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번출여의부사의繁出如意不思議
마음대로 부사의한 경계를 무한히 만들어 낸다.
그것은 곧 참 성품[眞性]이
참 성품에 머물러 있지 않고 인연을 따라[隨緣]가며
사람들의 삶과 세상사와 <화엄경>과 같은
불가사의한 법문들을 무한히 풍성하게 만들어 낸다.
海印㝎中에 所起之法이 如何形狀고
해인선정 가운데서 일어난 바의 법은 어떤 형상인가.
非性非相이며 非理非事며 非佛非衆生이며非眞非假어니와
성(性)도 아니고 상(相)도 아니며,
이(理)도 아니고 사(事)도 아니며,
부처도 아니고 중생도 아니며,
진(眞)도 아니고 가(假)도 아니지만
而所說之敎가
그러나 설한 바의 가르침은
即性即相하며 即理即事하며 即佛卽衆生하며 卽眞即假니라
곧 성(性)이면서 곧 상(相)이며,
곧 이(理)이면서 곧 사(事)이며,
곧 부처이면서 곧 중생이며,
곧 진(眞)이면서 곧 가(假)이니라.
해인삼매란 곧 참 성품이며,
참 마음이며,
참 나며,
차별 없는
참 사람의 실다운 상태다.
그 모든 것들이 아니면서
또한 그 모든 것들이다.
그래서 해인삼매란 완벽한 중도(中道)다.
一音演暢하대 而隨類各異하며
일음(一音)으로 연창(演暢)하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고,
隨類各異하대 而圓攝一音하야
종류를 따라 각각 다르되 일음(一音)에 원만히 거두어드려서
以衆生의 種種心으로 說衆生의 種種性하니
중생의 가지가지 마음으로써 중생의 가지가지 성품을 설한 것이다.
非識情의 所到요 非思量의 所及일새
의식과 감정이 이르러 갈 바가 아니요,
사량(思量)의 미칠 바 아닌 까닭으로
故로 云하대 如意不思議라하니 會麽아
“마음대로 하는 부사의한 경계”라고 한 것이니 알겠는가?
夜靜水寒魚不食하니 滿船空載月明歸로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서 고기가 물지 않으니,
빈 배에 달빛만 가득히 싣고 돌아온다.”
“해인삼매 중에 들어가서 마음대로 부사의한 경계를 무한히
만들어 내는 경지”는 한 가지 음성으로 법을 설해도 중생들의
종류를 따라 각각 다르게 이해하고, 각각 다르게 이해하더라도
또한 한가지 음성에 원만히 포섭된다.
이와 같은 이치는 보통 사람들의 의식과 감정으로 알지 못하며
사량 분별로도 미칠 바가 아니다. 그래서 불가사의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