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국이 겨눈 건 카타르의 ‘동력’ 천연가스
ㆍ가스 통해 쌓은 부로 독자적 행보…주변국 눈엣가시로
ㆍ이란 쪽 가스전과 연결돼 생산 조율 필수, 관계 못 끊어
자료출처 : 경향신문 2017. 06. 13. 김보미 기자
경기도만 한 땅덩이의 카타르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13만달러의 부국으로 만든 것은 천연가스다. 아라비아반도의 석유공동체에서 벗어나 독자적 목소리를 내고, 월드컵을 유치하고, 젊은 국왕이 새로운 정책 실험에 나선 것도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경제 덕에 가능했다.
여전히 석유로 먹고사는 주변 걸프국들이 카타르를 경계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서로 다른 에너지 이해관계도 배후에 깔려 있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교장관(사진)은 12일(현지시간) “누구도 우리의 외교에 간섭할 권리는 없다”며 단교를 선언한 국가들을 비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국교를 끊은 “진짜 이유에 대한 실마리가 없다”고 했다.
미국 블룸버그는 핵심적인 이유를 천연가스에서 찾았다. “천연가스는 카타르에 독립을 가져다줬고, 나머지 (걸프)국가들은 이 날개를 꺾을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카타르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약 24조㎥로 러시아(47조㎥)와 이란(34조㎥)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전 세계 수출량의 3분의 1이 카타르산이고, 한국의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 역시 카타르다.
다른 걸프국과 마찬가지로 석유에 의존하던 카타르가 천연가스에 눈을 돌린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가스층이 발견된 것은 1971년이지만, 북쪽 해안의 가스전이 첫 생산에 들어간 것은 1991년이었다. 영국에서 독립한 지 20주년 되던 해였다. 천연가스를 석유 대체 품목으로 키워 본격적인 수출에 나선 것은 1996년이다. 하마드 전 국왕이 1995년 아버지를 몰아내는 궁정 쿠데타를 일으킨 다음해다.
사우디를 비롯한 왕정국가들이 카타르의 개혁을 눈엣가시로 보기 시작한 역사는 천연가스와 맞물려 있는 셈이다. 미국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짐 크레인은 “사우디의 속국이나 마찬가지였던 카타르는 가스전을 통해 쌓은 부를 가지고 독자적인 역할과 자율성을 얻는 데 썼다”고 말했다.
석유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LNG 3억t이 생산됐고 이 중 2억6800만t이 거래됐다. 카타르는 2023년이면 석유가 고갈된다. 하지만 천연가스는 100년 이상 채취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걸프국들은 지금 재정난이 심각하다. 저유가로 석유와 천연가스의 위상이 역전된 시점에서, 이미 생산단가를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춰놓은 카타르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인 것이다.
카타르의 최대 가스전은 북부 연안에 있는 노스돔이다. 이란 쪽 가스전은 사우스파스라고 부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퇴적층의 가스 매장량을 51조㎥ 규모로 추정한다. 세계 최대 가스전인 이 지역은 바다 위 국경을 따라 나뉘어 있을 뿐 같은 가스층이기 때문에 한쪽이 생산량을 늘리면 다른 한쪽의 잔여량이 줄어든다.
이란은 국내 전력공급이 달리는 데다, 핵합의로 서방과의 교류가 회복되면서 천연가스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내년 3월이면 사우스파스에서 이란의 가스 생산이 카타르를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과 사우스파스 추가 개발 협상도 들어갔다. 이란의 개발과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카타르는 지난 4월 12년 만에 가스전 개발 유예조치를 해제했다. 또 이란에 생산량을 조율할 공동기술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도 했다.
카타르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
PEARL GTL(GAS TO LIQUID) PROJECT - LPU
국가/도시 카타르/라스라판 산업도시
발주처 Qatar SHELL GTL Ltd.
공사기간 2006.08 ~ 2011.10
공사금액 9억 3,279만 달러 / 현대건설
카타르 천연가스액화 정제시설은 카타르 수도인 도하로부터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라스라판 산업도시(Ras Laffan Industrial City)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면적 106㎢의 라스라판 산업도시는 도시 전체가 각종 정제시설과 산업시설로 이루어진 곳으로, 1971년 발견된 노스 가스 필드(North Gas Field)의 천연가스 개발을 위하여 조성되었습니다. 이 천연가스 층은 면적 6,000㎡, 매장량 900조 입방피트에 이르는 단일 매장량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면적으로 본다면 카타르 영해에 해당하는 부분만도 경기도 면적의 60%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이 노스 가스 필드로부터 끌어오는 천연가스를 하루 14만 배럴의 액화석유로 전환하는 시설 공사가 바로 Pearl GTL(Gas To Liquid)공사입니다.
늦게 시작한 공사를 더 빨리 끝낸 첨단 기술력
GTL은 해저에서 채굴한 천연가스에서 유해성분을 대폭 줄인 초저유황 경유와 나프타, 액화천연가스(LPG),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등 액체 상태의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는 고부가가치 플랜트 공정입니다. 원유 정제시설보다 공정이 한 단계 더 들어 있어 첨단 기술력이 없으면 사업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아 일본 등 일부 국가 업체만이 공사를 독점해왔습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대규모 GTL 설비 시공에 도전,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탁월한 기술력을 입증하였습니다. 라스라판 GTL은 모두 8개 패키지가 모여 하나의 플랜트를 이루는 초대형 공사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 세계 유수의 선진 건설업체들의 기술 경영장이 되었습니다. 현대건설이 맡은 부분은 전체 공정에서 보자면 후반 부분이라 3개월 가량 늦게 공사에 착수했지만, 오히려 다른 업체들보다 2개월 가량 빠른 작업속도를 보여 발주처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습니다.
* 기술 및 공법
석탄 혹은 천연가스로부터 석유를 만들어내는 GTL의 핵심인 F-T(Fisher ? Tropsch)* 공법은 그 기원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석유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독일은 풍부한 매장량을 가진 석탄을 바탕으로 석탄액화(Coal To Liquid) 공장을 운영하여 독일 비행기 연료의 대부분을 충당하였습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탄화수소의 기본 성분인 메탄을 산소와 결합시켜 일차 합성가스를 만든 후 이를 다시 수소와 반응시켜 연속된 탄화수소 연결체인 합성원유를 뽑아내는 기술적 진보를 이룩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GTL 기술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