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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맹운경(酬孟雲卿)-두보(杜甫)
맹운경에게 답하다-두보(杜甫)
樂極傷頭白(낙극상두백) : 환락이 극하니 희어진 머리에 마음 아파
更長愛燭紅(경장애촉홍) : 밤 깊어가니 촛불의 붉은 불빛 애석하여라.
相逢難袞袞(상봉난곤곤) : 서로 만나도 오래 함께 지내기 어려우니
告別莫匆匆(고별막총총) : 이별의 시간을 결코 서두르지 말자꾸나.
但恐天河落(단공천하낙) : 다만 은하수 떨어져 날 밝음이 두렵나니
寧辭酒盞空(녕사주잔공) : 어찌 술잔을 비움을 사양하리오.
明朝牽世務(명조견세무) : 내일 아침이면 세상 일에 끌리어
揮淚各西東(휘누각서동) : 눈물을 닦으며 각자 동서로 떠나게 될 것을.
단오일사의(端午日賜衣)-두보(杜甫)
단오일에 옷을 하사받다-두보(杜甫)
宮衣亦有名(궁의역유명) : 궁궐서 주는 옷에 내 이름도 있어
端午被恩榮(단오피은영) : 단옷날에 임금님의 은혜 입었도다.
細葛含風軟(세갈함풍연) : 가는 베옷은 바람 머금은 듯 부드럽고
香羅疊雪輕(향나첩설경) : 향기로운 비단은 쌓인 눈처럼 가볍구나.
自天題處濕(자천제처습) : 황제의 하사의 글을 아직 젖어있는데
當暑著來淸(당서저내청) : 더위를 당하여 옷을 입어보니 시원하다.
意內稱長短(의내칭장단) : 마음속으로 길이가 맞는다고 여겨서
終身荷聖情(종신하성정) : 종신토록 따뜻한 황제의 정을 간직한다.
제정십팔저작장고거(題鄭十八著作丈故居)-두보(杜甫)
저작당 정건의 옛집에 제하다-두보(杜甫)
台州地闊海冥冥(태주지활해명명) : 태주는 땅이 광활하고 바다는 아득하고
雲水長和島嶼靑(운수장화도서청) : 구름과 물이 섬의 푸른 것과 언제나 어울린다.
亂後故人雙別淚(난후고인쌍별누) : 난리 뒤에 만난 친구는 두 줄기 눈물 흘리고
春深逐客一浮萍(춘심축객일부평) : 봄은 짙어지는데 쫓겨난 나그네는 부평초 신세로다.
酒酣懶舞許相拽(주감나무허상예) : 취하여 게으른 춤추는 사람 누가 이끌어줄까
詩罷能吟不復聽(시파능음부복청) : 시를 지어 읊조리는 것을 다시 들을 수도 없구나.
第五橋東流恨水(제오교동류한수) : 제오교 다리 동편으로 한스러운 물 흐르고
皇陂岸北結愁亭(황피안배결수정) : 황자피 언덕 북쪽에는 수심의 정자를 지었구나.
賈生對鵩傷王傅(가생대복상왕부) : 복새가 날아든 것을 본 가생은 태부 된 것을 슬퍼하였고
蘇武看羊陷賊庭(소무간양함적정) : 잡혀간 소부는 양치기 노릇하며 적진에 잡혀있었다.
可念此翁懷直道(가념차옹회직도) : 이 노인들이 곧은 도를 품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
也霑新國用輕形(야점신국용경형) : 새 왕조 임금이 가벼운 형벌을 내리는 은혜 입었구나.
禰衡實恐遭江夏(녜형실공조강하) : 예형은 강하 태수를 만날까 실로 두려워했고
方朔虛傳是歲星(방삭허전시세성) : 동방삭은 세성이었다는 사실이 헛되이 전하는구나.
窮巷悄然車馬絶(궁항초연거마절) : 궁벽한 골목길은 서글프고 거마의 자취 끊어지고
案頭乾死讀書螢(안두건사독서형) : 책상머리에는 공부방 반딧불이 말라 죽어있구나.
송리교서이십륙운(送李校書二十六韻)-두보(杜甫)
이교서를 전송하는 시 이십육 운-두보(杜甫)
代北有豪鷹(대배유호응) : 대북 땅의 호방한 매새는
生子毛盡赤(생자모진적) : 새끼를 낳으면 털이 모두 붉다.
渥洼騏驥兒(악와기기아) : 악와 강의 준마 새깨는
尤異是虎脊(우리시호척) : 특이한 것이 호랑이 등뼈 같다.
李舟名父子(리주명부자) : 이주는 훌륭한 부모의 자식이라
淸峻流輩伯(청준류배백) : 인품이 청준하여 동년배의 으뜸이다.
人間好少年(인간호소년) : 세상의 훌륭한 젊은이들은
不必須白晳(부필수백석) : 반드시 얼굴이 흴 필요는 없도다.
十五富文史(십오부문사) : 열다섯 살에는 문장과 역사를 공부했고
十八足賓客(십팔족빈객) : 열여덟 살에는 빈객들을 많이 사귀었다.
十九授校書(십구수교서) : 열아홉에는 교서랑을 제수 받고
二十聲輝赫(이십성휘혁) : 스무 살에는 그 명성이 빛났다.
衆中每一見(중중매일견) : 사람들 중 볼 때마다
使我潛動魄(사아잠동백) : 나를 은근히 놀라게 하였다.
私恐二男兒(사공이남아) : 나의 두 아들을 몰래 두려워하나니
辛勤養無益(신근양무익) : 고생하여 길러보아도 무익할까 걱정이다.
乾元元年春(건원원년춘) : 건원 원년 봄날
萬姓始安宅(만성시안댁) : 만 백성이 비로소 편안해지고
舟也衣綵衣(주야의채의) : 이주는 색동옷 입고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告我欲遠適(고아욕원적) : 나에게 멀리 떠난다고 말하였다.
倚門固有望(의문고유망) : 문에 기대어 올 날을 기다릴 것이니
斂衽就行役(렴임취항역) : 옷깃을 여미고 길을 떠나가리라.
南登吟白華(남등음백화) : 남으로 올라 <백화> 시를 읊으니
已見楚山碧(이견초산벽) : 초산의 푸름이 눈에 훤히 보인다.
藹藹咸陽都(애애함양도) : 성대한 함양의 도시에는
冠蓋日雲積(관개일운적) : 사대부들이 날마다 구름처럼 모인다.
何時太夫人(하시태부인) : 태부인께서는 어느 때나 변함없이
堂上會親戚(당상회친척) : 집에서 친척들을 만나신다.
汝翁草明光(여옹초명광) : 그대의 명광전에서 글을 초하시고
天子正前席(천자정전석) : 천자께서는 진정 가까이 하신다.
歸期豈爛漫(귀기개난만) : 돌아올 기약 어찌 늦어지리 마는
別意終感激(별의종감격) : 이별하는 마음은 끝내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顧我蓬屋資(고아봉옥자) : 나를 돌아보면 초가집에나 어울리는데
謬通金閨籍(류통금규적) : 잘못 대궐의 벼슬길에 통하였도다.
小來習性懶(소내습성나) : 어려서 습성이 게으르고
晩節慵轉劇(만절용전극) : 노년에는 게으름이 더욱 심해졌도다.
每愁悔吝作(매수회린작) : 매번 잘못을 저지르고 근심하나니
如覺天地窄(여각천지착) : 천지가 좁은 것을 깨다는 것 같았다.
羨君齒髮新(선군치발신) : 부러워하나니, 그대 치아와 모발 아직 젊은데
行己能夕惕(항기능석척) : 행실은 저녁에도 두려워하는 조심성 있도다.
