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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속 한국, 익숙하다 익숙해![영화 ‘어벤져스2’ 관람기 ①] 영화 속 한국 ‘첨단기술 갖춘 대도시’ 홍보 효과적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보면서 그곳에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최근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보면서도 그랬다.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에 나온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는 필자가 여행하고 싶은 국가 목록에 추가됐다. 또 영화 ‘나우 유 씨미’를 보며 미국에 가서 서커스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꼭 외국 영화가 아니더라도 영화 ‘김종욱 찾기’를 본 사람들은 인도 블루시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속 배경의 국가 홍보 효과는 엄청나다. 그러나 그간 영화 속 한국의 모습은 ‘택시2’에서의 도둑들로 묘사되거나, ‘로스트’에서 개천을 가로지르는 한강대교처럼 나왔다.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는 ‘한국’을 정글로 묘사했다.
이렇게 부정확한 한국 묘사들 속에서, 지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와 촬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영화 ‘어벤져스’ 촬영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 촬영이 결정된 당시 ‘어벤져스’의 제작진은 “한국이 첨단 도시의 모습과 수려한 자연을 함께 갖춘 나라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했으며, 조스 웨던 감독은 “우리는 이 영화를 사랑하고, 또한 서울을 사랑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 두 가지를 한 군데에 담아서 전세계에 최초로 보여줄 것이다.”라고 전해 한국 촬영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평소 마블의 영화 ‘아이언맨’, ‘어벤져스’, ‘윈터솔져’ 등을 챙겨보며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영화들에 한국에서 개봉한다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나 ‘아이언맨’과 같은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히어로가 나오는 만큼 반도체와 IT 강국이라는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됐다. 영화 감상 후, 함께 영화를 본 대학생 강원중 씨에게 영화 속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보였는지 먼저 물어봤다. 그는 “지금까지 본 외국 영화 중에 제일 편집을 덜한 한국 같았다. 영화 ‘하와이 파이브 오’에서 파주를 페주라 쓴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 어벤져스에서는 이런 색안경이 없어서 좋았다. 미화된 부분도 없어서 우리 집 뒷골목을 보는 것 같았다. 헬렌의 역할을 맡은 수현도 예뻤다.”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영화 ‘어벤져스2’ 속 한국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봐왔던 모습 그대로였다. 처음에 한국이 배경으로 등장했을 때 한국말이 들린 것도 인상적이었다. 영화 속 한강의 모습이 정글이나 개천이 아닌 한강 그대로 잘 그려졌고, 초반 새빛둥둥섬은 한국을 현대적인 도시로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대학생 이영준 씨는 “너무나 친숙한 배경이 나와서 반갑고도 기분이 묘했다. 엄청난 추격신이 벌어지는 무대 한편에 앵글로 잡혔던 즉석떡볶이 간판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한편으론 경복궁처럼 좀 더 한국적인 배경이 잘 드러나는 곳에서 촬영을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한국인이니까 ‘아, 한국이구나.’라고 대번에 알 수 있지 외국인이었면 그냥 ‘대도시 중 하나겠거니.’하고 지나쳤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하재근 씨는 칼럼에서 “어벤저스를 계기로 한국에서 다양한 영상물이 만들어지게 되면 장기적으로 문화 산업의 역동성으로 이어지고, 그 속에서 간혹 성공작이 나오면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긴 시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화되지 않은 어벤져스 속 한국의 모습에서 다소 아쉬움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한국은 세계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동안 영화 속에서 정글로 그려진 적도 있고, 북한과 잘 구별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어벤저스 속 한국은 진일보한 영화 속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소한 전 세계에 ‘한국은 첨단기술을 갖춘 대도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성공하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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