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국내 판매사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의 임원이 노동조합 간부 징계를 위해 사내 성추행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SCL 인사과 이사가 한국말이 서툰 교포 출신 여직원에게 “회사에서 안줏거리가 되고 싶으냐”, “노조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진술서를 써라”고 수차례 강요한 것이다. SSCL은 작성된 진술서를 토대로 노조 간부를 해고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여직원은 성추행 피해 진술을 강요하고, 전 직원 이메일로 해당 내용을 알린 사측 이사를 ‘강요죄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노조원 50여명이 서울 대치동 포르쉐타워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사측 직원이 유리창을 통해 파업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민중의소리
인사과 이사, “회사서 안줏거리 되고 싶으냐” 며 여직원에 성추행 진술 강요,
사측은 진술서 토대로 노조 간부 해고,
여직원은 성추행 진술 강요한 인사과 이사 검찰에 고발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SSCL은 지난 6월17일 여직원 성추행·성희롱을 이유로 노조 감사 한모 씨를 해고했다. 이와 함께 김창규 노조위원장은 겸업 및 상표법 위반, 최모 상조회장·이모 부회장은 ‘경영권침해’ 등을 이유로 각각 해고했다.
이에 노조는 “노조 분쇄를 위한 간부 찍어내기’라고 반발하며, ‘해고자 복직’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지난 5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해당 영업사원들의 징계는 정당하고, 노조 활동과 관련 없다”면서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영업사원들이 이익을 위해 파업을 결정한 것이 유감”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 간부 해고 이후 파업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노조 간부를 해고하기 위해 사측이 여직원에게 성추행 진술을 강요, 사건을 조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해당 여직원 김모 씨는 <민중의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노조 감사) 한 씨에게 성추행을 당하지 않았고, 사측이 성추행 사건을 조작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자신을 이용해 성희롱 사건을 조작해 전체 직원에게 이메일로 알려 정상적인 회사생활이 힘들어졌다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김 씨에 따르면 ‘한 씨와 김 씨가 3년 전 회식자리에서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인사과 A 이사는 여직원 김 씨에게 접근해 해당 사실을 추궁했다. 김씨는 “해당 성추행 내용에 오해가 있었다. 관련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A 이사는 “회사에서 안줏거리가 되고 싶으냐”는 말로 수차례 김 씨를 협박·회유했고, 김씨는 술자리에서 있었던 상황들을 바탕으로 진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김 이사는 진술서에 “한 씨와의 상황을 더 추가하라” 등의 성추행 사실을 수정해 작성할 것을 강요했다.
해당 진술서를 토대로 사측은 한 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이후 “한 감사가 여직원 성추행 문제로 해고당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전체 직원에게 보냈다. 해당 메일에는 피해 여직원이 익명처리 됐지만, 여직원이 적은 회사의 특성상 사내에서 김 씨가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내용의 소문이 돌았다. 이후 김 씨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상적인 회사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김 씨는 지난 6월 말 해당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진술 강요와 관련 사실을 전체 직원에게 알리는데 일조한 A 이사를 ‘명예훼손 및 강요죄’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 수서경찰서(폭력팀)로 이첩돼 조사 중이다.
사건 발생후 “김 씨는 자신의 회사 생활이 불가능해졌다”고 울먹었다. 그는 “(A 이사 고발 후) 회사에서 업무를 주지 않는 등 간접적으로 이직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A 이사가 ‘(경찰) 소환 통보 문자 잘 받았다’는 내용의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등 회사 생활이 힘들어져 이직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일을 들추어내 성추행 사실을 조작하면서까지 (노조 간부를) 해고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해당 사건이 잘 수사돼 (A 이사가)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성추행 조작과 관련해 A 이사는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라면서 “회사 홍보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다. SSCL 홍보팀 관계자는 “조작은 아니다. (성추행 관련) 내부 자료를 갖고 있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관련 자료를 노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치밀한’ 노조 분쇄 작전, 노조 간부 찍어내기?