臨歧意頗切(림기의파절) : 기로에 서니 마음 자못 간절해지니
對酒不能喫(대주부능끽) : 술을 마주하고도 마실 수가 없구나.
廻身視綠野(회신시녹야) : 몸을 돌려 푸른 들판을 바라보니
慘澹如荒澤(참담여황택) : 참담함 황량한 연못 같도다.
老雁春忍饑(노안춘인기) : 늙은 기러기 봄에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哀號待枯麥(애호대고맥) : 애처롭게 소리치며 남은 보리라도 기다린다.
時哉高飛燕(시재고비연) : 때가 되었도다. 높이 나는 제비여
絢練新羽翮(현련신우핵) : 빠르기도하다. 새로 난 날개 죽지는.
長雲濕褒斜(장운습포사) : 긴 구름은 포사 땅을 적시고
漢水饒巨石(한수요거석) : 한수에는 큰 돌도 많단다.
無令軒車遲(무령헌거지) : 수레를 천천히 몰아서
衰疾悲宿昔(쇠질비숙석) : 늙고 병든 몸 옛 이야기로 슬프게 하지 말라.
인허팔봉기강녕민상인(因許八奉寄江寧旻上人)-두보(杜甫)
허팔을 통해 강릉의 민 상인에게 부치다-두보(杜甫)
不見旻公三十年(부견민공삼십년) : 민공을 만나지 못한지 삼십 년이라
封書寄與淚潺湲(봉서기여누잔원) : 편지를 봉하여 부치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舊來好事今能否(구내호사금능부) : 옛날부터 즐기던 좋은 일들 지금도 하는지
老去新詩許誰傳(노거신시수여전) : 늙어가며 지은 새로운 시 누가 내게 전해줄까.
棋局動隨幽澗竹(기국동수유간죽) : 바둑판만 있으면 그윽한 냇가 대숲으로 따라
袈裟憶上泛湖船(가사억상범호선) : 그대는 호수에 띄운 배로 올라간 일 기억하리라.
聞君話我爲官在(문군화아위관재) : 그대 내가 아직 벼슬살이 하는지 물었다지요
頭白昏昏只醉眠(두백혼혼지취면) : 머리 희어지고 정신 어지러워 취하여 잠만 자지요.
봉답잠삼보궐견증(奉答岑參補闕見贈)-두보(杜甫)
보궐 잠참이 보내준 시에 받들어 답하다-두보(杜甫)
窈窕淸禁闥(요조청금달) : 깊숙하고 맑은 궁궐
罷朝歸不同(파조귀부동) : 조회를 마치고 다른 길로 돌아간다.
君隨丞相後(군수승상후) : 그대가 승상을 따라 간 뒤에
我往日華東(아왕일화동) : 나는 일화문 동쪽으로 돌아온다.
冉冉柳枝碧(염염류지벽) : 늘어진 버들가지 푸르고
娟娟花蕊紅(연연화예홍) : 곱디고운 꽃술은 붉기만 하다.
故人得佳句(고인득가구) : 친구여, 좋은 시구 얻어서
獨贈白頭翁(독증백두옹) : 오직 백두옹에게만 주었구나.
곡강대우(曲江對雨)-두보(杜甫)
곡강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두보(杜甫)
城上春雲覆苑牆(성상춘운복원장) : 성 위의 봄구름 부용원 담장을 덮고
江亭晩色靜年芳(강정만색정년방) : 강가 정자의 저녁 빛에 봄날이 고요하다.
林花著雨燕支濕(림화저우연지습) : 숲 속 꽃들은 비를 맞아 연 지색으로 젖어있고
水荇牽風翠帶長(수행견풍취대장) : 물에 뜬 연꽃은 바람에 끌리어 푸른 띠처럼 길다.
龍武新軍深駐輦(용무신군심주련) : 용무군 새 군대에 깊숙이 수레가 머물러있고
芙蓉別殿漫焚香(부용별전만분향) : 부용원 별전에는 부질없이 향불을 피우는구나.
何時詔此金錢會(하시조차금전회) : 어느 때에야 이 금전회에 조서를 내려
暫醉佳人錦瑟傍(잠취가인금슬방) : 잠시나마 미인의 금슬 곁에서 취하여 볼까나.
곡강배정팔장남사음(曲江陪鄭八丈南史飮)-두보(杜甫)
곡강에서 사관 정팔장을 모시고 술을 마시며-두보(杜甫)
雀啄江頭黃柳花(작탁강두황류화) : 참새들은 강가 노란 버들 쪼아대고
鵁鶄꜒鶒滿晴沙(교청계칙만청사) : 교청새와 원앙새는 비 갠 모래벌판에 가득하다.
自知白髮非春事(자지백발비춘사) : 백발에 봄날 흥취가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 있으나
且盡芳樽戀物華(차진방준련물화) : 잠시 향기로운 술 단지 다 마시며 만물의 아름다움 기린다.
近侍卽今難浪跡(근시즉금난낭적) : 천자를 가까이 모시는 지금은 마음대로 떠돌기도 어려운데
此身那得更無家(차신나득경무가) : 이 몸은 어찌하나, 게다가 집마저 없는 것을.
丈人才力猶强健(장인재력유강건) : 어르신의 재주와 힘은 아직도 강건한데
豈傍靑門學種瓜(개방청문학종과) : 어찌 청문을 곁에 두고 외 심는 일이나 배우려 하실까.
송한림장사마남해늑비(送翰林張司馬南海勒碑)-두보(杜甫)
남해로 비문을 새기러 가는 한림 장사마를 전송하며-두보(杜甫)
冠冕通南極(관면통남극) : 조정의 관리 남쪽 끝 지방으로 가는데
文章落上台(문장낙상태) : 문장이 제상에게 맡겨졌다.
詔從三殿去(조종삼전거) : 삼전 전각에서 조서가 나아가
碑到百蠻開(비도백만개) : 비문이 백만의 지역에서 열리는구나.
野館穠花發(야관농화발) : 들판의 여각에 꽃은 짙게 피었고
春帆細雨來(춘범세우내) : 봄 돛단배에 가랑비 내린다.
不知滄海使(부지창해사) : 난 모르겠노라, 푸른 바다로 보낸 사신
天遣幾時廻(천견기시회) : 하늘은 어느 때에야 돌려보내주시려나.
송가각노출여주(送賈閣老出汝州)-두보(杜甫)
가각로가 여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두보(杜甫)
西掖梧桐樹(서액오동수) : 중서성 오동나무
空留一院陰(공류일원음) : 부질없이 온 뜰에 그늘 남긴다.
艱難歸故里(간난귀고리) : 고생하며 고향을 돌아가는데
去住損春心(거주손춘심) : 떠나거나 머물거나 봄날 흥취 줄어든다.
宮殿靑門隔(궁전청문격) : 궁궐의 청문과 떨어지니
雲山紫邏深(운산자나심) : 구름 낀 산, 자라산이 깊숙하리라.
人生五馬貴(인생오마귀) : 사람 일생에 태수자리도 귀하니
莫受二毛侵(막수이모침) : 귀밑머리 침입은 받아들이지 마오.
제생중원벽(題省中院壁)-두보(杜甫)
문화성 벽에 적다-두보(杜甫)
掖垣竹埤梧十尋(액원죽비오십심) : 궁궐 담장의 대울타리에는 열 길 오동나무
洞門對霤常陰陰(동문대류상음음) : 동문과 마주한 곳에 괸 낙숫물은 항상 어둑하다.
落花遊絲白日靜(낙화유사백일정) : 떨어진 꽃과 날리는 버들가지 한낮은 고요하고
鳴鳩乳燕靑春深(명구유연청춘심) : 비둘기와 어린 제비 울고 푸른 봄날은 깊어만 간다.
