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종교에 관한 질문지를 남겼다는 것이 24년 만에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이 질문지에서 "신(하느님)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며, 신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어지는 문장에서 그는 "신은 왜 자신의 존재를 똑똑히 들어 내 보이지 않느냐"며 묻고 있다.
필경사가 받아 적었다는 이 질문지의 첫 물음에서 한 군데 잘못 쓴 부분이 보인다.
그것은 '드러내다'로 써야 할 것을 '들어 내다'로 쓴 부분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른다.
'들어 내다'의 뜻은 '물건을 들어서 밖으로 내어 놓다'의 뜻이다.
물론 위 질문에서는 이런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겉으로 나타내거나 드러나게 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그렇다면 질문에서 '들어 내다'가 아니라 '드러내다'로 써야 맞는 표현이다.
'드러내다'는 '겉으로 드러나게('들어나게'가 아니다) 하다'의 뜻이다.
'들어 내다'와 '드러내다'를 혼동하면 안 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또 다른 예가 있다.
'다리다'와 '달이다'가 그것이다.
흔히 건강원이나 한약방에서 '한약 다려 드립니다'로 잘못 쓴 경우를 많이 보는데,
'다리다'와 '달이다'를 엄밀히 구별해 써야 한다.
'다리다'는 '옷이나 천 등의 구김살(구겨진 주름살)을 다리미 등으로 문질러 펴다'의 뜻이고,
'달이다'는 '끓여서 진하게 만들다'의 뜻이다.
'다리다'는 세탁소에서, '달이다'는 건강원(한약방)에서 주로 쓰일 만한 말이다.
건강원이 세탁소를 따라 하면 안되지.
옷은 다리고 한약은 달여야지, 옷을 달이고 한약을 다려서는 안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