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오늘 소개할 곡은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스카이캐슬"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삽입곡입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의 클래식 메인 테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의 주제곡은 "We All Lie" 라고 따로 있습니다. (이 곡은 따로 찾아서 들어보세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곡입니다.^^)
오늘 곡은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입니다.
이곡은 "스카이캐슬" 주인공 중의 하나인 김주영(김서형 분)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입시생 한 명당 수십 억을 받는 명문대 입시 코디역을 하는 김주영 쓰앵임(학부모로 분한 염정아가 선생님을 부르는 말)이 마치 성채와도 같은 자기 집 거실에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거나 음모를 꾸미면서 얼굴에는 알듯 모를듯한 묘한 옅은 미소를 띨 때 이 곡이 배경에 깔리면서 팽팽한 긴장과 공포감을 조성하지요.
저는 이 곡을 처음 배웠던 고교시절 음악시간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뇌리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한태근 선생님께서 슈베르트가 이 곡을 작곡할 때의 상황 배경과 이 가곡의 가사 내용과 분위기를 설명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곡은 슈베르트 작품번호 1번입니다.
슈베르트가 일찍 죽기도 했지만 아직 청년이었을 때 괴테의 詩를 보고 감동 받아서 작곡한 곡이란 뜻이죠.
이 노래에는 총 4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마왕, 그리고 해설자.
한태근 선생님은 그때 제 기억에 소니에서 만든 둔탁한 모습의 녹음기에 테이프를 걸고 play 버튼을 켰다 껐다 하면서 각 대목의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하셨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때의 그 성악가는 틀림없이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였을 것입니다.
이 분은 이 가곡에서 네 사람의 음색을 각기 다른 창법으로 발성해서 이 곡의 긴박하고 절박한 상황을 아주 입체적으로 노래합니다.
이 곡에서 피아니스트 오른손은 처음부터 끝까지 빠르게 내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연주해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말 위에는 마귀들린 아들을 품에 안은 아버지가 타고 급하게 아들 치료를 위해 달려가는데...
아들은 계속 마왕이 보인다고 두려움에 떨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달래고 또 달래지만 곡이 끝날 때 아들은 이미 죽어 있죠.
이곡을 주영 쓰앵임의 테마로 쓴 음악감독의 의도가 절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카이캐슬>의 김주영은 딸이 일곱 살인가 그때쯤 미국의 어느 대학에 입학할 정도로 천재였지요. 그런데 엄마인 자신이 저지른 사고로 지금은 장애를 안고 마치 동물처럼 사육되는 그런 처절한 아픔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불행에 대한 보복의 상대로 자신이 코디를 맡은 입시생과 그 가족을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정말 오싹하
도록 끔찍한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입시공부에 매진하게 한다는 명분하에 조금씩 조금씩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아이들의 영혼을 파괴시키고, 그 아이가 다시 자기 부모에게 아주 사악한 방법으로 복수하게 하지요.
그런 그녀의 내막도 모르고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려는 학부모는 자기 딸을 바로 그 주영 쓰앵임에게 수십 억을 주어가며 맡깁니다.
마치 아들이 마왕에게 시달려 죽는 줄도 말을 달리는 슈베르트 <마왕>에 나오는 아버지 같이 말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주로 기악 버젼만 나오는 것 같았는데 여기서는 앞에서 얘기한 피셔 디스카우의 음성으로 감상해 봅시다.
사족 : 나는 이 "마왕"과 함께 모짜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도 같이 삽입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었습니다.
https://youtu.be/8nvGJJJFKYc
첫댓글 오늘은 특별히 위 본문에 삽입된 클래식 외에
이 드라마의 주제가라고 소개한 "We All Lie"를 첨부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별로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불렀는데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https://youtu.be/PdDfuWJc9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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