腐儒衰晩謬通籍(부유쇠만류통적) : 썩은 선비 노쇠한 몸, 잘못 관리가 되었으니
退食遲廻違寸心(퇴식지회위촌심) : 머뭇거리며 퇴근함은 내 마음을 어겨서라네.
袞職曾無一字補(곤직증무일자보) : 천자를 보좌하는 올린 글 한자도 없으면서
許身愧比雙南金(허신괴비쌍남금) : 스스로를 한 쌍의 남금에 견준 것이 부끄럽도다.
만출좌액(晩出左掖)-두보(杜甫)
늦어 문하성을 나서며-두보(杜甫)
晝刻傳呼淺(주각전호천) : 낮 시간 전하는 소리 가늘고
春旗簇仗齊(춘기족장제) : 모여 있는 의장대, 깃발들이 나란하다.
退朝花底散(퇴조화저산) : 조회에서 물러나 꽃 아래로 흩어지고
歸院柳邊迷(귀원류변미) : 관청으로 돌아가다 버들 가에서 길을 잃다.
樓雪融城濕(누설융성습) : 누대에 남은 눈 녹아 성벽에 젖고
宮雲去殿低(궁운거전저) : 궁궐의 구름은 전각 낮은 곳으로 떠나간다.
避人焚諫草(피인분간초) : 사람을 피하여 간언한 글을 태우고
騎馬欲雞棲(기마욕계서) : 말에 오르니 닭은 홰에 오르려고 하는구나.
자신전퇴조구호(紫宸殿退朝口號)-두보(杜甫)
자신전에서 조회를 마치고 나와 입으로 읊다-두보(杜甫)
戶外昭容紫袖垂(호외소용자수수) : 자신전 문 밖, 소용은 자색 소매 드리우고
雙瞻御座引朝儀(쌍첨어좌인조의) : 나란히 어좌를 보라보며 조회의 의식을 이끈다.
香飄合殿春風轉(향표합전춘풍전) : 꽃향기 전각에 가득하고 봄바람은 구르고
花覆千官淑景移(화복천관숙경이) : 꽃잎은 온 관리들을 덮고 맑은 햇볕 옮아온다.
晝漏稀聞高閣報(주누희문고각보) : 낮 물시계는 희미하여 고각에서 알려오고
天顔有喜近臣知(천안유희근신지) : 임금의 얼굴빛 기쁜 것을 근신은 알고 있다.
宮中每出歸東省(궁중매출귀동생) : 궁중에서 매번 나와 동성으로 돌아가
會送蘷龍集鳳池(회송기룡집봉지) : 함께 모여 재상을 전송하고 중서성에 모인다.
선정전퇴조만출좌액(宣政殿退朝晩出左掖)-두보(杜甫)
선정전에 조회를 마치고 저녘에 문하성을 나서다-두보(杜甫)
天門日射黃金牓(천문일사황금방) : 천자의 출입문 황금방에 햇빛 비치고
春殿晴曛赤羽旗(춘전청훈적우기) : 봄날 전각 붉은 깃발에 맑은 빛이 빛난다.
宮草霏霏承委珮(궁초비비승위패) : 궁궐 풀은 무성하여 늘어진 패옥에 닿고
鑪煙細細駐游絲(노연세세주유사) : 향로에서 연기가 흔들리는 버들실처럼 머문다.
雲近蓬萊常五色(운근봉래상오색) : 봉래궁 가까운 구름은 항상 오색빛을 띠고
雪殘鳷鵲亦多時(설잔지작역다시) : 지작관에 남은 눈도 늘 남아 있도다.
侍臣緩步歸靑瑣(시신완보귀청쇄) : 측신은 천천히 걸어 청쇄문에 돌아가고
退食從容出每遲(퇴식종용출매지) : 물러나 식사함에는 조용히 늘 늦어 나온다.
봉화가지사인조조대명궁(奉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두보(杜甫)
둥서사인 가지의 조조대명궁 시에 받들어 화답하다-두보(杜甫)
五夜漏聲催曉箭(오야누성최효전) : 오경 밤에 물시계 소리 새벽을 재촉하고
九重春色醉仙桃(구중춘색취선도) : 구중깊은 궁궐 봄빛은 복숭아를 취하게 한다.
旌旂日暖龍蛇動(정기일난룡사동) : 날이 따뜻해지니 깃발에서 용과 뱀이 꿈틀대고
宮殿風微燕雀高(궁전풍미연작고) : 궁전에 미풍이 부니 제비와 참새 높이 나는구나.
朝罷香煙携滿袖(조파향연휴만수) : 조회 마치고 향 연기 소매 가득 가져다가
詩成珠玉在揮毫(시성주옥재휘호) : 시를 지으니 옥구슬처럼 되어 붓 끝에 생겨난다.
欲知世掌絲綸美(욕지세장사륜미) : 대를 이어 칙서를 담당한 아름다움 알려한다면
池上于今有鳳毛(지상우금유봉모) : 지금 연못 위에는 봉황의 깃털 있도다.
동일낙성배알현원황제묘(冬日洛城北謁玄元皇帝廟)-두보(杜甫)
겨울날 낙성 북에서 현원황제의 묘를 참배하다-두보(杜甫)
配極玄都閟(배극현도비) : 북극성을 짝하여 노자의 무덤은 닫혀있고
憑高禁籞長(빙고금어장) : 높은 곳에 의지한 금원의 울타리가 기다랗다.
守祧嚴具禮(수조엄구례) : 묘를 관리하는 사람은 엄숙히 예를 갖추고
掌節鎭非常(장절진비상) : 부절을 관장하는 사람은 급한 일을 처리한다.
碧瓦初寒外(벽와초한외) : 푸른 기와는 첫 추위 밖에 있고
金莖一氣旁(금경일기방) : 구리 기둥은 우주의 한 기운 옆에 있었다.
山河扶繡戶(산하부수호) : 산하는 아름답게 수놓은 문을 부축하고
日月近雕梁(일월근조량) : 해와 달은 조각한 대들보에 가까이 닿아있다.
仙李蟠根大(선리반근대) : 신선의 자두나무는 서린 뿌리가 크고
猗蘭奕葉光(의난혁섭광) : 부드러운 난초의 큰 잎이 빛난다.
世家遺舊史(세가유구사) : 세가는 옛 역사책에는 빠져있으나
道德付今王(도덕부금왕) : 도덕경은 지금의 왕에게 전하여졌다.
畫手看前輩(화수간전배) : 화가 중에서 앞선 사람을 보니
吳生遠擅場(오생원천장) : 오도자가 그 세계에서 멀리 홀로 뛰어났다.
森羅移地軸(삼나이지축) : 울창하게 늘어서 지축을 옮긴 것 같고
妙絶動宮牆(묘절동궁장) : 절묘하게 뛰어나 궁궐과 담장이 생동하였다.
五聖聯龍袞(오성련룡곤) : 다섯 성인은 곤룡포를 나란히 그려 있고
千官列雁行(천관렬안항) : 모든 관리들은 기러기 떼처럼 늘어서 있었다.
冕旒俱秀發(면류구수발) : 면류관은 모두 뛰어나게 빛나고
旌旆盡飛揚(정패진비양) : 밭쳐든 깃발은 모두가 휘날리고 있었다.
翠柏深留景(취백심류경) : 겨울 푸른 잣나무는 짙게 빛을 남기고
紅梨逈得霜(홍리형득상) : 겨울 붉은 배나무는 멀리 서리를 맞아있었다.
