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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 제주도 오랜만이네
정원: 그러게.. 겨울 제주도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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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X와의 첫만남은 어땠나요?
정원: 회사 근처 이자카야에서 만났어요
성찬: 7월에 제대하고 알바하면서 누나를 처음 봤어요
정원: 거기가 회사랑 집에서 가까워서 자주 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순간 성찬이 존재를 인식하게 됐고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외모잖아요 워낙 잘생기고 키도 커서 ㅎㅎ
성찬: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보면 볼수록 귀엽기도 하고 성격이 밝아 보여서 호감이 생겼어요. 친구들이랑 있을 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정원: 어느순간부터 제가 갈 때마다 성찬이가 서빙을 하더라고요. 서비스도 막 챙겨주고
성찬: 호감이 생긴 후로는 무조건 누나네 테이블에 제가 갔어요. 주문에 서빙까지 가능하면 다. 어떻게든 제 존재를 알리고 싶었거든요
정원: 술 마시다가 중간에 숙취해소제를 사러 꼭 편의점을 가거든요? 그날도 나가고 있었는데 문 앞에 서있더라고요
성찬: 올 때 마다 지켜봤으니까. 알고있었죠. 말 좀 걸어보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응? 뭐에요? > 이거 드세요 > 어떻게 알았어요? > 매번 이때쯤 숙취해소제 사오시잖아요 > 와 엄청 섬세하다~ 이러면 여자들 오해해요 > 오해하라고 주는 거예요 > 네? > 오해하셨으면 좋겠다고요 > (?? 뇌정지) 아? 고마워요~~ㅎㅎ 잘 먹을게요
성찬: 근데 받고 그냥 들어가버리더라고요..
정원: 아니 갑자기 그렇게 얘기하니까 당황스러워서 일단 고맙다고 하고 급하게 들어왔죠
성찬: 받아준건지 까인건지 혼란스러웠는데, 그날 이후로 한 달 넘게 못만났어요. 혼자 엄청 애태웠어요
정원: 오랜만에 회식이 있어서 식당에 갔다가 집에 가려고 나가는데 갑자기 어깨를 톡톡 치더니 번호를 물어보더라고요. 남자친구 있냐고, 없으면 연락처 알려줄 수 있냐면서 쳐다보는데.. 키가 크니까 분명 제가 한참 올려다보고 있는데도 표정이 너무 애기 같은거에요. 그걸 보는데 갑자기 양심에 찔려서
성찬: 자기 나이 많다면서 거절하더라고요. 연하라서 싫어요? 물어보니까 그건 또 아니래요. 그러면서 계속 망설이고... 제가 다시 일하러 들어가야해서 마음이 급해가지구 일단 제 번호 말해주면서 꼭 연락달라고 했죠. 그때 제 표정 아마 진짜 웃겼을 걸요
정원: 아 (웃음) 그렇게 말해요? 웃기다기 보단 너무 간절해보여서 귀여웠어요. 저도 혹시나 까먹을까봐 (ㅎㅎ) 바로 저장하긴 했는데, 막상 이름도 모르니까.. 연락 안했어요
성찬: 퇴근해서 폰만 붙들고 있었는데 다음날 새벽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서 망했구나 싶었죠
정원: 근데 아침에 생각해보니까 앞으로도 마주칠 일 생길텐데 거절하더라도 연락은 하는게 예의같아서 먼저 문자 보냈어요
성찬: 또 나이 얘기하면서 거절하더라고요. 미안하다고 앞으로 식당에서 편하게 봤으면 좋겠어서 문자 남긴다고. 근데 저는 제대로 얘기도 못해보고 끝나는게 너무 속상하고 아쉬우니까 어떻게든 붙잡고 늘어졌죠. 한번만 시간 내달라고
Q. 어떻게 사귀게 됐나요?
성찬: 연락하고 처음 만나는 날에 호기롭게 데이트 코스를 짜서 나갔어요 제가 리드하고 싶어서
정원: 퇴근하고 만나서 저녁 먹고 영화 보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근데 하필 영화가 ㅋㅋㅋ
성찬: 공포영화 이런것도 아니었고 그냥 스릴러? 그런거였거든요. 저도 무서운거 잘 못보는 편인데, 누나는... 저보다 더 겁 많은 사람은 처음 봤어요 (웃음) 지금 생각하면 웃긴데 그때는 제가 보자고 한 영화니까.. 누나가 놀랄 때마다 너무 걱정돼서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영화는 이미 집중도 안 되고. 중간에 나갈까도 물어봤는데 괜찮다고만 해서 나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했죠.
