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사회는 '지식사회 (Knowledge society)'일 것이다. 지식이 가장 중요한 핵심자원이 될 것이고, 지식근로자가 노동시장의 지배적집단이 될 것이다.
지식사회의 세 가지 주요 특징은 ...
첫째 국경이 없고,
둘째 상승 이동이 쉬우며,
셋째 성공뿐 아니라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이런 세 가지 특징이 상승 작용하여 지식사회를 고도의 경쟁 사회로 만들 것이며, 그 점은 조직에도 개인에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집합적으로 볼 때 지식근로자들은 새로운 자본가들이다. 이러한 지식근로자들은 스스로를 '종업원'이 아니라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식사회는 상사와 부하의 사회가 아니라 고참자와 신참자로 구성된 사회다."
17년 전 5월 발간된, 『Next Socitey』에서 미래 산업 사회를 예견한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최근에는 과학과 보건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인간이 추구하는 삶이 점점 더 메슬로우 욕구 5단계에 위치한 '자아실현'욕구에 맞춰지고 있다.
이것은 인류가 이전과는 다르게 개개인들도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특히 웹 2.0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전의 교육, 의료처럼 오프라인에 집중되어 있던 지식산업이 급격하게 웹 시장으로 유입되는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가 예견한 지식사회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킹을 통해 신(新)지식근로자를 양산해 내고 있다. '칸 아카데미'의 '살 칸'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이다.
실리콘밸리의 회사에서 근무하던 살 칸(Khan)은 2004년 말, 칸의 열세 살짜리 조카가 5학년 수학을 푸는 데 문제가 있다며 칸에게 전화를 걸었다.
MIT 공학도 출신이었던 칸은 전화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그러자 곧 다른 친척들과 친구들도 전화를 걸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전화로 모든 질문에 대답하기가 벅차다는 사실을 깨달은 칸은 야후 두들-Doodle 이라는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런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칸의 친척들도 전화보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 곧 친척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의 영상을 본 사람들이 유튜브 댓글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다.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이가 칸의 영상을 잘 활용하고 있다며, 감사 편지를 보낸 엄마도 있었다.
칸은 여느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제품과 마찬가지로 교육 또한 정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칸은 2009년에 회사를 관두고 칸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시작은 우스울 정도로 보잘것없었다."라고 한다.
아카데미 소유라고 해봐야 PC 한 대, 20달러짜리 화면 캡처 소프트웨어와 80달러짜리 펜 태블릿이 다였다. 2016년이 되자, 한 달에 600만 명이 넘는 학습자들을 끌어들였다. 모든 영상은 무료였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비디오를 보았다. 시청 횟수는7억 5,000만 회를 넘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과거에 다가올 미래는 전염성이 강한 아이디어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적이 있다.
실제로 자신의 아이들이 칸의 온라인 영상으로 수학을 배우는 모습을 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칸의 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구글 역시 투자에 동참했다.
2012년, 칸은 [타임 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었다. 미국 교육부는 칸 아카데미 교재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해 3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런 현상을 보며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 또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수명의 증가와 복잡해지는 경제적 상황 속에서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가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대중 공개 수업 Massive Open Online Course' 또는 줄여서 무크 MOOC라고 하는 온라인 강의가 유행이다.
무크에서는 스트리밍 된 영상 강의와 함께 학생들이 교수진에게 질문할 수 있는 시간 또는 공간을 제공하며 시험도 치른다. 칸 아카데미와 무크가 가져오고 있는 교육산업은 "고등교육에서 변혁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는 대학의 재창조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한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한국내에서도 감지된다. 일명 ‘빨간 모자 쌤’이라 불리는 신용하 씨는 유튜브에서 기초 회화부터 문법, 실생활 표현 등 영어 공부를 가르쳐주는 크리에이터다.
라이브 아카데미 채널은 한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 표현이나 단어들을 다양한 예문을 통해 쉽게 알려주며,핵심을 짚는 사이다 강의와 깔끔한 편집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용하 씨는 “현장에서 10년간 영어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다”라며 “한국식 영어교육에서 아쉬웠던 점을 극복하고 당장 내일이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말들을 유튜브 채널에선 중점적으로 알려주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라이브 아카데미 채널은 30-50대 연령층의 인기를 확보하며 채널 개설 1년 만에 30만 명 구독자를 달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바라트 아난드교수는 저서인 『콘텐츠의 미래』에서 디지털 시대가 가져올 교육 산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교육은 표면상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다른 콘텐츠 비즈니스와 매우 다른 제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요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음악, 영화, 라디오, TV 프로그램, 책, 뉴스 광고는 모두 정보재(information goods)다. 모두 비트와 바이트로 축소시킬 수 있고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거의 300년 동안 변화 없이 예전의 방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과 현상이 이제는 교육에도 영향을 끼치며 대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교육이 '비경합적non-rivalry'이며, '비배제적non-excludable'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바라트 아난드 교수는 "이제 어떤 지식이든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고, 무료로 그리고 동시에 세계로 배포되는 구조하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웹 시장에서 교육 콘텐츠는 어떻게 제작되어야 할까? 앞으로는 지식을 다루는 사람들의 세상이 될 것이라 예상한 책 『지식창업자』에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지식은 공유 가능해야만 지식으로서 가치를 가지게 된다. 지식을 통해서 조직되고 운영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 지식의 양보다 중요한 것이 공유와 소통이다.
물론 공유 대상에 대한 수요자, 즉 해당 지식을 공유 받기 원하는 대중이 있어야 한다. 수요자가 많다면 좋겠지만 꼭 많을 필요는 없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지식이면 된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하자면, 디지털 형태로 포장하여 판매할 수 있는 지식이라면, 이미 지식 창업자로서 반쯤 성공한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당신이 가지고 있는 복음을 공유해야 하고, 공유가 가능한 그 복음을 지식 사회를 향해 자신있게 던져 보시라.(장재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