風箏吹玉柱(풍쟁취옥주) : 풍경은 옥 같은 기둥에 울려오고
露井凍銀床(노정동은상) : 노천의 우물은 쇠 난간이 얼어있었다.
身退卑周室(신퇴비주실) : 몸을 낮추어 주나라에서는 낮은 관리였지만
經傳拱漢皇(경전공한황) : 경전을 전하여 한나라 황제가 공손히 받았다.
谷神如不死(곡신여부사) : 신을 길러 만약 죽기 않았다면
養拙更何鄕(양졸경하향) : 졸박함을 길으며 다시 어느 땅에 있을까.
증위좌승제(贈韋左丞濟)-두보(杜甫)
위제 좌승에게 드립니다-두보(杜甫)
左轄頻虛位(좌할빈허위) : 좌승의 자리 자주 비더니
今年得舊儒(금년득구유) : 금년에 관록의 선비 얻었습니다.
相門韋氏在(상문위씨재) : 재상으로는 위씨 집안이 있고
經術漢臣須(경술한신수) : 경술로는 한나라 신하가 필요하였다.
時議歸前烈(시의귀전렬) : 당시 의론은 선조의 업적에 따랐는데
天倫恨莫俱(천륜한막구) : 형제가 살아 같이하지 못함이 한스러웠다.
鴒原荒宿草(영원황숙초) : 할미새 우는 들판엔 묵은 풀이 황폐하고
鳳沼接亨衢(봉소접형구) : 중서성으로 형통한 길이 이어져 있었다.
有客雖安命(유객수안명) : 나그네 비록 천명을 편안하게 여기나
衰容豈壯夫(쇠용개장부) : 노쇠한 얼굴이 어찌 장부의 모습이겠습니까.
家人憂几杖(가인우궤장) : 식구들은 지팡이 진 늙은이 걱정하고
甲子混泥塗(갑자혼니도) : 세월을 진흙에 섞이어 천하게 살고 있습니다.
不謂矜餘力(부위긍여력) :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남은 힘을 자랑하고
還來謁大巫(환내알대무) : 돌아와 큰 무당을 뵙고자 하는 것을.
歲寒仍顧遇(세한잉고우) : 날이 차가워져도 보살피고 대접해주시니
日暮且踟躕(일모차지주) : 날이 저물어가도 머뭇거리는 것입니다.
老驥思千里(노기사천리) : 늙은 준마는 천리 길을 생각하고
饑鷹待一呼(기응대일호) : 굶주린 매는 한 번 불러주기를 기다립니다.
君能微感激(군능미감격) : 어르신께서 조름이나마 알아주시면
亦足慰榛蕪(역족위진무) : 또한 황량한 제 마음에 위로가 될 것입니다.
봉기하남위윤장인(奉寄河南韋尹丈人)-두보(杜甫)
하남윤 위장인에게 부쳐드리다-두보(杜甫)
有客傳河尹(유객전하윤) : 객이 있어 전하기를 하남윤이
逢人問孔融(봉인문공융) : 사람을 만나 공융의 안부를 물었단다.
靑囊仍隱逸(청낭잉은일) : 신선도술의 책을 가지고 숨어 살며
章甫尙西東(장보상서동) : 장보관을 쓰고 아직도 여기저기 떠도느냐고.
鼎食分門戶(정식분문호) : 큰 집안이라 작은 가문으로 나누고
詞場繼國風(사장계국풍) : 문단에서는 시경 국풍을 계승하셨습니다.
尊榮瞻地絶(존영첨지절) : 어른신의 존귀하고 영화와 지위가 높음을 보면서
疎放憶途窮(소방억도궁) : 저는 서툴고 방탕하여 길이 막힌 것을 생각합니다.
濁酒尋陶令(탁주심도령) : 탁주를 구하여 도연명을 찾고
丹砂訪葛洪(단사방갈홍) : 단사를 찾아 강홍을 찾아갔습니다.
江湖漂短褐(강호표단갈) : 강과 호수를 짧은 옷 차람으로 떠돌다가
霜雪滿飛蓬(상설만비봉) : 서리와 눈이 쑥대머리에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牢落乾坤大(뇌낙건곤대) : 홀로 영락하였으나 천지는 광대하였고
周流道術空(주류도술공) : 두루 방랑하니 도술은 다 비어버렸습니다.
謬慚知薊子(류참지계자) : 계자로 잘못 알아주신 것도 부끄럽지만
眞怯笑揚雄(진겁소양웅) : 참으로 두려운 것은 사람들이 양웅을 비웃던 것입니다.
盤錯神明懼(반착신명구) : 어려운 일을 다 이겨내시니 신도 능력을 두려워하고
謳歌德義豐(구가덕의풍) : 칭송하는 노래가 들리니 덕망과 의리가 넉넉하십니다.
尸鄕餘土室(시향여토실) : 제가 살던 시향에 집이 남아있지만
誰話祝雞翁(수화축계옹) : 누가 축계옹이라고 말해 주겠습니까.
증비부소낭중십형(贈比部蕭郎中十兄)-두보(杜甫)
피부낭붕인 소형게에 드린다-두보(杜甫)
有美生人傑(유미생인걸) : 아름다운 사람 있어 인물을 낳았으니
由來積德門(유내적덕문) : 원래부터 덕업을 쌓은 가문입니다.
漢朝丞相系(한조승상계) : 한나라 조정에서는 승상의 핏줄이요
梁日帝王孫(양일제왕손) : 양나라 때에는 제왕의 자손이었습니다.
蘊藉爲郎久(온자위낭구) : 관대한 마음 지니시고 오랫동안 낭중 벼슬 하였고
魁梧秉哲尊(괴오병철존) : 장대한 기골에 명철함을 지니신 존귀한 분입니다.
詞華傾後輩(사화경후배) : 문장이 화려하여 후배들을 경도시키고
風雅靄孤鶱(풍아애고건) : 용모가 우아하여 구름 가를 홀로 나는 새 같습니다.
宅相榮姻戚(댁상영인척) : 혈족께서는 인척들을 영광되게 하시고
兒童惠討論(아동혜토논) : 어린 저에게는 토론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見知眞自幼(견지진자유) : 어려서부터 저의 진면목을 알아주셨으나
謀拙愧諸昆(모졸괴제곤) : 지혜가 모자라 여러 형님들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漂蕩雲天闊(표탕운천활) : 이리저리 떠도니 구름길 하늘은 광활하기만 하고
沈埋日月奔(침매일월분) : 묻히어 사는 동안 세월은 빨리도 달아나버렸습니다.
致君時已晩(치군시이만) : 임금님께 다가가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어버리고
懷古意空存(회고의공존) : 옛날을 떠올리니 마음은 허전하기만 합니다.
中散山陽鍛(중산산양단) : 혜강은 산양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
愚公野谷邨(우공야곡촌) : 우공은 시골 골짜기 마을에서 살았습니다.
寧紆長者轍(녕우장자철) : 어찌 어르신 수레를 돌리게 하겠습니까
歸老任乾坤(귀노임건곤) : 돌아가 늙어가며 천지에 이 몸을 맡기려 합니다.
증특진여양왕이십운(贈特進汝陽王二十韻)-두보(杜甫)
특진 벼슬의 영양왕에게 드리는 시-두보(杜甫)
特進羣公表(특진군공표) : 특진께서는 여러 공들의 표상이시며
天人夙德升(천인숙득승) : 귀인의 오랫동안 쌓은 덕망이 높아집니다.
霜蹄千里駿(상제천리준) : 서리 밟는 발굽으로 천리를 달리는 명마이시고
風翮九霄鵬(풍핵구소붕) : 바람 날개짓하며 하늘까지 오르는 붕새이십니다.
