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숭총림 방장 달하대종사 계묘년 하안거 결제법어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달하우송 대종사
맑은 바람 자유로워 한가하기만 하다.
는 일은 이 일뿐인데 여름안거가 기다리고 있었네.
願我世世生生處(원아세세생생처)
常於般若不退轉(상어반야불퇴전)
언제 어디서나 이~뭘까 한복판에서 살겠습니다.
나를 바로 보려면 이~뭘까에 와 있어라.
활활 타서 재가 되어 철저하게 지워진 이~뭘까에 와 있어라.
한 물건도 붙을 수 없는, 어떤 조건도 붙을 수 없는 큰 사랑 영(0)의 이~뭘까에 와 있어라.
언제나 정월 초하루 새 출발, 언제나 시작이다.
눈뜨면 이 일 뿐인데
아, 百事(백사)를 접고 都放下(도방하)하고 결제에 입방을 했네.
慶幸之心(경행지심)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보았으나 이름 지을 길 없고, 모양 그릴 수 없다.
얻었으되 헤아릴 수가 없다.
삼라만상이 用(용)이요, 태허공이 體(체)로다.
이르는 곳마다 신선이요, 일체에 응하니
감추어진 寶藏(보장) 속에 인연 따라 응화하네.
눈 떴다 감았다 괴이 여기지 마라.
이별한 뒤에는 보기도 드무네." -만공스님 법문-
눈을 뜨면 먼저 와 있다. 놀랍다, 이놈이여!
움직일 때마다 이 새벽이로다.
새벽은 한 덩어리 응관이요,
오온이 숨길 바람이 되어 이 물건을 굴려줍니다.
목탁소리, 소리 앞에 이 고요
하늘땅보다 더 큰 이 고요가 새벽을 안아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안아주고 있습니다.
하늘에 총총한 반짝반짝 보석별, 생기 찬 새벽,
분별을 지워버린 어둠, 이 웅장한 고요가
새벽마다, 새벽마다 세상을 쉬게 해줍니다.
지친 영혼을 쉬게 해줍니다.
최초 생명의 비밀, 알 수 없는 한 가닥 이~뭘까
새벽은 이~뭘까다.
삼라만상을 새로 태어나게 해줍니다.
새벽을 놓치지 마라.
생명회복의 이 기회를 놓치지 마라.
그때그때 움직일 때마다 싱그러운 새벽
부딪힐 때마다 반가워 소리치는 마하 반야바라밀!
반가워 소리치는 마하 반야바라밀보다
더 큰 인사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더 큰 공부가 어디 있겠습니까.
산하대지 頭頭物物(두두물물)이 是甚麽(시심마)일 뿐입니다.
인사 때마다, 돌이킬 때마다, 반가워 소리칠 때마다
바람길이 터지고 진기가 채워집니다.
공부가 익어갑니다.
펼쳐진 무한의 시방세계, 극락은 어디일까?
천하가 한생각이니 풍요로운 시방세계 언제나 넉넉합니다.
부처님 간 곳이 어디일까? 是甚麽(시심마)뿐이니
사바세계가 화장찰해요, 대방광불 화엄경입니다.
시간이 지워진 따뜻한 사랑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억만년을 지나온 이 물건이 고요를 타고 오롯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보고 듣는 그 너머 이 고요, 어마어마한 이 금강반야!
이 소중한 내 보물이 망상번뇌에 아득히 묻혀있었네.
잊고 있었네.
새벽과 어둠과 알 수 없는 이 물건이
우렁차게 너울너울 조용조용 한 호흡 맑은 향기로다.
如何是(여하시) 새벽이냐?
순간순간 언제 어디서나 常於般若不退轉(상어반야불퇴전) 이~뭘까 뿐이네.
한줄기 따뜻한 사랑에 부드러워지는 백억 세포
부드러워지는 이 세상 넉넉하게 웃어주자.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사랑이 가슴에 숨어있습니다.
인색하면 굳어져 숨길이 좁아집니다.
꼴에 걸려 외면하면 바람이 약해집니다.
이~뭘까로 지워주고, 베풀어서 터주고,
이탈하면 터 밭이 없어집니다.
至心(지심)의 바다에 푹신 젖어
관세음보살에 푹신 젖어
돌아볼 때가 정각이다. 초발심이 정각이다.
두두물물이 정각이다.
옷 입을 때, 밥찾을 때, 배고플 때, 화낼 때가
이 물건의 현장이다.
오온이 이 놈을 굴리는 빛이요, 바람이다.
이 물건을 조견해주는 조도의 벗 五蘊(오온)
오래두고 공들여 일러주신 부처님 법문,
이 법문보다 더 큰 납자의 양식이 어디 또 있겠는가.
‘상무주 올라가서 거래 끊고...’
이런 망상 피울 때가 이 일을 다그칠 때다.
꼴에 걸려 씨름할 때가 기회라고 생각이 돌아가면
앉은 자리에서 洞天(동천)을 봅니다.
천사량 만사량이 紅爐一點雪(홍로일점설)
쉬어진 얼굴 놓아버리니 계합이다.
놓지 마라. 잊지 마라. 목에 숨이 목숨바람이다.
바람 부는 까닭은 물어볼 일이 아니다.
비 오면 비 오고, 바람 불면 바람 불고,
흰 구름 맑은 바람 스스로 오고간다.
부처님 미소가 가슴을 뚫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네.
가고 오고 틈이 없어 動靜(동정)이 둘이 아니네.
千劫(천겁)이 옛이 아니요, 萬歲(만세)가 이것이로다.
무엇이 옳으냐?
방(棒)을 쓸 때는 빗물같이 푹신 젖게 하라.
이 깊이는 끝도 한도 없다.
聰明(총명)으로는 業力(업력)을 대적할 수 없다.
어찌 생사를 면하리요, 어떻게 할까? 이~뭘까?
입산할 때, 행자 때, 심부름할 때
쓸고 닦고, 물 긷고 불 때고, 청소하고,
일어나는 생각은 하심으로 소화시키고,
언제나 초심이요, 언제나 새 출발이다.
신심으로, 환희심으로, 행자하심으로 눈 떴을 때 응관이다.
전체가 한 덩어리로 누리는 때다.
찾으면 벌써 놓친다. 이 새벽을 놓치지 마라.
誰知王舍一輪月(수지왕사일륜월)
萬古光明長不滅(만고광명장불멸)
누가 알겠는가, 그 시절 왕사성의 이 달덩어리를.
만고광명이여, 길이 그칠 줄 모르네.
雖設雲山千萬事(수설운산천만사)
海天明月本無事(해천명월본무사)
구름 산 천만사 일도 많은데
바다 하늘 밝은 달 본래 말이 없구나.
아, 밝은 달이여!
可笑尋牛子(가소심우자)
騎牛更覓牛(기우갱멱우)
우습다. 소 찾는 사람아, 소타고 소를 찾나?
이~뭘까?
점점 뚜렷해지는 이 일 뿐이네.
덕숭총림 방장 달하 우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