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9년 7월 3일(수) 10시 00분~ 1시 30분
참석 : 이은주 고명선 신현경 김화숙
장소 : 함께 크는 여성 울림
내용 : 416단원고 약전 읽기. 2학년 10반 <팥빙수와 햇살>
2학년 10반 별이된 아이들 : 강한솔 구보현 권지혜 김다영 김민정 김송희 김슬기 김유민 김주희 박정슬 이가영 이경민 이경주 이다혜 이단비 이소진 이은별 이해주 장수정 장혜원.
'별을 품은 사람들'이 416 단원고 약전 제 10권 <팥빙수와 햇살>를 읽었습니다. 작년 9월 시작했으니 한 달에 한 권씩 읽은 셈입니다. 아이들을 기억하고 세월호를 잊지 않고자 두 주 한 번씩 모인 우리들. 돌아보니 약전만 읽은 건 아니었습니다. 416가족들과 함께 활동하고, 기억교실을 가고, 아이들의 추억을 따라 걷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관련 행사며 생명안전공원 토론에도 참여했고요. 그렇게 약전 12권 중 10권까지 왔습니다. <팥빙수와 햇살>은 10반 장혜원의 이야기에서 따온 제목인데요. 친구들이 혜원이를 팥빙수처럼 차가우면서도 햇살처럼 따뜻하고 달콤한 아이라 했거든요.
작년 1권을 읽은 날을 잠깐 추억해 봅니다. <너와 나의 슈가젤리>를 펼치고 1반 아이들 이름을 부르는 순간입니다. 얼마나 떨리는 가슴으로 아이들 이름을 불렀던지요. 얼굴은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 순간 우리 가슴에 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 이야기로 인해 울컥울컥 멈춰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할 때마다 한 반씩 아이들 이름을 큰 소리로 한 명 한 명 불렀습니다. 세월호 엄마와 아빠도 불렀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우리 가슴에 별이되었습니다. 우리를 깨우치고 비추었습니다. 10달동안 우리와 함께 해 준 아이들이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2학년 10반 23명 중 21명이 세월호를 탔고 단 한 명만 살아 돌아왔습니다. 수학여행을 가지 않은 한 명은 장애인이라 부모님이 데려갔고요, 또 한 명은 인천까지 갔다가 스스로 집으로 되돌아갔다는군요. 세월호 출항이 계속 지연되니까 맘에 안든다고 말입니다. 약전을 읽다 보니 그렇게 돌아갈까 망설인 아이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수학여행 안 가고 싶은데 간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별이 된 20명의 아이들 이름을 불러봅니다.
강한솔 구보현 권지혜 김다영 김민정 김송희 김슬기 김유민 김주희 박정슬 이가영 이경민 이경주 이다혜 이단비 이소진 이은별 이해주 장수정 장혜원.
슬기는 강아지 온새미를 돌보며 동물을 사랑하는 수의사를 꿈꾸는 아이였습니다. 온새미란 순우리말로 '가르거나 쪼개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모습'이란 뜻이라죠. 세월호 단식으로 우리가 알게 된 유민아빠 김영오님의 딸 유민이도 10반입니다. 고생하는 부모 생각해서 어서 돈을 벌겠다던 유민이는 "가만 있으라"는 말을 따랐습니다. 생각할수록 아빠는 싸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정슬이는 '맑은 이슬'이란 뜻입니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예쁜 이름을 지어주셨을 뿐 아니라 아낌없는 큰 사랑을 주셨습니다. 정슬이는 수학여행 전날 할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 놓고 갔더랍니다. (이런 어여쁜 아이들 스무명 모두 다 세세히 소개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약전을 10권까지 읽고 난 오늘, 우리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별이된 아이들은 모두 250명인데 약전에 실린 아이는 231명이란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약전에 없는 19명 이름을 찾아야 했습니다. 약전이 쓰일 당시 어떤 사정이 있었겠지요.....우리는 미수습자를 포함한 19명의 이름을 불러냈습니다. 기억교실을 다시 찾아가고 인터넷도 확인해야 겠습니다. 이 아이들 한 사람도 빠뜨리지 않고 편지를 쓰자고 말입니다.
1반 문지성 정가현 조은화
2반 박주희 허다윤
5반 김민석 박진리
6반 남현철 박영인
10반 강한솔 이은별
7반 김기수 김건후 심장영
8반 이승현 제세호 최수빈 최진혁 홍승준
우리는 7월 9일(화) 오후 1시-4시 광화문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피켓팅으로 연대하고자 합니다. 7월 12일(금)엔 <질그릇> 전시회와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 마당도 있습니다. 여름 동안 별품사는 250명 별들에게 편지쓰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8월 29일(목) 기억교실방문과 416안산시민연대 후원주점 행사가 우리의 하반기 시작입니다. 10반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하며 박정슬이 생일에 낭독된 <세월호의 진실>을 조금 옮겨 봅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한 선장과 주요 선원들은 가장 먼저 탈출했습니다.
선장과 대부분의 선원들은 1년 이하의 비정규직이었습니다.
목숨 건 희생도 도덕적 책임감도 직업윤리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언제든 대체되고 폐기되는 '고용된 비즈니스 상품 인간'이 된 시대에
각자 살아남기를 추구한 인간성의 전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것입니다.
이 시대의 노동이란 간도 쓸개도 얼굴도 영혼도 다 빼놓아야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무슨 짓을 해서든 ‘살아남는 것’이 능력이자 미덕이 되었습니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마이크를 쥔 자들의 명령에 따라야 했던 아이들이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교실에 갇혀 있다가 모처럼의 여행길에서도 선실에 갇혀 죽어갔습니다.
차라리 맘껏 뛰놀며 꿈꾸게 할 걸,
이토록 무능하고 무책임한 자들에게 삶을 던져주지 말라고 할 걸 그랬습니다.
자기 삶에 닥치는 문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해나가는 힘을 우리는 박탈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일생은 학교에서 직장으로, 아파트에서 병원으로,
거대한 수용소에 승선되고 관리되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세월호의 선실’은 이런 세계에 대한 극적인 은유가 아닌지요.
첫댓글 새벽에 아이들이 생각나서 10반 이야기를 올려보려고 준비했었는데 발빠른 꿀벌샘께서 더 멋지게 올리셨군요^*^ 별품사 약전읽기샘들 힘내시고 화이팅해요.
오~~ 수고하여 준비했다니 함께 또 올려주시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당. 발은 무지 느린데, 글쓰기 순서상 제 차례가 된 지라....ㅋㅋㅋㅋ
함께 아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깨우치고 비추었습니다~
그렇게 별이 되었습니다~
함께 한 별품사 ~~ 오래오래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