服禮求亳髮(복례구박발) : 예의를 갖추심에 철저하시고
惟忠忘寢興(유충망침흥) : 충성을 생각함에 자고 일어남도 잊으십니다.
聖情常有眷(성정상유권) : 천자의 마음에 항상 돌보심이 있으나
朝退若無憑(조퇴야무빙) : 조정에서 물러나면 의지할 곳도 없는 것 같다.
仙醴來浮蟻(선례내부의) : 왕실에서 내리는 감로주는 부의라는 술이 나오고
奇毛或賜鷹(기모혹사응) : 기이한 새로는 혹 송골매를 내려주셨습니다.
淸關塵不雜(청관진부잡) : 맑은 대문에는 먼지 같은 사람들로 잡되지 않았고
中使日相乘(중사일상승) : 대궐의 사신은 날마다 수레 타고 찾아옵니다.
晩節嬉遊簡(만절희유간) : 늙어서도 노는 것이 간소하고
平居孝義稱(평거효의칭) : 평소 생활함에 효도와 의리로 칭송 받았습니다.
自多親棣萼(자다친체악) : 형제간의 친애함을 스스로 아름답게 여기니
誰敢問山陵(수감문산능) : 누가 감히 산릉에 대해서 물을 수 있겠는가.
學業醇儒富(학업순유부) : 학업은 순정한 유가처럼 풍부하시고
辭華哲匠能(사화철장능) : 문장은 뛰어난 문장가처럼 능숙하셨다.
筆飛鸞聳立(필비난용립) : 글씨를 날려 쓰면 난새가 솟아오르는 듯하고
章罷鳳鶱騰(장파봉건등) : 문장을 다 지으면 봉황새처럼 뛰어오는 듯하다.
精理通談笑(정리통담소) : 이치에 정통하여 담소하심이 능통하고
忘形向友朋(망형향우붕) : 신분을 잊고 친구를 대하신다.
寸長堪繾綣(촌장감견권) : 작은 장점도 친밀하게 돌보아주시고
一諾豈驕矜(일낙개교긍) : 한 번 허락해주셔도 어찌 교만하게 자랑하겠습니까.
已忝歸曹植(이첨귀조식) : 이미 외람되게도 조식 같은 분에게 기탁하였는데
何如對李膺(하여대리응) : 어떻게 해서 권세가 이응을 대하겠습니까.
招要恩屢至(초요은누지) : 불러주시니 은혜가 여러 차례나 이르고
崇重力難勝(숭중력난승) : 높이고 귀하게 여기심을 제 힘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披霧初歡夕(피무초환석) : 안개 헤치고는 처음 기쁜 저녁
高秋爽氣澄(고추상기징) : 높은 가을 하늘에 상쾌한 바람이 맑았습니다.
樽罍臨極浦(준뢰림극포) : 술잔을 들고 먼 포구에 서니
鳧雁宿張燈(부안숙장등) : 물오리와 기러기는 켜진 등불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花月窮遊宴(화월궁유연) : 꽃 핀 달 아래서 한껏 노닐며 잔치벌이고
炎天避鬱蒸(염천피울증) : 더운 여름날 무더운 습기를 피하였습니다.
硯寒金井水(연한금정수) : 벼루는 차가워 금정수 우물의 물 같고
簷動玉壺冰(첨동옥호빙) : 처마는 움직이는 것은 옥 같은 병의 얼음과 같다.
瓢飮惟三徑(표음유삼경) : 표주박으로 물 마시려면 오직 세 갈래 길이 있으니
巖棲在百層(암서재백층) : 바위굴 집은 백 층이나 높이 있습니다.
謬持蠡測海(류지려측해) : 잘못 표주박 가지고 바닷물을 재려하다니
況挹酒如澠(황읍주여민) : 하물며 승수와 같이 많은 술을 뜨려함에 있어서야.
鴻寶寧全袐(홍보녕전필) : 큰 보배가 어찌 완전히 숨겨질까
丹梯庶可凌(단제서가능) : 신선세계의 붉은 사다리는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淮王門有客(회왕문유객) : 회왕의 문하에는 빈객이 있으니
終不愧孫登(종부괴손등) : 끝내 손등과 같은 분에게 부끄럽지 않겠습니다.
금석항(今夕行)-두보(杜甫)
오늘 밤의 노래-두보(杜甫)
今夕何夕歲云徂(금석하석세운조) : 오늘 밤은 어떤 밤인가, 한 해가 간다는데
更長燭明不可孤(경장촉명부가고) : 밤은 길고 촛불은 밝으니 외롭지가 않도다.
咸陽客舍一事無(함양객사일사무) : 함양 객사에는 하나도 할 일이 없어
相與博塞爲歡娛(상여박색위환오) : 서로 박색놀이를 즐거움으로 삼는다.
馮陵大叫呼五白(풍능대규호오백) : 신나게 크게 외치며 오백의 패를 소리쳐 부르며
袒跣不肯成梟盧(단선부긍성효노) : 옷 벗고 맨 발로 해도 효노의 패로 되지 않는구나.
英雄有時亦如此(영웅유시역여차) : 영웅도 때로는 이와 같나니
邂逅豈卽非良圖(해후개즉비량도) : 우연히 만났어도 어찌 좋은 의도가 없겠는가.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군막소류의종내포의원) : 그대는 웃지 말라, 유의의 포의 시절의 소망을
家無儋石輸百萬(가무담석수백만) : 집안에 1, 2 석의 식량도 없었으나 백만 전을 잃었단다.
송공소부사병귀유강동겸정이백(送孔巢父謝病歸游江東兼呈李白)-두보(杜甫)
공소보가 병으로 관직을 버리고 강동으로 돌아가 노는 것을 전송하고 겸하여 이백에게 드리다-두보(杜甫)
巢父掉頭不肯住(소보도두부긍주) : 소보는 머리를 흔들며 머물려 하지 않고
東將入海隨煙霧(동장입해수연무) : 동으로 장차 바다로 가 안개를 따라가려 한다.
詩卷長留天地間(시권장류천지간) : 시를 적은 두루마리를 세상에 남겨두고
釣竿欲拂珊瑚樹(조간욕불산호수) : 낚싯대 가지고 산호초를 흔들려 하신다.
深山大澤龍蛇遠(심산대택룡사원) : 깊은 산과 큰 못에는 용과 뱀은 멀리 있고
春寒野陰風景暮(춘한야음풍경모) : 봄날 추위에 들판은 어둑하고 해는 저문다.
蓬萊織女回雲車(봉래직녀회운거) : 봉래산 선녀가 구름수레 돌려오고
指點虛無引歸路(지점허무인귀노) : 동쪽 아련한 곳 가리키며 가는 길을 안내한다.
自是君身有仙骨(자시군신유선골) : 본래 그대의 몸에 신선의 골격 있으나
世人那得知其故(세인나득지기고) : 세상 사람들 어찌 그 까닭을 알겠는가.
惜君只欲苦死留(석군지욕고사류) : 그대 아끼노니, 애써 머물게 하고 싶지만
富貴何如草頭露(부귀하여초두노) : 부귀가 어찌 풀끝의 이슬만 하겠는가.
蔡侯靜者意有餘(채후정자의유여) : 채후는 조용한 사람으로 마음이 넉넉하여
淸夜置酒臨前除(청야치주림전제) : 맑은 밤에 술을 차려 뜰 앞의 섬돌에 나왔다.
罷琴惆悵月照席(파금추창월조석) : 거문고 소리 그쳐 서글픈데 달빛은 자리를 비추고
幾歲寄我空中書(기세기아공중서) : 어느 해에나 나에게 신선의 공중 글을 보내려는가.
