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as 연휴 번개산행을 위해 아침 일찍 도시락 챙겨 모악산을 향해 출발합니다.
잠시뒤 주유등이 들어오기에 지난 8년간 편식시켜온 내 애마에게 GS칼텍스를 멕이려 안영IC 입구의 주유소에 일부러 찾아오니,
주유소 진입로에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습니다.
하는 수없이 고속도로에 올려 벌곡휴게소까지 와서 처음보는 상표의 경유로 외식을 시켜봅니다.
최소한의 양으로 주유를 마치고 주머니가 허전하여 휴대폰을 찾으니 집에 놓고 왔습니다.
집에 전화를 하려고 하니 문명의 혜택을 이미 많이 받아온 덕분에 집사람 번호도 ... 아들놈 번호도 ...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뒤돌아갈 수는 없어서 약속장소인 모악산관리사무소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에 한참을 지나고도 동료들이 나타나질 않습니다.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제 전화번호로 걸으니, 다행히 집사람이 받습니다.
전화번호를 받아 적으라는데... 차안에 펜이나 연필 비슷한 것도 없고 머리는 이미 퇴화되어 전화번호를 외울 수가 없었습니다.
집사람의 중계로 모악산관리사무소 주차장에 다와 간다는 동료들의 소식을 접한지 40여분이 지났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나타나질 않습니다.
하여 집사람에게 모악산 정상에서 마나자고 카톡 보내달라고 하고는 뒤늦게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동료들이 올라오면서 찍은 산행 들머리)
오늘 오를 코스는 금산사입구~마실길 삼거리~중계소케이블카~모악산 정상~ 매봉 ~ 금산사 입구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기로 합니다.
마실길삼거리를 지나 중계소케이블카를 향해 가는데 등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30분은 먼저 올라갔어야 할 동료들이 뒤에서 헐떡거리며 나타났습니다.
자초지종을 듣고보니...
모악산관리사무소가 두군데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전주시에 있는 모악산관리사무소에서 저를 기다렸고...
전 김제시 금산사 밑에 있는 모악산관리사무소에서 동료들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핸드폰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한 일들이 벌어지는 지를 실감하고
문명의 혜택은 받는 만큼 인간의 뇌는 멍청해진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마루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동료들을 만나 함께 산행을 이어갑니다.
중계소 케이블카까지는 시멘트포장길입니다.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오니 전망이 트이기 시작합니다.
만경평야, 김제평야에 우뚝솟은 어머니와 같은 모악산(母岳山) !
산을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어머니와 비유되는 산들은 대부분 육산인 듯합니다.
지리산도 그렇고...
덕유산도 남덕유산과는 달리 그렇고...
정상에 방송국 중계소가 있는지라 정상이 초라해 보이지만...
인공의 콘크리트 더미를 정상이라할 순 없는지라 ...
방송국 중계소 건물옥상에서 바라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모악산 정상에서 내일 변산을 오르자는 즉석 제안에 모두가 call을 외쳐댄지라
매봉을 거쳐 금산사 주차장으로 하산하여 오늘밤 묶을 채석강으로 출발합니다.
부안의 채석강으로 이동하여 짐풀고 하산주 한잔 하러 갑니다.
싱싱한 회와 간장게장을 추가하여 거나하게 한잔 걸쳐봅니다.
좋은 사람들과 맛난 음식을 함께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난, 행복한 사람입니다.
다음날 아침은 백합탕과 백합죽으로 속을 달래고는 채석강을 둘러봅니다.
아들놈이 첫돌 되기 전에 세식구가 여름휴가 왔던 곳이니 ...
벌써 23년이나 지났나 봅니다..
변산 산행은 내소사매표소를 들머리로 세봉삼거리~세봉~관음봉~관음봉삼거리~내소사매표소로 원점회귀하기로 합니다.
세봉삼거리까지는 계속 오름길이고 세봉삼거리에서 관음봉삼거리 까지는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세봉삼거리 가는 조망바위에 오르니 좌우 능선 사이로 내소사가 자리 하고 있습니다.
원래 땀이 많이 나는데...
전날 마신 술탓인지 셔츠 하나만 입었는데도 바지까지 흠뻑 젖을 정도로 땀구멍이 열렸습니다.
조망바위에서 세봉과 관음봉이 순서대로 보입니다.
미세먼지만 좀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암산 특유의 경관이 아름답습니다.
세봉을 거쳐 관음봉에 올랐습니다.
연휴라 그런지 단체산행객들로 인해 많이 혼잡했습니다.
이 곳에서 내소사로 바로 내려갑니다.
내소사 뒤로 관음봉과 세봉능선이 병풍처럼 서 있습니다.
저 병풍에 물감이 뿌려지는 가을날 다시 한번 와 보고싶은 생각입니다.
하산길 탁배기 한잔에 바지락전과 파전으로 허기를 달래곤,
새만금방조제를 넘어 군산으로 이동하여 물짜장과 짬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는 연휴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ㅇ 장소: 모악산(전북 김제), 변산(전북 부안)
ㅇ 일시:
- 1일차(모악산): 2015. 12. 25(금) 10:30 ~ 15:30(4시간 정도 소요)
- 2일차(변산) : 2015. 12. 26(토) 11:00 ~ 15:30(3.5시간 정도 소요)
ㅇ 코스:
- 1일차(모악산) : 금산사입구~중계소케이블카~정상~매봉~금산사주차장(약 11km 정도)
- 2일차(변산) : 내소사매표소~세봉삼거리~세봉~관음봉~관음봉삼거리~내소사매표소(약 6km 정도)
ㅇ 동행: 총장님과 사모님, 실장님과 교감쌤
ㅇ 날씨: 흐림,미세먼지 심함
ㅇ 주의사항: 약속장소는 명칭이 같은 곳이 여러 군데 임을 확인하고 명확히 할 것. 핸드폰 꼭 챙길 것. 배낭에 볼펜과 메모지 항상 비치할 것
첫댓글 즐산 하셨네요~(31일날 몇시 정도에 올라오실런지요)
2명 갈거고, 어두워 지기전에 헬기장 도착 하겠습니다. 총 몇분 정도 오시나요?
@도덕선생 약 1시간 30분 정도요
@도덕선생 현재 확실한 인원은 두명입니다
@로하스 예, 31일 만뢰산 헬기장에서 뵙겠습니다.
아 우리동네 다녀 가셧네요~
그려~다시 오시면 알아서 모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