정원: 제가 원래 그런 영화를 잘 못봐요. 근데 처음에 영화 끝나고 나와서는 미안하다면서 사과하던 애가, 나중에는 슬슬 놀리는거에요...!! 자기보다 겁쟁이는 처음 봤다면서 지켜주겠다나? (어이없음)
성찬: 처음엔 걱정도 되고 미안해서 눈치 봤는데, 생각할 수록 귀여운거에요. 제가 상상했던 누나 모습이랑 다르기도 하고 놀랄 때 좀 귀여웠거든요 ㅎㅎ 눈 가리고 귀 막고 ㅋㅋㅋ 그래서 귀엽다고 했더니 누나가 얼굴 빨개지면서 당황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자꾸 놀리고 싶어져서 ㅎㅎ
정원: 그날 이후로 썸타는 한 달 동안 영화관만 4번을 더 갔어요...^^
성찬: 덕분에 영화관에서 처음으로 손도 잡고 ㅎㅎ 아! 그렇다고 매번 그런 영화만 본 건 아니에요! 나름 밝고 달달한 영화들도 봤어요~
정원: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에에올(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을 봤는데, 그 영화 아시죠? 사랑에 관한건데.. 슬프잖아요. 저도 성찬이도 울면서 나왔어요 (웃음)
성찬: 맞아요. 영화 끝나고 나왔는데 감정이 너무 북받쳐서 밥 먹다가 고백했어요. 당장 눈 앞의 이 사람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하하
눈은 새빨개져서 울먹울먹.. 진짜 멋없게 고백했죠
정원: 누나 옆에 계속 있고 싶은데 욕심내도 되냐고 물어보는데, 성찬이 목소리가 엄청 떨리는거에요. 거기서 저도 괜히 울컥해가지구
성찬: 고맙다고 하면서 안아줬는데, 머리 쓰다듬으면서 해줬던 말은 아직도 기억해요. 같이 욕심내볼래? 대답 듣고 너무 벅차서 순간 뽀뽀해도 되냐고 물어봤어요. 바로 제지당했지만 (웃음)
Q. 연애할 때는 어땠나요?
정원: 저는 회사 근처에서 자취 했고 성찬이는 알바를 하니까 활동 반경이 비슷해서 정말 자주 만났어요
성찬: 너무 좋았죠. 어느 순간부터 제가 거의 누나네 집에 들어가서 살았어요. 떨어져 있는 시간 아까워서
정원: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해 먹었어요. 퇴근하고 오면 성찬이가 저녁 차려주고. 설거지 하고있면 제 옆에 꼭 붙어서 오늘은 어땠는지 얘기해주고 그런 일상들이 편안하고 따뜻했던 것 같아요. 주말이나 휴일에는 둘 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대부분 밖으로 돌아다녔어요
성찬: 강원도를 자주 갔어요. 특히 강릉. 누나가 동해 바다를 좋아해서.
정원: 성찬이가 서핑하는 거 좋아해서 강원도 쪽으로 많이 돌아다녔죠. 작년 여름에 제주도도 왔었어요
성찬: 너무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좋은거구나. 매일매일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원: 어려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ㅎㅎ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해주니까 좋더라고요. 나 되게 사랑받고 있구나 매순간 느끼면서 연애했던 것 같아요 덕분에.
Q. X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정원: 웃는 모습이 정말 예뻤어요. 보고만 있어도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정도로. 그래서 힘들때마다 성찬이한테 웃는 얼굴 보여달라고 졸랐어요. 그리고 얘기를 정말 잘 들어줘요. 대나무 숲 같은 존재랄까?ㅎㅎ 원래 다른 사람한테 제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인데, 성찬이 앞에서는 좋은 일 힘든 일 전부 털어놓고 싶어지더라고요.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든든한 친구라 제가 오히려 의지 많이 했어요.
성찬: 저에게 사랑을 알려준 사람. 누나 덕분에 누군가를 사랑한다는게 어떤 감정인지 알게됐어요. 또.. 버팀목 같은 사람? 저는 가끔 감정에 취약해질 때가 있거든요 회복력이 빠른 편도 아니에요. 근데 누나는 안정적이고 차분한 사람이라서 많이 의지하고 기댔어요 제가.