南尋禹穴見李白(남심우혈견리백) : 남쪽으로 우임금 무덤 찾다가 이백을 만나거든
道甫問訊今何如(도보문신금하여) : 두보가 지금은 어떠하신지 묻더라고 말해주게나.
정부마댁연동중(鄭駙馬宅宴洞中)-두보(杜甫)
정 부마 집 동굴에서 잔치하다-두보(杜甫)
主家陰洞細煙霧(주가음동세연무) : 공주의 집 그늘진 동굴에 엷은 안개
留客夏簟靑琅玕(류객하점청랑간) : 객을 머물게 하는 여름 대자리에 푸른 옥돌.
春酒盃濃琥珀薄(춘주배농호박박) : 봄술 담긴 술은 잔이 짙어 호박 빛처럼 엷고
冰漿椀碧瑪瑙寒(빙장완벽마노한) : 얼음물은 그릇이 푸르러 마놋빛처럼 차갑다.
悞疑茅堂過江麓(오의모당과강록) : 초가집에 강기슭 지나는 듯 잘못 알고
已入風磴霾雲端(이입풍등매운단) : 바람 부는 돌계단에 드니, 멀리 구름 끝에 흙비 내린다.
自是秦樓壓鄭谷(자시진누압정곡) : 본래 진루가 정곡을 내리누르고 있고
時聞雜佩聲珊珊(시문잡패성산산) : 때때로 찰랑찰랑 온갖 패옥소리 들린다.
여리십이백동심범십은거(與李十二白同尋范十隱居)-두보(杜甫)
이백과 범은사를 방문하다-두보(杜甫)
李侯有佳句(이후유가구) : 이후에게 아름다운 시구 있으니
往往似陰鏗(왕왕사음갱) : 왕왕 음객의 시구와 흡사하다.
余亦東蒙客(여역동몽객) : 나 또한 동몽산의 나그네
憐君如弟兄(련군여제형) : 당신 좋아하기를 형제처럼 하였다.
醉眠秋共被(취면추공피) : 취하여 잠들면 가을에는 함께 이불 덮고
攜手日同行(휴수일동항) : 손을 맞잡고 날마다 동했었다.
更想幽期處(경상유기처) : 기약한 그윽한 곳을 다시 생각하며
還尋北郭生(환심배곽생) : 다시 고고한 북곽선생 찾는다.
入門高興發(입문고흥발) : 문을 들어서니 고상한 흥이 일고
侍立小童淸(시립소동청) : 모시고 서있는 어린 동자가 해맑다.
落景聞寒杵(낙경문한저) : 지는 햇볕에 차가운 다듬이 소리 들려오고
屯雲對古城(둔운대고성) : 쌓인 구름이 옛 성을 마주한다.
向來吟橘頌(향내음귤송) : 지금껏 굴원의 귤나무 노래를 읊었으니
誰與討蓴羹(수여토순갱) : 누구와 같이 고향 돌아 와 순채 나물국 찾을까.
不願論簪笏(부원논잠홀) : 벼슬아치의 비녀와 홀을 말하고 싶지도 않나니
悠悠滄海情(유유창해정) : 아득하다, 푸른 바닷가에 살고 싶은 마음이로다.
증이백(贈李白)-두보(杜甫)
이백에게-두보(杜甫)
秋來相顧尙飄蓬(추내상고상표봉) : 가을이 되어 서로 돌아 보니 떠도는 쑥 같아
未就丹砂愧葛洪(미취단사괴갈홍) : 단사의 땅으로 나아가지 못해 갈홍에게 부끄러워라.
痛飮狂歌空度日(통음광가공도일) : 난 통쾌히 마시고 미친 듯 노래하며 헛되이 세월 보내고
飛揚跋扈爲誰雄(비양발호위수웅) : 당신은 멋대로 날아오르고 뛰어오르니 구누 위한 허세인가.
잠여림읍지작산호정봉회이원외성흥(暫如臨邑至㟙山湖亭奉懷李員外成興)-두보(杜甫)
잠시 입읍에 가서 택산호의 정자에 이르러 이원외를 생각하니 흥이 일다-두보(杜甫)
野亭逼湖水(야정핍호수) : 들의 정자가 호수에 가까워
歇馬高林間(헐마고림간) : 말을 높은 숲 사이에서 쉬게 한다.
鼉吼風奔浪(타후풍분낭) : 악어가 소리치니 바람에 물결 일어
魚跳日映山(어도일영산) : 물고기가 뛰고 햇빛이 산에 비친다.
暫遊阻詞伯(잠유조사백) : 잠시 돌아다니다가 사백과 떨어져
却望懷靑關(각망회청관) : 돌아보니 그가 있는 정관이 생각난다.
靄靄生雲霧(애애생운무) : 자욱이 구름과 안개 피어나니
惟應促駕還(유응촉가환) : 오직 수레 재촉하여 돌아가야 하리라.
동리태수등력하고성원외신정(同李太守登歷下古城員外新停)-두보(杜甫)
이태수의 <역하 고성에 있는 원외랑의 새 정자에 올라>에 화답하여-두보(杜甫)
新亭結構罷(신정결구파) : 새 정자 짓는 일 모두 마치니
隱見淸湖陰(은현청호음) : 정자 모습 맑은 호수 남쪽에 아련하다.
跡籍臺觀舊(적적대관구) : 집터는 누대와 누각의 옛 모양 빌리고
氣冥海嶽深(기명해악심) : 분위기는 바다와 산의 깊숙함처럼 어둑하다.
圓荷想自昔(원하상자석) : 둥근 연잎 예부터 있었던 듯한데
遺堞感至今(유첩감지금) : 성가퀴는 지금까지 남아 있어 감회가 인다.
芳宴此時具(방연차시구) : 향기로운 잔치 이 시간에 베풀어지고
哀絲千古心(애사천고심) : 슬픈 음악소리 천고의 마음을 전하는구나.
主稱壽尊客(주칭수존객) : 주인은 술잔 들어 귀한 손님을 축수하고
筵秩宴北林(연질연배림) : 연회의 격식대로 북림에서 잔치를 벌인다.
不阻蓬蓽興(부조봉필흥) : 미천한 사람들의 흥취도 막지 않아
得兼梁甫吟(득겸량보음) : 능히 양보음도 겸하여 노래하게 되었도다.
배리배해연력하정(陪李北海宴歷下亭)-두보(杜甫)
이북해를 모시고 역하정에서 연회하다-두보(杜甫)
東藩駐皁蓋(동번주조개) : 동쪽 번국에 검은 수레 멈추고
北渚凌淸河(배저능청하) : 북쪽 물가에서 청하를 건너간다.
海右此亭古(해우차정고) : 바다 오른편엔 이 정자가 예스럽고
濟南名士多(제남명사다) : 제남 땅에는 이름난 선비들이 많았다.
雲山已發興(운산이발흥) : 구름 낀 산에는 이미 흥이 일고
玉珮仍當歌(옥패잉당가) : 옥패를 소리꾼은 곧 노래를 부른다.
脩竹不受暑(수죽부수서) : 늘어진 대나무에 덥지도 않고
交流空湧波(교류공용파) : 섞여 흐르는 물 공연히 물결 치솟는다.
蘊眞愜所遇(온진협소우) : 참된 멋 모여 닥치는 것마다 흡족하니
落日將如何(낙일장여하) : 지는 해를 장차 어찌하랴.
貴賤俱物役(귀천구물역) : 귀하고 천한 사람 모두 일에 얽매여
從公難重過(종공난중과) : 공을 따라 다시 이곳에 오기는 어려우리라.
