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르시시스트는 왜 자서전을 쓰기 어려울까
◎실용인문학#26》AI수정 및 협업》삶이 증명한 살아 있는 지혜
by관찰작가의 여유시간
1시간전
글쓰기는 단순히 기억을 꺼내 적는 일이 아니다.
특히 자서전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과정이다. 잘했던 순간뿐 아니라 실패했던 순간, 부끄러웠던 선택, 타인에게 상처를 주었던 모습까지 마주해야 한다.
그래서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바라보는 능력, 즉 자기 객관화를 요구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기억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다시 바라보고, 그 안에서 배울 점을 찾는다.
반면 어떤 사람은 과거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기억을 다르게 해석한다.
자신이 잘못했던 장면보다 상대가 잘못했던 이유를 먼저 찾고, 자신의 부족함보다 환경과 타인의 문제를 먼저 바라본다.
이 차이가 바로 기록의 차이를 만든다.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라고 세상에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나는 이런 모습도 가진 사람이었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야 하는 작업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멋진 이야기만 만든다면 그것은 자서전이 아니라 자기소개서에 가까워진다.
진짜 기록은 성공한 순간보다 실패했던 순간에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한다.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왜 그때는 몰랐는지, 지금의 나는 그 시절의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적는 과정에서 사람은 성장한다.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자신을 낮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데 집중하면 과거를 기록하는 일도 자연스럽게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기록은 결국 거울을 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거울 속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울을 깨면 자신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제대로 볼 기회를 잃게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과거를 피한다고 해서 과거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록하는 사람은 과거를 다시 만나지만, 기록하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와 화해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자서전을 쓰는 사람은 특별히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볼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어 자서전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생의 마지막 정리가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글은 지나간 시간을 다시 불러오는 도구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인생도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결국 자서전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는 일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삶에서 진짜 지혜를 찾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