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라는 영화에 조연(보좌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송암]

지방의회라는 영화에 조연(보좌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378호] 2015년 06월 19일 (금)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김연일

전남도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 대변인
전 영암군의회 의장

2015년은 링컨 대통령 서거 150주년이다. 오늘날 미국을 있게 만든 링컨의 가장 빛난 업적은 남북으로 갈라진 미국의 대통합과 노예제 폐지다. 이러한 업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링컨이라는 주인공 뒤에서 묵묵히, 소리 없이 강한 동력을 제공했던 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보조 펌프역할을 했던 동력은 바로 국무장관 윌리엄 헨리 수어드(William Henry Seward)다. 윌리엄 헨리 수어드가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업적이었다.
삼국지의 유비가 촉나라를 이끌고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덕성도 있었겠지만, 그 보다는 옆을 지켰던 제갈공명, 관우, 장비 등 지원했던 사람들 때문이었다.
드라마에서 주연이 빛을 내려면 조연의 희생과 지지가 필요하다. 조연으로 유명한 박철민, 성동일, 유해진, 김광규, 김인권 등이 없었다면 훌륭한 영화나 드라마는 있을 수 없었으며, 주연의 역할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빛을 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응답하라 1994',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친구', '타짜 - 신의 손' 등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조연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우 황정민은 2005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길이길이 회자될 멋진 수상소감을 남겼다. "60여명 정도 되는 스텝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이렇게 차려놔요. 그럼 저는 그냥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도민들에게 훌륭한 드라마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에도 조연이 필요하다. 감독과 연출은 도민이 하고, 주연은 지방의회 의원이 한다. 그런데 조연이 없다. 조연이 있어야 의회가 더 빛나고 적극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의회의 조연이 바로 보좌관이다.
지방의회 의원의 보좌관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행정은 갈수록 양적으로 비대해지고, 확대되며, 질적으로도 복잡해지고, 전문화되며, 다기화 및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 또한 정보도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필요성 검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비례하여 지방 입법기관의 행정 통제를 위한 수단 확대와 견제기관의 능력을 확충시켜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해서는 의원 한명 한명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 주민의 요구와 의견은 과거에 비해 일상화되고, 다양화되었으며, 개별화되었다. 주민의 정치적 요구와 복지 수요는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민주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복잡해졌으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어려워졌다. 의견 수렴과 정책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민주성을 높여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아담 스미스 분업의 원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부수적인 일은 보좌관에게 맡기고 본연의 업무인 입법활동 전개, 주요 정책결정 및 집행부 견제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은 혼자 모든 일을 수행한다. 운전, 주민 의견 수렴, 현지 방문, 문제점 발견, 정책 발굴, 정치적 활동, 자료수집, 분석, 해결방안 모색 등 이 모든 일을 여러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 하나에서 열까지 다양한 분야를 모두 지방의원 홀로 수행해야 한다. 일상적인 집행은 보좌관이 수행하고 본연의 정책적인 연구 및 집행부 견제는 지방의원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미래를 여는 신입 정치인에 대한 등용문 및 정치적 인력 양성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정치적 자질이나 충분한 능력을 갖춘 젊은이들에게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앞서 실제적인 정치경험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정치 경험의 완충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민의 행복을 위해 달리는 수레(의원의 의정활동)의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있다. 더 무거워진 짐(주민의 요구와 지방행정 수요) 때문에 점점 속도가 줄어드는 수레를 다시 빨리 달리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힘찬 동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갈수록 짐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더 잘 달리기 위해서는 보조엔진(보좌관)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