중제정씨동정(重題鄭氏東亭)-두보(杜甫)
정씨의 동편 정자에 다시 제하다-두보(杜甫)
華亭入翠微(화정입취미) : 푸른 푸른 산빛 속 화려한 정자
秋日亂淸暉(추일난청휘) : 가을 해는 맑은 빛을 산란시킨다.
崩石欹山樹(붕석의산수) : 무너진 돌이 산 나무에 걸치고
淸漣曳水衣(청련예수의) : 맑은 잔물결이 물풀을 끌고 간다.
紫鱗衝岸躍(자린충안약) : 자줏빛 물고기 언덕에 부딪혀 뛰고
蒼隼護巢歸(창준호소귀) : 푸른 매는 둥지를 지키려 돌아간다.
向晩尋征路(향만심정노) : 저녁이 되어 갈 길을 찾는데
殘雲傍馬飛(잔운방마비) : 말곁에서는 남은 눈이 날린다.
이감댁이수1(李監宅二首1)-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尙覺王孫貴(상각왕손귀) : 아직도 왕손의 귀함을 알겠노니
豪家意頗濃(호가의파농) : 호화로운 집에 마음 씀이 자못 깊다.
屛開金孔雀(병개금공작) : 병풍에는 금빛 공작새가 펼쳐있고
褥隱繡芙蓉(욕은수부용) : 잠자리 요에는 수놓은 부용이 숨어 있다.
且食雙魚美(차식쌍어미) : 한 쌍의 물고기 요리 맛있게 먹으려는데
誰看異味重(수간리미중) : 이 많은 특이한 요리가 누가 보기나 했나.
門闌多喜色(문란다희색) : 문의 난가에는 기뻐하는 사람들 많고
女壻近乘龍(녀서근승룡) : 이 집 사위는 용을 탄 사람에 가깝구나.
이감댁이수2(李監宅二首2)-두보(杜甫)
이감의 저택에서-두보(杜甫)
華館春風起(화관춘풍기) : 화려한 집에 봄바람 이니
高城煙霧開(고성연무개) : 높은 성에 연기안개 걷힌다.
雜花分戶映(잡화분호영) : 온갖 꽃들을 문에 나누어 비치고
嬌燕入簾回(교연입렴회) : 예쁜 제비들 주렴에 들었다 간다.
一見能傾座(일견능경좌) : 한 번 한번 보면 능히 좌중을 장악하니
虛懷只愛才(허회지애재) : 속마음 비우고 다만 재주가 좋아해서라
鹽車雖絆驥(염거수반기) : 소금 수레가 천리마를 묶어두었어도
名是漢庭來(명시한정내) : 명색은 곧 한나라 조정의 핏줄이어라.
용문(龍門)-두보(杜甫)
용문산-두보(杜甫)
龍門橫野斷(용문횡야단) : 용문산은 들판을 가로 누워 끊어지고
驛樹出城來(역수출성내) : 역의 나무들은 성에서부터 늘어서 있다.
氣色皇居近(기색황거근) : 분위기를 보니 황제 계신 곳이 가까워
金銀佛寺開(금은불사개) : 휘황찬란한 금빛 은빛, 사찰들이 열려있다.
往來時屢改(왕내시누개) : 왕래하는 때마다 자주 바뀌나
川陸日悠哉(천륙일유재) : 냇가와 땅은 날마다 변함없구나.
相閱征途上(상열정도상) :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살펴보니
生涯盡幾回(생애진기회) : 내 일생동안 모두 몇 번이나 다시 찾아올까.
가산(假山)-두보(杜甫)
가산-두보(杜甫)
天寶初(천보초) : 천보 연간 초기에
南曹小司寇舅(남조소사구구) : 남조 소사구인 외삼촌이
於我太夫人堂下(어아태부인당하) : 내 할머니 당 아래에
壘土爲山(루토위산) : 흙을 쌓아 작은 산을 이루었다.
一匱盈尺(일궤영척) : 한 광주리의 흙으로 한 자 높이가 되어
以代彼朽木(이대피후목) : 썩은 나무를 대신하였다.
承諸焚香瓷甌(승제분향자구) : 그것이 여러 향불을 피우는 자기를 받치는데
甌甚安矣(구심안의) : 자기가 대단히 안정되어있다.
旁植慈竹(방식자죽) : 옆에다가 자죽을 심었는데
蓋茲數峰(개자수봉) : 이 가산의 몇 개 봉우리를 덮었다.
嶔岑嬋娟(금잠선연) : 산은 우뚝하고 대나무는 선연하여
宛有塵外致(완유진외치) : 완연히 세속에서 벗어난 운치가 있었다.
乃不知興之所至(내부지흥지소지) : 이에 나도 모르게 흥이나 서
而作是詩(이작시시) : 이 시를 짓는다.
一匱功盈尺(일궤공영척) : 한 광주리 흙으로 한 자 높이를 이루니
三峯意出羣(삼봉의출군) : 세 봉우리의 의미가 출중하여라.
望中疑在野(망중의재야) : 바라보니, 내가 들에 있는 듯 하고
幽處欲生雲(유처욕생운) : 그윽한 곳에서는 구름이 일어나는 듯 하다.
慈竹春陰覆(자죽춘음복) : 심은 자죽은 봄날의 그늘에 덥혀있고
香爐曉勢分(향노효세분) : 향기는 새벽 연기의 형세로 나누어진다.
惟南將獻壽(유남장헌수) : 남산이 장차 헌수 하려는 듯이
佳氣日氤氳(가기일인온) : 아름다운 기운이 날마다 끝없이 생겨나다.
임읍사제서지(臨邑舍弟書至)-두보(杜甫)
임읍 동생의 편지가 오다-두보(杜甫)
* 原題 : 臨邑舍弟書至苦雨黃河泛因寄此詩 用寬其意
二儀積風雨(이의적풍우) : 하늘과 땅에는 온통 바람과 비
百谷漏波濤(백곡누파도) : 골짜기마다 큰 물결이 흘러내린다.
聞道洪河坼(문도홍하탁) : 듣자니, 큰 황하의 둑이 터져
遙連滄海高(요련창해고) : 아득히 동해 푸른 바다와 이어져 물결이 높단다.
職司憂悄悄(직사우초초) : 맡은 관리들이 초조하게 근심하고
郡國訴嗷嗷(군국소오오) : 수해 입은 지방에서는 웅성거리며 호소한다.
舍弟卑棲邑(사제비서읍) : 동생은 임읍에서 비천하게 사는데
防川領簿曹(방천령부조) : 하천의 범람을 막는 부조의 벼슬직을 맡고 있다.
尺書前日至(척서전일지) : 짧은 편지 하나 전날 도착했는데
版築不時操(판축불시조) : 판과 축을 제때에 대지 못했습니다.
難假黿鼉力(난가원타력) : 자라와 악어 같은 큰 힘을 빌리지도 못하고
空瞻烏鵲毛(공첨오작모) : 오리와 까마귀 깃털의 도움마저 바라고 있습니다.
燕南吹畎畝(연남취견무) : 연 지방 남쪽은 논밭이 휩쓸려나가고
濟上沒蓬蒿(제상몰봉호) : 제수 위에는 쑥대조차 물에 잡겼습니다.
螺蚌滿近郭(나방만근곽) : 고동과 조개가 근방 성곽에 가득하고
蛟螭乘九皐(교리승구고) : 교룡 같은 것이 높은 언덕을 타고 넘습니다.
徐關深水府(서관심수부) : 서관 지방은 깊은 용궁이 되었고
碣石小秋毫(갈석소추호) : 갈석산도 가을 터럭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白屋留孤樹(백옥류고수) : 백성들의 초라한 집에는 외로운 나무만 남고
靑天失萬艘(청천실만소) : 비 그친 푸른 하늘에는 길 잃은 배가 만 척입니다.
