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치환술’과 유전자주사로 무릎 퇴행성관절
염을 극복한 강덕희씨(79)가 활짝 웃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건강 척추·관절, 행복한 100세(7)무릎 퇴행성관절염 고친 강덕희씨
양쪽 무릎 퇴행성관절염 진행 염증에 뼈도 약해져 심한 통증 수술·유전자주사 치료 병행
현재 꾸준한 재활운동으로 일상생활 자유롭게 활동
강원 양구군 방산면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야 보이는 산골마을. 이곳에는 강덕희씨(79)가 강아지 백구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는 스물한살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시댁과 친정 모두 형편이 어려워 부부 둘만의 힘으로 살아야 했다. 경북 영주와 영덕, 그리고 서울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온갖 고생을 했다. 7남매 자식들을 키우려면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아들의 권유로 다시 돌아온 양구. 이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시기를 맞았지만 강씨는 그럴 수 없었다. 고단한 삶의 무게로 구부정한 허리와 뒤틀어진 무릎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추운 겨울이면 무릎 통증이 심해 한걸음 내딛기도 어려웠다.
통증이 심할 때면 뜸을 뜨는 게 치료의 전부였다. 강씨의 바람은 지긋지긋한 통증에서 벗어나 며느리와 함께 장을 보러 가는 것. 이를 위해 그는 병원을 찾아 자기공명영상(MRI)·엑스레이·골밀도 검사 등 무릎 정밀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양쪽 무릎 모두 퇴행성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특히 오른쪽 무릎은 오랜 시간 방치돼 연골이 다 닳아 있었다. 슬개 대퇴관절 부위에 염증이 심각했고 2차 변형도 일어났다.
골밀도 검사 결과 역시 심각했다. 고된 농사로 인해 뼈가 약해진 것. 손상된 부위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왼쪽 무릎은 중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최신 의료기술인 유전자주사 치료가 가능했다. 간단한 시술로 통증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다. 치료가 끝나고 나서 강씨는 한달 동안 운동처방사의 지도를 받으며 매일 재활운동을 했다.
퇴원 후 3개월이 지나 그를 만났다. 놀랍게도 오른쪽 다리는 펴졌고, 오리처럼 뒤뚱거리던 걸음은 반듯해졌다. ‘O’자형으로 변형된 다리는 일(―)자가 돼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꿨다. 강씨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제 며느리와 함께 장을 보러갈 수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곧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은 한번의 수술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와 재활 의지가 필요하다.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의사의 몫이지만,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것은 환자의 노력에 달렸다.
강씨가 운동처방사의 지도를 받으며 재활운동을 하고 있다
관절염 환자는 무릎 통증 탓에 오랜 기간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해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운동신경과 균형감각도 둔해진다. 근육량도 감소해 근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속적인 재활을 받아야 원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인체는 한 부위의 균형이 깨지면 도미노 현상처럼 다른 부위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농촌 어르신들은 농사일에 매달려 허리와 관절 모두 망가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관절이나 허리가 안 좋으면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잘못을 범하지 않는다. 특히 뜸이나 민간요법으로 증상을 줄이려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감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공관절 치료를 성공적으로 받으려면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