 실내가 넉넉한 3열 럭셔리 크로스오버는 찾기 힘들다. 구매 가격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3열을 제대로 못 갖춘 모델들도 많은 이 시점에서 에비에이터는 3열에도 성인이 아주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게다가 그 상태에서도 화물을 넉넉하게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넉넉한 공간과 함께 그 공간을 채우는 소재들 그리고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나무와 가죽을 빈틈없이 사용한 것도 눈에 띄지만, 스티어링 휠을 제외하면 마치 고급스러운 방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측면 도어를 장식하는 레벨(Revel) 사운드 시스템은 꽤 우수한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이동할 때도 지루함은 없을 것이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있는 10인치 터치스크린은 그 스펙보다 화면이 더 큰 것처럼 느껴진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디지털 계기판을 갖고 있음에도 그래픽은 클래식한 멋이 묻어난다. 시인성을 좋게 만들면서도 링컨의 모델임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 같다. 30개의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1열 시트는 어떤 체형의 운전자라도 만족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2열과 3열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등받이 각도와 자세를 만든다. 링컨의 이름을 걸고 있는 만큼 어떤 자리에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은 확실히 보장한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POWER IS SOFTNESS
에비에이터는 최고출력 405마력을 발휘하는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다른 회사의 모델들과 비교해 봐도 굉장히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10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그런 운전자들은 거의 없겠지만, 이 강력함에 운전하기 전부터 겁을 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시동을 걸고 기어를 넣은 후 움직이기 시작할 때부터 강력함보다는 부드러움이, 그리고 누구라도 수월하게 운전할 수 있는 배려가 느껴질 것이니 말이다.
링컨의 진가는 이곳에서 발현된다. 거대한 차체에 강력한 엔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안정적으로, 은밀하게, 그러면서도 은근히 빠르게 반응한다. 출발할 때 강력하게 땅을 박차는 모습에 놀라 움찔거리거나 머리가 갑자기 뒤로 젖혀지는 느낌은 없다. 그 이후에는 그저 조용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밟는 것만으로 속도계를 꽤 빠르게 올리도록 만든다. '어느새 이렇게 빠르게 달리고 있었나?' 싶을 것이다.
거대한 22인치 휠을 갖고 있음에도 도로의 파인 곳이나 요철을 넘어갈 때 올라올 수 있는 충격들은 모두 흡수된다. 링컨이 이야기하는 '고요한 비행(Quiet Flight)'을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 제공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승차감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에어 서스펜션 없이도 깔끔한 승차감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차체가 살짝 낮아지는데, 안정감을 높이면서 연비도 확보하려는 링컨의 배려다.
링컨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만약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면, 여유와 함께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서 링컨 코 파일럿 360 플러스(Co-Pilot 360 Plus)를 적극적으로 쓰는 것도 좋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부드럽게 그리고 기민하게 작동하면서 운전의 피로를 덜어준다. 차체가 커서 사각이 있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것이, 이 안에 사각지대 및 후방 교차 경고 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링컨의 시스템은 의외로 기민하고 좋아서, 정체 시에도 피로를 덜 수 있다.
그런 기능들이 작동하는 것을 경험하고 나면,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실제로 에비에이터는 안전한 자동차다. 미국 IIHS의 테스트 진행 결과 모든 충돌 테스트에서 '양호(Good)' 등급을 받았고, 전방 사고 방지 시스템을 포함한 코 파일럿 360 플러스도 최고 점수를 받을 정도로 좋다. 물론 미국 NHTSA 테스트에서도 전체 충돌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별 5개를 받았다. 이 정도라면 가족을 지켜준다는 면에서도 든든하다.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3열 럭셔리 크로스오버들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아주 특별한 개성을 찾으면서도 편안함은 버릴 수 없다면, 링컨 에비에이터는 아주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에비에이터 중에서도 특별하게 빛나는 '제트 패키지'는 아름다움과 함께 선택받은 사람들만 손에 넣을 수 있는 만족감을 줄 것이다. 단 200대만 판매될 이 차는 고요하게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준다.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5065×2020×1760mm | 휠베이스 3025mm
공차중량 2395kg | 엔진형식 V6 터보, 가솔린 | 배기량 2956cc
최고출력 405ps | 최대토크 57.7kg·m | 변속기 10단 자동
구동방식 AWD | 0→시속 100km - | 최고속력 -
연비 8.1km/ℓ | 가격 946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