포르쉐 영업사원들로 구성된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노조는 2014년 6월 설립됐다. 수입차 영업사원들이 만든 최초의 노조여서 업계에 주목을 받았다. 노조는 수입차 업계에서 금기시됐던 ‘기본급 지급’, ‘인센티브 인하 반대’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사 갈등이 이어졌고, 노조 설립 1년 만에 노조 간부 4명이 개인비리 등을 이유로 해고됐다. (관련기사:[인터뷰] ‘포르쉐 판매왕’ 노조 만들고, 해고까지 당한 사연은? )
노조는 즉각 “사측의 해고 사유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실제로 해고 과정의 문제는 노조가 지난 7월 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서에 잘 드러난다.
사측은 상조회장과 부회장이 “파이낸스 영업침해와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통해 ‘경영권침해행위’를 했다”며 이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상조회는 서로 돕자는 목적으로 결성된 사내 조직으로, 판매과정에서 영업사원끼리의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영업 규율 등을 확립하는 활동을 해왔다.
노조에 따르면 SSCL는 고객이 차량을 구입할 시 사전에 제휴 파이낸스사에서 대출받는 조건으로 파이낸스사에서 1.7%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일정 수익을 챙겨왔다. 하지만 상조는 이 같은 대출 유도행위에 대한 고객 반발이 있다며 거부했고, 사측은 이를 경영권침해행위라며 문제 삼았다. 하지만 현재 포르쉐와 벤츠 등의 금융대출 등은 작년 6월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가 100% 출자해 만든 ‘스타파이낸셜서비시스’가 담당하고 있다.
또 대가를 지급하며 소개업체로부터 고객을 소개받는 영업행위를 반대한 상조에 대해 사측은 영업방해 행위라며 징계 사유로 삼았다. 이에 노조는 “회사가 지정한 대출회사로 고객을 유인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영업사원들이 직접 대가를 지급하며 소개업체를 통해 고객을 소개받는 행위는 사측이 영업사원들에게만 피해를 강요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겸업과 상표법 위반을 이유로 해고당한 김창규 위원장의 해고도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김 위원장이 포르쉐 마크가 찍힌 가방 등을 만들어 판매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을 해고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구제신청서에 따르면 SSCL에서도 홍보를 위해 포르쉐 마크가 찍힌 우산 등을 만들어 고객에게 지급했으며, 이 같은 상품제작·제공의 관행이 지속돼 왔다. 노조는 “이득을 위한 제작이 아니라 브랜드 홍보·차량 판매를 위해 사측에서도 알고도 묵인해오던 관행이어서 징계의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양태주 노무사(리더스법무법인)는 “사측에게 불리할 내용까지 징계사유로 삼아서 노조 간부를 해고한 횡포가 드러났다”면서 “사측의 억지 해고 사유 등을 살펴봤을 때 지노위가 부당해고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양 노무사는 “기본급 지급과 최소한의 근로조건을 보장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게 수입차 업계의 분위기”라면서 “해당 사건을 시작으로 수입차 업계의 잘못된 근로조건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노조는 지난 5일 ‘해직 사원 복직’과 ‘임금 단체 협상 체결’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한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는 국내에 벤츠, 포르쉐 등을 판매하는 말레이시아 계열 레이싱홍 그룹의 자회사로 2013년까지 포르쉐의 수입, 판매 업무를 모두 담당했다. 2014년 1월 포르쉐코리아가 설립되면서 SSCL은 판매 역할만 맡았다. 2000년대 중반 한해 300대 수준이던 포르쉐 판매량은 작년 기준 2500여대를 넘어섰고, 작년 매출 287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최고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출처: 민중의 소리
첫댓글 리더스 노무법인 본점에서 양태주 노무사님이 노동조합 자문을 하고 있는 사건인데, 잘 해결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