Q. 얼마나 만났나요?
성찬: 555일이요. 아, 이렇게 말하면 너무 미련해보이나요? 헤어지던 날 이벤트 준비했던게 잊혀지질 않아서
정원: 제가 26살부터 28살 초반까지 만났으니까 대략 1년 6개월 좀 안되게? 만났어요
Q. 이별 계기는?
정원: 원래부터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었어서,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성찬: 처음엔 너무 행복했죠. 누나랑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점심 먹고 집에 같이 들어가고 또 같이 등교하고
정원: 기왕이면 성찬이랑 같은 학교가 좋겠다. 적응도 빠를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그때부터 힘들어진 것 같아요 제가
성찬: 서로 바빠지면서 예민했던거죠. 누나는 다시 공부 시작하면서 힘들어했고, 저도 그때는 대학교 4학년이라 취업 준비 병행하면서 날카로웠고요
정원: 싸우더라도 혼자 생각할 시간과 공간이 있으면 좀 괜찮아질텐데, 매일 빈틈없이 붙어있으니까 해결이 안되더라고요
성찬: 저는 다 괜찮았는데, 이제 누나가 저랑 같이 있는 시간을 피곤해하는게 느껴지니까 그게 속상해서 오히려 더 치대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정원: 그날도 집에 같이 왔는데, 답답하고 막막한 느낌이 드는거에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같이 사는거 그만하자고 이제 나가서 살라고 했어요. 거리두고 시간 갖자고.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해결책을 선택한거죠.
성찬: 사실 그런 적이 처음은 아니었거든요. 이전에도 한 번 크게 싸우고 떨어져 지냈는데 회복하는데 꽤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우리 앞으로는 며칠씩 안보는거 하지 말자. 힘들어도 같이 해결하자고 약속했었어요.
정원: 맞아요 그때 성찬이가 그렇게 얘기하면서, 하루이틀은 나가줄 수 있는데 그 이상은 안 된다고 같이 해결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그게 또 짜증나는거에요. 그때랑 지금이랑 상황이 다른데
성찬: 누나가 숨이 막힌대요. 내 집에서 내 맘대로 쉬지도 못하고 맨날 붙어있는거 지겹다고.. 근데 전 지겹다는 말보다 그 집을 '내 집'이라고 말하는 게 선긋는 것 같아서 속상하더라고요
정원: 성찬이가 이게 그냥 네 집이냐고 나만 나가면 다 끝이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어요. 아마 홧김에 불청객이라고도 말했을거에요.. 그게 아직까지 마음에 걸려요. 그 집은 성찬이 때문에 따뜻해졌는데.. 사실 헤어지고 얼마 안돼서 이사도 했거든요 공간이 낯설어져서. 온전히 저 혼자만의 집이 아니었다는 뜻이겠죠
성찬: 일단 누나가 너무 지쳐보여서 내일 다시 얘기하자고 말하고 나왔어요. 다음날 하루종일 연락을 안받길래 집에 찾아갔더니, 누나는 없고 제 짐만 박스에 담겨서 현관 입구에 놓여있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아, 여기까지구나
정원: 성찬이가 분명히 돌아올거 알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집을 비웠죠.
성찬: 2주 정도 지나고 밖에서 만났어요. 손에 커플링이 없더라고요. 그때 완전히 체념한 것 같아요. 더 붙잡을 수가 없겠더라고요...
정원: 회복이 안 됐어요. 저도 성찬이도 감정이 많이 상해서. 신기한게 연애할 때는 의도하지 않아도 매일 마주치던 사람이 헤어지고 나서는 한번도 못봤어요. 촬영하는 날이 헤어진 후로 처음 보는거에요.
성찬: 헤어지고 몇달은 일부러 피해다녔어요. 마주치면 제가 못견디고 매달릴까봐
Q. 헤어진 걸 후회하나요?
정원: 음... 아니요. 근데 헤어질 때 제가 너무 이기적이고 나빴던 것 같아서 그게 계속 미안했어요
성찬: 아니요. 누나를 놓아주는게 맞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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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만남 전 인터뷰>
이제 곧 만나게 될 텐데 심경은?
성찬: 하도 많이 상상해봐서 그런지 사실 잘 실감이 안나요
정원: 걱정돼요. 성찬이가 절 미워했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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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만남>
정원: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성찬: 응. 누나는
정원: 나도 잘 지냈지. 머리 다듬었어?
성찬: 아.. 촬영한다고
정원: 예쁘다 잘 잘랐네
•••
성찬: 들어가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아?
정원: 어색하겠지. 그래도 재밌을 것 같아. 너는?
성찬: 난 좀 힘들 것 같아
정원: 초반엔 좀 힘들겠다. 너 은근 낯 가리잖아
성찬: 아니, 매일 누나 봐야하는게
정원: ...
성찬: 누난 괜찮아?
정원: 그럼 왜 나오겠다고 했어?
성찬: 이제 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들어오는 순간 깨달았어. 후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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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만남 전 인터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
정원: 한번쯤 만나서 제대로 대화하면서 사과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되겠다 생각했어요
성찬: 잘 지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요. 누나는 제가 되게 힘들어 했을거라고 생각할텐데, 나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아마 계속 미안해했을거거든요 그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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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x 성찬
2022.10. 15. ~ 2024.4.21.
(* 헤어진지 7개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