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의 재상 범문정의 젊었을때 이야기다.
일정한 직업도 없이 이곳저곳 떠돌던 그가 어느날 길가에 앉아있는 점쟁이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운세를 물었다.
"내가 이 나라의 재상이 될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갑작스런 젊은이의 물음에 점쟁이는 눈을 껌벅껌벅하면서 이리저리 살피더니 말했다.
"음, 자네의 관상으로는 어림도 없네 그려." 범문정은 크게 실망했지만 다시 한번 물었다.
"그럼 의원노릇이라도 할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 점쟁이는 의아하다는 투로 말했다.
"아니 자네의 희망사항이 어찌해서 금방 재상에서 의원으로 내려 앉았는가?"
"예, 저는 하여튼 백성을 구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세상을 살기 좋게 다스리려면 우선 재상이 되고 할 것이고, 그게 안된다면 세간에서 천하게 여기는 의원이라도 되어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고 그럽니다."
이 말에 점쟁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자네는 결국 재상을 하겠구먼."
범문정이 이 말을 듣고 이상하여 다시 물었다.
"아니 어떻게 금방 변하는 점괘도 있습니까? 좀전에는 어림도 없다더니 이제는....." 그러자 점쟁이가 엄숙하게 말했다.
"관상에서는 골상이 색상만 못하고, 색상이 심상만 못하다는 말이 있네. 자네는 골상이나 색상으로 보아 서는 재상 근처에도 못갈 위인이지만 그 넉넉한 심상을 보아하니 결국 재상이 될거라는 말이네."
<범문정 >
만주족의 군대가 중국을 정복하고 청나라(1644~1911/12)를 세우는 데 조언했다.
그는 중국의 유명한 가문의 자손으로 태어나 만주족이 마을을 침입했을 때 만주로 잡혀갔다. 거기에서 만주국(滿洲國)의 건국자 누르하치(1559~1626)의 충실한 조언자가 되었으며, 누르하치의 후계자들이 중국식 정부체제를 발전시키도록 도왔다. 1636년 만주의 도시 무크덴(지금의 선양[瀋陽])에 중앙집권적인 관료정부를 만들 때 새 정부에서 지도급 관료 가운데 하나인 태부(太傅)가 되었다. 1644년 명(1368~1644)의 수도 베이징[北京]이 반란군 지도자 이자성(李自成)에게 함락되자,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중국을 정복하도록 만주족을 부추겼다. 그의 노력으로 만주족은 약탈을 삼가하고 무거운 세금을 줄이며 명대 마지막 황제의 장례를 성대히 치러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제도를 유지시켰는데, 이 제도는 유능한 한족을 정부에서 등용하고 야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사회 진출의 동기를 부여하는 데 매우 효과적임이 이미 입증되어 있었다. 1654년 공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황제 4명의 조언자로 있었다
"수상불여관상 관상불여골상(手相不如觀相 觀相不如骨相)"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음의 고사(古社)를 읽어보면 이 말의 뜻과 사람의 기운이 좋고 나쁨을 쉽게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 송나라 때 당대 유명한 관상가가 있었습니다. 이 관상가는 사람이 대문으로 들어오면 샛문으로 이미 관상을 다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사람이 재상이 될 상 같으면 마당까지 나가서 정중히 맞아들이고 원님쯤 될 상 같으면 토방쯤 나가서 맞아들이고 진사 벼슬쯤 할 상 같으면 문 열고 들어오라고 하며 그렇지도 못할 사람 같으면 아예 문도 열어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범문공(凡文公)이 자신의 미래가 궁금해서 관상을 보러 갔는데, 관상가가 문을 열어보지도 않고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범문공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내가 후일에 재상이 될 수 있는가 관상 좀 보아 달라고`하니 관상가는 재상이 되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범문공이 관상을 안 보고 그냥 나왔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범문공이 관상가를 다시 찾아가 나보고 재상이 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의원은 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관상가가 범문공에게 `당신은 왜 의원이 되려고 하느냐`하고 물었습니다. 범문공이 "나는 개인의 출세와 영광을 위해 재상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재상이 되고 싶었는데 안 된다고 하니 병고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돕고 싶어서 의원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더니 관상가는 "당신은 앞으로 재상이 되겠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범문공이 어리둥절하여 "아, 얼마 전에는 못 되겠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재상이 되겠다고 하니 어떻게 된거요?"하고 물으니 관상가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관상은 세 가지를 보는데 첫째는 색상(얼굴상)이고, 둘째는 골상(뼈상)이고, 셋째는 심상(마음상)입니다. 색상은 불여골상(不如骨相)이요, 골상은 불여심상(不如心相)이라. 자고로 얼굴상은 골상만 못하고 골상은 마음상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당신의 색상이나 골상은 별로 시원치 않아 재상감이 아니지만 심상, 즉 마음 쓰는 것을 보니 재상이 되겠다고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출세를 위해서가 아니라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서 재상이 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범문공은 관직에 등용되어 20년 동안 재상을 지냈습니다.
-기치유와 기공수련(윤한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