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국민에게 무엇이며 국민은 국가에게 무엇인가
잊었나, 벌써 잊었나. 대한민국의 출발점인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 단군왕검에 의해 건국되었다. 기원전 108년, 한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잠시 한나라의 지배를 받았으나, 백성들의 끈질긴 저항으로 한사군을 몰아내고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마한, 변한, 진한 등의 7개 나라로 건국되었다가 다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로 재편되었다.
삼국 간의 세력 다툼은 676년, 신라로 통일되었으나, 고구려 계통의 북쪽 지방은 698년, 발해가 건국됨으로써 남북국 시대가 진행되었다. 936년,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은 거란에 의해 멸망한 발해의 유민을 받아들여 고려 왕조를 열었다. 고려는 거란, 여진, 몽골 등 북방 민족의 거센 침략에도 물러서지 않고 500여 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왔다.
1392년, 고려의 뒤를 이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는 왜란, 호란 등의 전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자주 국가로서의 면모를 지켜왔다. 하지만 20세기 초, 급변하는 주변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대가로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되었다. 국가를 잃은 선조들의 독립운동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으며, 안중근 장군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 이후 일제는 광기로 우리 민족을 억압하지 않았던가.
멸망에서 얻은 교훈은, 첫째 정치적 안정, 법치주의, 사회적 통합과 질서, 청렴 정책이 필수적이다. 둘째 탄탄한 경제의 선순환 구조로 소득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 셋째 외교적 성공과 군사력 강화로 외부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 넷째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다섯째 미래 세대를 위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사회 내부의 무질서와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면, 국가는 없다, 이다. 일제 36년 동안 국가가 있었던가. 인간의 존엄성이 있었던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후 자주적으로 식민 지배에 맞선 민족의식은, 끈질긴 독립운동! 즉 독립 전쟁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우뚝 서게 되지 않았던가.
제헌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렇게 국가는 곧 국민이요 국민은 곧 국가이다. 고로 "국민이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는 플라톤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정치를 외면하고 살면 역사의 방관자가 되는 것이다. 살기 바쁘다고 외면하지 말자. 정치권의 일탈된 행동에 일갈하지 않으면 막나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이를 바로잡기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는 국민 속에 있는 것이지 국민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근현대사에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를 지킨 것이 누구였나. 일본에 빼앗긴 국가를 되찾기 위해 헐벗고 굶주리며 싸웠던 사람도, 경제 개발을 위해 독일로 떠난 간호사도 광부도, 베트남 파병을 간 군인도, 열사의 땅 중동에 건설 인력으로 간 노동자도, IMF 사태 때 금붙이를 꺼낸 사람도, 다 국민이었다.
위기 대처 능력 부재로 소멸과 탄생을 거듭해온 역사를 목도하지 않았는가. 이제 갈라치기는 그만 두자. 국가가 행복해야 국민도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해야 국가도 행복하다. 법치가 있고, 질서가 있고, 정의가 바로 서고, 기회가 균등하고, 경제가 활성화되면, 추위도 따뜻해서, 국운 융성의 원동력이 된다.
탄핵 찬반으로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누가 이 갈등을 치유할까. 국민만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난과 시련의 산 넘고 강 건너 함께 꽃동네에 가자. 깨어 있는 국민들이여! 겨울이 가도 간 것 같지 않은 요즈음, 이번 생은 참 어려웠다고 후일 머릿골 아파하지 않기를, 미친 듯 후회하지 않기를, 곡진하게 바란다.
출처 ; 2025.3.10. 금천뉴스
첫댓글 감명 깊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