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연령회 연합회에서 실시하는 교육 알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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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4주기인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영정·위패 이운 및 진혼식에서 장례지도사들이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영결·추도식장으로 이운하고 있다. 2018.4.16
영화 ‘내 사랑 내 곁에’(2009년)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건네며 프러포즈한다. "나중에 그 예쁜 손으로 나도 천국에 보내줘." 루게릭병에 걸려 죽어가는 남자(김명민 분)와 여성 장례지도사(하지원 분)와의 가슴 저민 사랑을 그린 영화다. 하지원은 “장례지도사의 손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길이다."라고 말한다.
장례지도사는 상담과 빈소 설치, 조문 예절지도, 염습·입관·제사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장례 코디네이터’다. 장의사로 불리며 기피 직업으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사라질 수 없는 전문 직종이다. 제아무리 똘똘한 AI도 인간의 감성과 슬픔의 절정인 염습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는 1999년 생겼다. 당시에는 전문대(서울보건대)였으나 2007년 국내 최초의 4년제 학과로 바뀌었다. 입학정원은 40명인데 여학생이 25명 전후로 더 많다. 청년실업난 속에 취직 걱정 없이 병원과 상조회사에 입도선매 되다 보니 입학 경쟁률도 치열하다. 2016학년도 수시는 4.5대 1이었으나 2017학년도엔 5.4대 1, 2018학년도엔 6.9대 1로 치솟았다. 신입생 김모(19)양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기계가 인간의 이별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며 “고인과 유가족의 아름다운 배웅 전문가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인력수요(2016~2030) 전망에서도 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장례업 같은 특수분야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 사망 인구 추이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0년엔 35만7000명, 2030년엔 45만3000명, 2035년엔 50만7000명, 2045년엔 63만 명이 생을 마감할 거란 전망이다.
슬픈 현실이지만 장례식장도 늘어난다. 2000년 465개였던 것이 지난해 1105개로 급증했다. 을지대 이철영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장례지도사 자격증 소지자 2만2108명 중 80%가 현역으로 활동한다”며 “여성·남성 비율은 35대 65 정도”라고 분석했다. 장례지도사 자격증은 을지대와 전문대 4곳(대전보건대·창원문성대·동부산대·서라벌대)을 졸업하면 자동으로 취득한다. 전국 74개에 이르는 장례지도사 교육원에서 300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취득하는 방법도 있다.
소설가 최명희는 『혼불』에 “장례는 머리로 이해하지 말고 가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장례는 망자와 산자가 소통하는 '시공'이며, 살아남은 자들이 어우러지는 ‘마당’이라는 것이다. 그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장례지도사들이 존경스러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은 오늘도 누군가를 평온하게 보내고 있을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