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취타와 풍물의 유일한 선율악기 태평소
태평소란 이름은 궁중 의식음악에 쓰일 때 부르던 이름이고 민간에서는 호적(胡笛), 새납, 날나리 등으로 널리 알려졌다.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시조에 나오는 호가(胡茄)라는 악기도 태평소를 가리키는데 호적이란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원래는 서남아시 아 지방의 악기이던 것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다.
이 악기를 중국에서는 소나라 부르며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발음으로 불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식 표기의 한자 를 '새납'이라 읽고 있을 뿐이다.
태평소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로 처음에는 군중에서 무인들의 사기를 높이거나 승리를 알리는 악기로 쓰였는데 근래 에는 대취타나 풍물놀이에서 유일한 선율악기로 사용된다. 넓은쪽 끝에 구리로 만든 나팔모양의 동팔랑(銅八郞)을 붙이며 구멍은 뒤쪽에 하나 앞쪽에 7개이다. 그리고 갈대로 만든 작은 리드를 반 대편에 꽂아 입에 물고 부는데 국악기 중에서는 음량이 가장 큰 선율악기로 주로 야외음악에 쓰인다.
궁중에서는 군대 행진음악인 대취타의 연주에 쓰여졌고 불교의식 음악연주에서도 들을 수 있다. 또한 각 지방의 농악이나 무속음악에도 널리 쓰이는데 타악기가 많이 편성되는 시끄러운 음악에 까지 빠지지 않고 이 악기가 쓰었던 것은 이 악기의 큰 음량 때문이다.
태평소의 특이할 만한 사항은 종묘제례악에서 선왕들의 무공(武功)을 칭송하는 내용인 정대업중에서 소무, 분웅, 영관 등 3곡에 반드시 편성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태평소는 군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악기라 할 수 있다. 관대에 뚫어진 여덟 개의 지공을 여닫은 운지법이 나 그 소리내는 법은 향피리와 비슷하나 전체적인 음높이는 한 옥타브 높게 되어 있다.
연주방법은 비슷하나 지공의 순서가 조금 다른데 높은 곳에서부터 첫 번째 지공이 앞면에 있고 두 번째 지공이 뒷면에 있는 점은 향피 리와는 확연하게 다르고 오히려 당피리에 가깝다. 태평소, 대평소, 호적, 새납, 날라리 등으로 물려지던 것을 1993년 국립국악원에서 새 납으로 통일해 쓰기로 하였으며 현재는 태평소라는 이름도 함께 쓰이고 있다.
이전에는 악기의 소리가 커서 주로 야외에서 사용되었지만 요즘에는 실내에서 타악기 장단에 맞추어 새납 시나위로도 연주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