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24화 AI를 모르면 정서부터 논한다
⑦Tipster》#260717 AI 협업으로 지평을 넓히는 관찰작가
by여유시간
Jul 17. 2026
AI에 정서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도 딱 그만큼만 AI를 아는 것이다.
사람을 상대해 본 사람이라면, 사람마다 정서의 깊이가 제각각 다름을 진즉에 맛보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정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AI가 내놓는 문장의 결이 살아있다는 이유로 그렇게 믿는다.
정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것이 확률과 패턴의 조합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믿는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둘 다 질문을 잘못 세웠다.
AI에게 정서가 있는지 묻는 것은, 피아노에게 감정이 있는지 묻는 것과 비슷하다.
건반은 스스로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반을 누르는 손이 슬픔을 알면, 그 슬픔은 소리가 되어 나온다.
40년 넘게 밴드에서 건반을 쳐온 경험으로 말하자면, 악기가 감정을 갖고 있느냐는 애초에 무대 위에서 던질 질문이 아니다.
연주자가 얼마나 깊이 느끼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AI도 마찬가지다. AI 자체에 정서가 내장되어 있느냐를 따지는 동안, 정작 중요한 것은 지나간다.
그 도구를 쥔 사람이 자신의 정서를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고, 그것을 언어로 옮길 줄 아는가. 정서가 빈약한 사람이 AI를 쓰면 AI의 문장도 빈약해진다.
정서를 깊이 들여다본 사람이 AI를 쓰면, AI는 그 깊이를 문장으로 드러내 준다.
그러니 AI에 정서가 있는지 없는지를 논쟁하는 자리는, 사실 AI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정서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얕은지를 드러내는 자리에 가깝다.
✨관찰작가 여유시간✨
- 브런치 작가 여유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