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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원, 8월25~26일 템플스테이 진행
불교 크리에이터 전 기수 봉선사서 모여
서로 작품 소개하며 ‘협업’ ‘방향성’ 논의
고민·걱정 비우고 영감 채워가는 1박2일
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스님)이 8월25일부터 1박2일간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서 ‘2023 작가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불교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전 기수가 만남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신데렐라는 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 가죠? 저는 한복을 입고 사찰에 갑니다. ‘절데렐라’ 인사드리겠습니다!”
절데렐라, 뭉밀이, 차씨네, 태산, 요즘학교, 스튜디오 무상, 심심불교, 유니크맘… 본명도, 법명도 아닌 ‘활동명’으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이색적인 이곳은 경기 남양주 봉선사. ‘불교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창작의 영감을 주고받는 현장이다.
동화와 일러스트,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불교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이들을 위해 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스님)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8월25일부터 1박2일간 제25교구본사 봉선사(주지 초격스님)에서 ‘2023 작가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포교원은 매 기수마다 템플스테이 체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번 현장은 더욱 특별했다. 1기부터 4기까지 전 기수가 처음 모이는 자리였다. 이에 포교원은 작가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쉬어갈 수 있도록 휴식형 프로그램으로 일정을 구성했다.
일정에 앞서 포교원 포교국장 문종스님은 환영인사를 전했다. 문종스님은 “바쁜데도 불구하고 참석해준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1박2일간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총 10명의 작가가 함께했다. 지난 6월 위촉된 4기로는 △‘뭉밀이’ 캐릭터를 그려 불교 기초 교리를 담은 일러스트레이터 현밀스님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불화 디지털 아트를 만드는 김동현(태산) △불교명상을 디지털 아트로 표현하는 김상규(스튜디오무상) △템플스테이 웹드라마를 만드는 차준호(차씨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불교콘텐츠를 제작하는 김권태(요즘학교) △한복을 입고 사찰을 여행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는 이서윤(절데렐라) 등이 참여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불교 교리를 코믹한 이미지를 곁들여 웹툰을 연재하고 있는 2기 자홍스님(심심불교 심심툰), 사찰답사와 불교 설화이야기를 전하는 이연수(유니크맘), 수진스님도 자리했다.
‘활동명’으로 인사를 주고받는 작가들.
포교국장 문종스님은 “1박2일간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로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작가들.
현밀스님은 ‘뭉밀이’ 캐릭터가 새겨진 키링, 메모지 등 굿즈를 선물했다.
편안하면서도 몽환적 인상을 불러일으키는 김상규(스튜디오무상) 씨 작품이 스크린에 뜨자 곳곳에서 탄성이 나왔다.
무기가 아닌 아메리카노, 기타를 손에 든 불화를 선보인 김동현(태산) 씨 작품.
동대부중 학생들이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해 만든 ‘부처님게임’도 상영돼 미소를 자아냈다.
작품을 감상하며 웃고 있는 작가들.
작가들은 서로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4기 중 유일한 ‘스님 크리에이터’인 현밀스님은 하늘의 뭉게구름과 법명을 한 글자씩 따서 ‘뭉밀이’ 캐릭터를 그렸다. 작가들에게 캐릭터가 새겨진 키링, 메모지 등 굿즈도 선물했다. 편안하면서도 몽환적 인상을 불러일으키는 김상규(스튜디오무상) 씨 작품이 스크린에 뜨자 곳곳에서 탄성이 나왔다. 동대부중 학생들이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해 만든 ‘부처님게임’도 상영됐다. 그림과 글, 영상 편집 등 저마다 다른 재능을 발휘해 만든 학생들 작품에 훈훈한 미소가 퍼졌다.
불교를 주제로 하는 작가들이니만큼, 방향성과 수익창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도 오갔다. 이서윤(절데렐라) 씨는 악플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있는 불화를 선보인 김동현(태산) 씨에게는 ‘그림을 좀 더 단순화해서 다양한 굿즈에 반영한다면 수익에도 도움될 것 같다’는 의견이 오갔다.
쉬어가는 시간도 많았다. 창작을 업으로 삼은 작가들에게는 매 순간이 고민과 일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봉선사 도량을 거닐며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때로는 사찰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있기도 했고, 옆방 작가들과 고민을 나누며 마음을 비워갔다. 이와 함께 새로운 영감도 채웠다. 작가들 몇몇은 벌써부터 협업을 약속했다.
현밀스님은 “뭉밀이는 뭘 좋아해요?”라는 질문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간 캐릭터만 그렸지, 캐릭터의 마음을 고려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현밀스님은 “뭉밀이 세계관을 제대로 구성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생각해보니 뭉밀이는 솜사탕을 좋아할 것 같아 솜사탕부터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