吾衰同泛梗(오쇠동범경) : 나는 쇠약하여 물에 떠도는 나무인형 같은 신세
利涉想蟠桃(리섭상반도) : 물을 건너기는 유리하니 반도 복숭아나 생각하리라.
却倚天涯釣(각의천애조) : 도리어 하늘 끝에 기대어 살면서 낚시질하면
猶能掣巨鼇(유능체거오) : 그래도 거대한 자라라도 낚을 수 있으리라.
과송원외지문구장(過宋員外之問舊莊)-두보(杜甫)
원외랑 송지문의 옛 별장을 지나며-두보(杜甫)
宋公舊池館(송공구지관) : 송지문님의 옛 연못가 별장이라
零落首陽阿(령낙수양아) : 수양산 언덕에 영락하여 있구나.
枉道秪從入(왕도지종입) : 길을 돌아 다만 따라 들어가니
吟詩許更過(음시허경과) : 시를 읊자니, 다시 들릴 수 있을까
淹留問耆老(엄류문기노) : 오래 머물며 노인에게 물으며
寂寞向山河(적막향산하) : 쓸쓸히 산과 강을 바라본다.
更識將軍樹(갱식장군수) : 더욱 알겠다, 장군의 나무에
悲風日暮多(비풍일모다) : 서글픈 바람이 해질녘에 많은 것을.
사상인모재(巳上人茅齋)-두보(杜甫)
사상인의 조가집에서-두보(杜甫)
巳公茅屋下(사공모옥하) : 사상인님 초가집 아래에서는
可以賦新詩(가이부신시) : 멋진 시를 지을 만하구나.
枕簟入林僻(침점입림벽) : 목침과 댓자리 가지고 깊숙한 숲으로 드니
茶瓜留客遲(다과류객지) : 차와 외를 내놓으며 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
江蓮搖白羽(강련요백우) : 강의 연꽃은 흰 부채처럼 흔들리고
天棘蔓靑絲(천극만청사) : 천문동 덩굴은 푸른 실처럼 뻗어있다.
空忝許詢輩(공첨허순배) : 산수 유람 좋아한 허순 같은 분들을 공연히 욕되게 하고
難酬支遁詞(난수지둔사) : 수도하는 고승인 지둔같은 분 말씀에 응대하기 어렵구나.
대우서회주요허주부(對雨書懷走邀許主簿)-두보(杜甫)
비를 대하고 마음을 적어 달려가 허주부를 맞게 하다-두보(杜甫)
東嶽雲峰起(동악운봉기) : 동악에 구름이 봉우리에 일어
溶溶滿太虛(용용만태허) : 아득히 흘러 하늘에 가득하다.
震雷翻幕燕(진뇌번막연) : 진동하는 우뢰는 장막의 제비를 뒤집고
驟雨落河魚(취우낙하어) : 소나기에 강물의 물고기 솟아 떨어지게 한다.
座對賢人酒(좌대현인주) : 앉아서 현인의 술, 백주를 마주하면
門聽長者車(문청장자거) : 문에서는 귀인의 수레 오는 소리 들린다.
相邀愧泥濘(상요괴니녕) : 맞아 모시자니 진흙탕이 부끄러우니
騎馬到堦除(기마도계제) : 말을 타신 채로 섬돌까지 닿아오세요.
여임성허주부유남지(與任城許主簿遊南池)-두보(杜甫)
임성 허주부와 남지에서 놀다-두보(杜甫)
秋水通溝洫(추수통구혁) : 가을 물 밭도랑으로 통하고
城隅進小船(성우진소선) : 성 모퉁이에 작은 배가 나아간다.
晩涼看洗馬(만량간세마) : 싸늘한 저녁에 말 씻는 것 보이고
森木亂鳴蟬(삼목난명선) : 숲 속 나무에는 매미소리 어지럽다.
菱熟經時雨(능숙경시우) : 때맞춘 비 지나가니 마름이 익고
蒲荒八月天(포황팔월천) : 팔월 하늘에 창포가 황폐해지는구나.
晨朝降白露(신조강백노) : 이른 아침에 흰 이슬 내리는데
遙憶舊靑氈(요억구청전) : 낡은 푸른 털담요 아득히 생각는구나.
유구법조정하구석문연집(劉九法曹鄭瑕丘石門宴集)-두보(杜甫)
법조참군사 유씨, 하구현령 정씨와 석문에 모여 잔치하다-두보(杜甫)
秋水淸無底(추수청무저) : 가을 물 맑아 바닥이 보이지 않아
蕭然淨客心(소연정객심) : 쓸쓸하게 나그네 마음을 씻어주는구나.
掾曹乘逸興(연조승일흥) : 연조 유씨는 편안한 흥취를 타고
鞍馬到荒林(안마도황림) : 안장 얻은 말이 황폐한 숲에 이르렀다.
能吏逢聯璧(능리봉련벽) : 유능한 관리가 같은 좋은 친구 만나니
華筵直一金(화연직일금) : 화려한 술자리 한 덩이 금에 값하노라.
晩來橫吹好(만내횡취호) : 저녁에 오랑캐 노래는 좋고
泓下亦龍吟(홍하역룡음) : 깊은 물 아래에서 용도 시를 읊는다.
등연주성누(登兗州城樓)-두보(杜甫)
연주성루에 올라-두보(杜甫)
東郡趨庭日(동군추정일) : 동군서 종종걸음으로 집뜨락 처음 가던 날
南樓縱目初(남누종목초) : 남루서 눈 가는대로 마음껏 구경한 첫날이었다.
浮雲連海岱(부운련해대) : 뜬구름은 동해와 태산으로 이어지고
平野入靑徐(평야입청서) : 평평한 들판은 청주와 서주로 뻗혀들었다.
孤嶂秦碑在(고장진비재) : 외로이 솟은 산봉우리에 진나라 비석이 서있고
荒城魯殿餘(황성노전여) : 황폐한 성에는 노나라 궁궐이 남아있었다.
從來多古意(종내다고의) : 지금껏 옛날을 그리는 마음이 많아
臨眺獨躊躇(임조독주저) : 임하여 바라보며 홀로 자꾸만 머뭇거린다.
단가항증왕낭사직(短歌行贈王郎司直)-두보(杜甫)
단가행을 사직 왕랑에게 주다-두보(杜甫)
王郎酒酣拔劍斫地歌莫哀(왕낭주감발검작지가막애) : 왕랑이 취하여 칼을 뽑아 땅을 치며 막애를 노래하지만
我能拔爾抑塞磊落之奇才(아능발이억새뇌낙지기재) : 나는 그대의 누르고 막는 뇌락한 기이한 재능을 뽑을 수 있도다.
豫章翻風白日動(예장번풍백일동) : 예장 나무는 바람에 펄럭이며 대낮의 해를 움직이고
鯨魚跋浪滄溟開(경어발낭창명개) : 고래가 물결을 밟으며 푸른 바다를 여는구나.
且脫劍佩休徘徊(차탈검패휴배회) : 잠시 패용한 칼을 풀어놓고서 배회하기를 그치고
西得諸侯棹錦水(서득제후도금수) : 서방에서 제후를 얻어 비단빛 물결에 노를 젖는다.
欲向何門趿珠履(욕향하문삽주리) : 어느 문을 향하여 가서 구슬 집어 밟으려하나
仲宣樓頭春色深(중선누두춘색심) : 중선이 배의 다락 머리에 있는데 봄빛은 짙어간다.
靑眼高歌望吾子(청안고가망오자) : 푸른 눈과 높은 소리로 노래하며 나를 바라보니
眼中之人吾老矣(안중지인오노의) : 눈에 비친 사람인 내가 이미 늙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