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 24차 죽령-고치령

[겨울나그네]

백두대간 24차 죽령-도래지재

산행일자 : 2009년 5월 2일(토) ~ 3일(일) 토요무박

구간 : 죽령-제2연화봉-천문대-제1연화봉-비로봉-국망봉-마당치-고치령

도상거리 : 24.9km

산행시간 :02시30분 ~ 11시50분(9시간20분 휴식시간 및 식사시간 포함)

날씨 : 맑음, 오전에 안개

인원 : 76명

  온누리에 자비로움이 가득찬 석가탄신일...

오후부터 비는 오락가락 하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댄다.

오늘은 소백산 구간으로 죽령에서 고치령까지 백두대간 산행이 예정되어 있는 날!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후에 경기도를 시작으로 밤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내일 오전부터 개이 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밤이 되니 비는 잦아들고......

하지만 우의와 우산을 함께 준비해 비를 대비해 만전을 기한다.

대간 버스를 타기위해 화정으로 향한다.

반가운 얼굴과 재회(?)의 악수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

버스가 출발할 쯔음 약간의 술과 안주가 등장하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잔이 왔다 같다를 반복한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들이다.

23차를 같이 동거동락 하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러웠 던 분위기도 이제는 모두가 한식구가 되어 정겨운 이야기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를 하는 좋은 사이가 되었다.

이제는 대간길도 반을 훌쩍넘어 종반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대단하기도 하고 이제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지금 까지 어렵고 힘든구간을 해냈다는 자부심과 앞으로 가야할 만만치 않은 구간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다.

02시10분 오늘의 들머리인 죽령에 버스는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는 금방 멎은듯 아스팔트바닥은 물로 흔건히 젖어있고, 안개가 자욱이 끼어 있어 시야가 100m도 확보가 안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가?

02시30분 새로 한식구가 된 두 분의 인사 소개가 있고 산행이 시작된다.

걷기 싫은 세멘트포장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하고, 안개는 앞을 가려 지척을 분간 하기 어렵고 ....

길옆의 풀잎의 끝에는 비와 안개의 합작품인 구슬이 송글송글 맺혀 있고 그 구슬은 해드런턴의 불빛을 받아 영롱한빛을 발산하여 신기롭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한움큼 따다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이런 싱그러운 새벽의 길을 코뿔소 76명의 개미군단이 해드런턴불을 밝히며 행진이 시작이 된 것이다.

계속되는 시멘트 오르막길....

모두가 힘겨운 모습으로 한걸음 한걸음 오르고 ...

죽령을 출발한지 1시간20분만에 제2연화봉에 도착하니 안개가 더욱 자욱히 끼어 앞을 분간하기 어렵고 사진도 잘 나오지 않는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후 천문대를 향한다.

안개는 더욱더 자욱하게 끼여 한치앞도 분간하기가 어렵고 앞에 사람만 보고 길을 걷는다.

05시20분 연화봉을 거쳐 소로를 오르락 내리락 하니 제1연화봉에 도착한다.

바람은 불어 안개와 함께 온몸을 휘감고 지나가고 새벽의 찬기운이 느껴지지만 힘든 산행길이라 시원한 느낌이 든다.

나무계단에는 폐타이어를 이용한 고무를 깔아 놓아 걷는 감촉은 좋지만 자연그대로의 길만은 못한 것 같다.

길 양옆에는 경계선을 밧줄로 쭉 연결하여 자연훼손을 줄이려고 국립공원에서 노력을 하고 있고 생태복원을 위해 군데군데 생태복원시험장이 눈에 띄이고 ...

날은 밝아 왔으나 계속되는 안개로 인하여 소백산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다.

천동리 갈림길과 주목감시초소(대피소)를 지나 소백산 비로봉(1439m 비로(毘盧)란 범어의 바이로차나(vairocana)의 음역이며, 비로자나불의 준말이란다. ‘몸의 빛,지혜의 빛이 법계에 두르비치어 가득하다’는 것으로 ‘부처의 전신’을 의미한다)에 도착하니 안개가 시시때때로 오락가락하고 바람또한 세차게 불어온다.

안개로 인해 좋은 경치는 다음을 기약하지 않으면 않되는 아쉬움을 남기고...

우리는 아침을 여기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정상석 아래로 바람을 피해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하지만 소백산의 유명한 거센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인하여 모두가 오돌오돌 떨면서 식사를 한다.

어디로 밥을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아침을 먹고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서둘러 출발 준비를 한다.

잠시 햇님이 얼굴을 내밀어 방긋웃고 다시 안개속으로 사라지고 ....

빨리 해가 퍼져 따듯해 지기를 기다리는 마음 뿐.

추위에 움추려든 몸을 일으켜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소로길로 접어들고, 양쪽에는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서있고 ...

아직은 기온이 낮아서인지 한겨울의 그모습 그대로 인 것 같다.

걷는 동안 추위에 움추렸던 몸이 녹아 이제는 훈훈한 몸이 되어 걸음만 하다.

