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강의(經史講義) 8
○ 논어(論語) 1 신축년(1781)에 이시수(李時秀), 홍이건(洪履健), 이익운(李益運), 이종섭(李宗燮), 이현묵(李顯默), 박종정(朴宗正), 서용보(徐龍輔), 김재찬(金載瓚), 이조승(李祖承), 이석하(李錫夏), 홍인호(洪仁浩), 조윤대(曺允大), 이노춘(李魯春) 등의 대답을 뽑았다
[미자(微子)]
노(魯) 나라는 부모의 나라인데, 여기 ‘공자행(孔子行)’이라고 한 것은 무슨 말인가? 행(行)이란 말은 곧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말함인가? 그렇다면 어찌하여 성의(誠意)를 가지고 오래 계속 힘써서 왕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지 아니하고, 환자(桓子)의 삼일불조(三日不朝)를 인하여 서둘러 떠나기를 마치 쌀을 씻다가 제(齊) 나라를 떠난 것처럼 한 것인가?
[서용보가 대답하였다.]
행(行)이라는 것은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말함이 아닙니다. 맹자가 이르기를, “교(郊) 제사의 고기가 오지 않자 공자가 떠났다.”라고 하였으니, 대개 공자가 노 나라를 떠난 것은 제사 고기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지 계환자(季桓子)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의 행(行) 자는 그 직사(職事)를 사양함을 말하는 것일 듯합니다.
이 장의 우중(虞仲)에 대해서, 주자는 풀이하기를, “우중은 바로 중옹(仲雍)이니, 태백(泰伯)과 함께 형만(荊蠻)으로 도망한 사람이다.”고 하였는데, 후세의 학자들은 혹 “중옹은 자연히 오중옹(吳仲雍)이 되는데, 오(吳) 나라 임금 한 사람을 어찌 우중이라고 일컬을 수 있겠는가? 이 우중은 바로 중옹의 증손(曾孫) 주장(周章)의 동생인 중(仲)으로서, 무왕(武王)이 은(殷)을 정벌하고 하북(河北)의 우(虞) 땅에 봉(封)해 준 사람이다.”고 하였다. 그 학설이 어찌 근거가 있는 게 아닌가?
[서용보가 대답하였다.]
이 장의 《집주》 및 《좌씨전》에 모두 우중을 중옹이라고 하였는데, 후대의 학자들은 또 널리 옛 기록을 끌어다가 우중을 중옹의 증손이라고 하였습니다. 어느 것이 옳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吳)와 우(虞)는 옛날에는 통용(通用)하였으니, 두 책에서 우중이라고 일컬은 것은 어쩌면 또한 오중(吳仲)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위는 미자편(微子篇)이다.
출전 : 한국고전번역원
[微子]
魯。父母之邦也。而此曰孔子行者。何謂也。行之爲言。卽去而之他國之謂耶。然則何不務積誠意。格王非心。而因桓子之三日不朝。望望然去之。殆若接淅而去齊耶。龍輔對。行者。非去之他國之謂也。孟子曰。郊不致膰。孔子去之。蓋孔子之去魯。由於不致膰。而不由於季桓子。則此行字。似是謝其職事之謂也。此章虞仲。朱子釋之曰。虞仲。卽仲雍。與泰伯。同竄荊蠻。而後儒或云。仲雍。自爲吳仲雍。君吳者。何可稱虞仲。此虞仲。卽仲雍之曾孫周章之弟仲。而武王克殷。封之於河北之虞者。其說豈不有據耶。龍輔對。此章集註及左氏傳。皆以虞仲爲仲雍。而後儒又博引傳記。以虞仲爲仲雍之曾孫。未詳孰是。而吳與虞。古通用。兩書所稱虞仲。豈亦吳仲之謂歟。以上微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