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교육청 마을교사 분들이 떠나고 곧 청소년들이 들이닥쳤습니다.
청주 용성중학교 친구들 40명 !!!
오전에 책방 윗동네인 여우숲에서 강연을 듣고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 책방에 책을 사러 왔는데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있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키도 크고 덩치가 큰지 책방이 터져 나갈 것만 같았습니다.
조금 미안했네요...초등학생 40명은 자리가 남는데..ㅎㅎ...중학생 40명은 너무 어려웠어요.
오전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지원한 것이지만, 책방에서 책을 구입하는 건 각자 용돈을 가지고 오라고 했답니다. 우리 책방은 도서상품권 가맹점도 아니어서 미안하게도 도서상품권도 받아주질 못했는데요. 지갑 속에 꼬깃꼬깃 모아두었던 용돈을 털어 책을 사는 학생들 모습이 너무 기특합니다.
몇 몇 학생은 카드를 내밀기도 했는데요, 와...중학생들도 카드를 사용하는군요.
이 프로그램을 원해서 신청한 친구들 중심으로 와서 그런지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참 많았어요.
삼사오오 서가앞에 모여서 서로 고른 책들을 보여주며, 이러쿵저러쿵 평을 하기도 하면서, 옆 친구가 고른 책을 보면서 자기 책과 비교해보기도 하고요.
물론, 어떤 책을 골라야할지 몰라서 저에게 의견을 구하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조금 미안했던 건, 역시 우리는 작은책방! 친구들이 원하는 장르의 책이 꼭 있는 것은 아니어서...물리 관련 책은요? 수학과 관련된 재미난 책은요? 세밀화 그림 그리는 법에 대한 책은 없나요?...ㅠㅠ...없구나, 없구나, 없구나...ㅠㅠ...
친구들이 고른 책의 목록이 참 대단합니다...과연 이 책을 다 읽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책도 있었고, 큰 기대감을 갖고 골랐는데 막상 읽다가 힘들어서 독서에 지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드는 책도 있었고, 이 책은 청소년이 정말 꼭 읽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제발 재미나게 읽고 친구들에게도 권해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함께 모여 책을 고르고, 서로 책을 권하며, 나란히 앉아 그 책을 읽고, 또 감상을 나누는 이런 자리.
너무 귀하고 또 아름답습니다.
40명 친구들이 떠나고 난 자리...책방 서가는 폭탄을 맞은 듯하였지만....그래도 너무 흐뭇합니다.
이 청소년들에게 나는 어떤 책을 골라줘야 할까, 새삼 고민도 깊어갑니다.
첫댓글 용성중학교에 좋은 선생님이 계셔서 참 행복한 학생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