철쭉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니 꽃을피울 준비를 하느라고 꽃봉우리가 탱탱한 모습이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진달래 나무도 곳곳에서 눈에 띄이고 아직은 추워서인지 꽃망울 터뜨리지 못하고 오늘 내일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하고, 수즙은 듯 빨간 꽃망울만 탱글탱글 한 채로 우리를 보며 환한미소를 지으면서 손짓을 하고 있다. 

산아래에는 진달래꽃은 이미 지고 나무 가지에도 푸른 잎이 돋아 하루 하루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는데 ....

이곳은 해발이 높다보니 온도차가 많이 나는 모양이다.

08시10분 1380봉을 거쳐 국망봉(1420.8m로 충청북도 단양군 어의곡리와 경상북도와의 도계를 이루는 봉우리로 신라의 마지막 왕인 56대 경순왕이 나라를 왕건에게 뺏기고 은거하던중 이곳에 올라 옛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한없이 울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 이라고 한다)에 도착한다.

이제 안개도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시원한 조망은 아직도 볼 수 가없고 ...

일부 회원님들은 여기서 코스를 변경 한 단다.

사진으로 발자취를 남기고 ...

상월봉을 향해 가는 길은 평탄한 능선의 연속이다.

등산로 양쪽의 길가에느 이름모를 야생화가 보랏빛 종을 연상하는 조그마한 예쁜꽃을 주렁주렁 달고 어서오라고 손짓을 하고, 또 그 옆에 하얀꽃을 피우고 있는 이름 모르는 야생화.... 

앙징맞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야생화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고 투정한번 안부리는 너 그 고고한 자태 나는 너를 사랑한다 야생화야!

이름은 모르지만....

조금더 내려오니 얼래지꽃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낙옆을 뚫고 나와 수즙은 듯 고개을 숙이고 이슬을 머금은채 분홍 꽃잎을 나풀거리고 있다.

조금더 내려오니 여기는 얼래지 군락지가 보인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고도가 낮아지기 시작하고 ...

오늘의 산행은 그리힘들지 않은 평평한 능선길 따라 산책하 듯 완만한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모처럼의 여유를 가지고 자연을 벗삼고 이름모를 야생화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싱그러운 5월의 첫째주 산행을 즐기고 있다.

바닥에는 어제 내린비로 인하여 먼지도 나지않고, 하지만 곳곳에 땅이 졌어 미끄러운 곳도 있지만...

고도가 낮아지니 푸르름은 더해가고 나무 가지에도 새싹이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 모습이 마냥보기 좋다.

새싹을 돋우기위해 매섭고 추운눈보라 속을  인내와 고통속에서 묵묵히 참고 견디어낸 네모습이 오늘 따라 유난히 위대하게 보이는 것은 웬일 일까?

10시50분 마당치에 도착하여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아침을 먹을 때는 그렇게도 춥더니만 지금은 덥다고 그늘을 찾는 것은 ....

이렇게 간사한 것이 인간인가?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 자연에게 부끄러움을 느껴본다.

이제 고치령까지 남은 거리는 2.8km로서 약1시간 정도 걸으면 오늘의 산행은 종료 되는 것이 아닌가

고치령에서 버스가 있는 좌석리 까지는 우리가 특별히 주문 요청한 밴츠(트럭)가 우리를 모셔다 준다니 1시간30분 정도는 안걸어도 되고...

이런 기분 좋은 생각을 하며 마당치를 출발한다.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을 내리다 보니 가꾸지 않은 묘지가 나오고 조금더 진행을 하니 지난번의 들머리인 고치령이 보인다.

『고치령은 태백산과 소백산을 나누는 고개다. 그래서 양백지간(兩百之間) 또는 고치(古峙-옛고개)라 불린다. 영월로 유배된 단종과 단종의 삼촌이자 신하인 금성대군을 기리기 위해 고치령신령각(古峙嶺神靈閣)이 세워져 있다. 유배당한 단종이 고치령을 넘어가고 있을 때 백성들이 “어디를 가시느냐”고 묻자 “태백산에 간다”고 대답후, 그 날 오후에 단종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후 사람들은 단종의 혼백이 태백산으로 들어가 태백의 산신이 되었고, 그를 도와 복위를 꾀하던 금성대군은 소백의 산신이 되었다고 믿어 지금도 정월 14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 』

11시50분 드디어 고치령에 도착하고, 우리를 모시고 갈 밴츠가 대기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내려운 선두 그룹이 우리와 함께 내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모처럼만에 일찍 끝낸 산행이다.

벤츠와 10여분을 함께한 후 버스에 도착하여 좌석리의 맑은 냇가에서 땀을 씻고 차거운 물에 발을 담가 피로를 날려 보낸다.

오늘은 일찍 상경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며 버스에 올라 식당으로 향한다.

점심메뉴는 묵밥이란다.

묵밥집에 도착하니 많은 손님으로 붐비고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서도 함께 식사를 하지못하고 분산하여 식사를 마친후 귀경길에 올랐으나 도로도 붐벼서 평소보다도 늦은 귀경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