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이 터지는 순간을 기다려 보았는가. 굳게 다문 꽃잎들 눈에 보이지 않게 시나브로 부풀어 오르고 펼쳐져 활짝 만개하는 그 황홀한 순간 그 순간을 기다려 보았는가
하지만 우린 번번이 때를 놓친다 꽃은 제 스스로 피어나는 그 은밀한 순간을 다른 이에게 결코 들키지 않으므로 기다리고 기다리다 잠깐 한눈파는 사이 꽃은 이미 해해대며 피어 있다
아무도 보지 못할 때만 꽃은 불꽃처럼 찬란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 누구도 모르는 순간 그러나 돌아보면 본시 그랬던 것처럼 거기 피어 있으니 그것은 꽃들의 비밀 또한 그대 자그마한 사랑의 비밀.
*** 이반 투르게네프 (1818~ 1883)
투르게네프는 당시 유럽적 시각과 정서를 가진 유일한 러시아 작가였다 대표작으로"사냥꾼의 수기" "루딘" "귀족의 보금자리" "전야" "아버지와 아들" 등등이있다. 그중 아버지와 아들은 완전히 다른 정치적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갈등을 다루었고 사랑 이야기와 인물에 대한 예리한 심리묘사를 통해 보편적인 호소력을 부여했다.
시감상 / 박경채
아무도 모르게 서서히 꽃잎을 열다가 결국 화려한 자태로 완전하게 피우는 꽃들만의 비밀...
시인은 꽃이 비밀스럽게 피어나는 사건(?)을 강렬하게 터치함으로서 자신도 모르게 어느순간 설렘으로 피어나는 아름답고 신비하고 찬란한 사랑의 신묘한 감정을 잘 전달해주고 있는듯 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사랑은 그렇게 축복이고 말구요
어디 사랑이 찾아올때만 그렇겠습니까 인생 자체가 누가 보던 보지 않던 자신만의 꽃을 피우는 찬란한 행진이지 않을까요 ? 젊은 나이에는 몰랐습니다 한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한송이 꽃이 얼마나 비밀스럽게 피는지를...
오늘도 남몰래 안간힘을 다해 꽃을 피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박수 힘차게 보내드립니다.
첫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