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 대전 서구 소재 월평공원 일시 : 2004년 1월 19일 14시 풍속 : 10~20km/h 풍향 : 서~북북서 고도 : 180m 비행시간 : 20분여 비행거리 : 약2km정도 날개 : 진글라이더 부메랑2 M 동행자 : 연산파라,오픈파라,독립군
집에서 한참 공부하고 있는데 창규형 전화다. 날 좋은데 머하노? 공부하고 있는디요. 날 존디 공부는 무신 공부 뱅하러 온~나.
쫌 망설인다. 공부 해야 허는디............ 창규형 울팀 초보 3명 온다니까 빨리 뱅하러 와라~~ 넹 차 기름도 없고 그란디 워쩔까나 기체도 활공인의집 사무실에 있고.........
창문을 내다 보니 구름이 허벌나게 올라간다. 옷을 대충 껴 입고 활공인의 집으로 가면서 여기저기 전활한다. 용태형 - 수금다녀햐 한다 너나 뱅 잘해라 지영식 - 마누라한테 해보소 김선화 - 나 지금 학교 갈라 허는디....... 낼 전화 주시면 안될까나. 최병오 - 차 뒷바퀴 고치고 있는디 시간 되면 이따 갈께라우 김연수 - 지금 머리말고 있응께 담에 봅시다
딴 사람들 열심히 일하고 있는디 괜히 전화허믄 안되겠다 싶어 사무실에 도착하자 마자 날개만 챙겨갖고 나오는데 1층에 사는 애엄니 나를 붙잡고 물값 내노라 허네............ 두집이서 물쓰는게 얼마나 나온다고 나눠 내자 허는디 내가 멀 알아야 어케 해보지 원 내 거시기혀서 전화 주라고 할께요. 하고 도망허듯이 나와 내원사로 불이나케 가는디 월요일 낮에 웬 차가 이리 많다냐? 이 마트 앞에서 부터 경남 아파트까지 밀려서 오는디 속터져 죽는지 알었네. 아무리 설이 낼 모레라도 그렇지 넘 하는거 아녀 나같이 가난한 사람은 뭐 사고 싶어도 못사는 구만 -.- 암튼 내원사에 도착에 부랴부랴 이륙장에 오르니 바람이 약간 쎄게 들어 오는것 같다. 연산팀 벌써 올라와 관망하고 있다. 하늘을 보니 구름 잘 올라가고 있다. 구름길이 잘 열려 일단 고도만 잡으면 오늘 뱅 캡숑 울트라 짱일것 같다. 연산팀 초보 일단 두명 띄우고 오픈파라 김진구 씨 뜨고 창규형과 나만 남았다. 초보도 앞으로 나가도 계속 뜨고 열도 좋다. 앞쪽 비닐하우스에서 열이 그대로 밀려오면서 올라가느듯 쎄지도 않고 큼지막하게 올라가는게 엄청시리 좋다. 갑자기 가슴이 설레어 오기 시작한다. 오늘 고도 잡아서 시내를 가로질러 식장산을 가봐~!!!??? 급히 셋팅하고 먼저 이륙하겠다고 하고 날개를 폈다. 바람이 약간 쎈게 M 사이즈라 몸무게를 걱정하긴 했지만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날개를 약간 들어올려 바람을 집어넣고 슬적 당기니 총알처럼 올라온다. 미처 몸을 추스리기도 전에 늘상 하던대로 견제 해주고 뒷걸음질 치면서 나가는데 날개가 워낙 급하게 올라오는지라 뒷걸음이 시원찮긴 했지만 바로 몸이 들리면서 뒤로 나간다. 견제 좌우 봐가며 해주는데 몸은 빙글 돌면서 정위치로 찾아간다. 바로 좌턴해서 릿지를 붙이니 죽죽 올라간다. 바람은 정서풍으로 빵빵하게 들어오는지라 부담없이 산 능선위로 올라선다. 김진구씨 고도 엄청잡고 앞에서 신나게 뱅하고 있다. 연산 초보 두분은 벌써 착륙한 상태고....... 골가기 전에 턴해서 이륙장으로 가니 고도는 더 올라간다. 이륙장을 지나 절벽쪽으로 앞으로 나가니 고도가 장난 아니게 올라간다. 오늘 우리팀들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온몸을 휘감는다. 울팀 몫까지 열심히 타야쥐~~~ ^^ 써클링 3바퀴도니 열이 온데간데 없이 빠지고 만다. 거기서 더 개겨 봤자다 싶다 온통 열 천진데 내가 니 아니면 고도가 떨어질까 보냐. 다시 팔각정쪽으로 기수를 돌려 산능선으로 붙이니 갑자기 고도가 뚝 떨어진다. 이게 먼 일이다냐? 일단 바람이 좋으니 릿지도 좋다. 팔각정 위에서 다시 열 감지 두세바퀴 돌리니 뒤로 한참 밀린다. 고도는 많고 여기서 이럴께 아니라 배재대 뒷산으로 가야겠다. 바로 째기 시작한다. 창규형한테 빨리 이륙 허씨요 바람 좋고 열도 좋은디 머하요? 창규형 오늘은 초보자 뱅 시킬란다. 네 ~~ 그라믄 어짤수 없지라. 나 정림동 갈라요 하고 고압선을 넘어 뒷산으로 붙이니 그쪽 이륙장에 있던 아줌씨들 저게 뭐다냐 아~따 재밌것네. 아자씨 거 재밌소? 넹 엄청 재밌구만이라~ 같이 헙시다.
산 정상 80m 정도 되는것 같다. 가볍게 스파이럴 두바퀴 돌아주고 괴성함 질러주고........ 산끝으로 갈려고 하는데 창규형 무전으로 바람이 북북서로 바뀌었으니 너무 멀리 가지마라 한다. 넹 행님 얼러 뜨시요. 떠서 이쪽으로 오시요. 이쪽에 이쁜 아줌니들 많소
창규형 알었다 너나 마니 봐라~ 한다.
고도가 정상 부근인데 다시 이륙장으로 갈려고 하는데 날개를 툭툭 건드리는 것이다. 어쭈구리 이넘 봐라 감히 내 날개를 ........ 너 오늘 잘 걸렸다 이넘! 좌우로 살살 건드니 조금씩 고도가 올린다. 정상 40정도 올커니 써클링하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돌리니 몸이 뭐가 잘못됐는지 어색하다. 양쪽 다 자연 스러야 하는디 왼쪽이 편하니 어쩌나 해서 앞으로 살짝 빠지는 척 하믄서 왼쪽으로 급히돌아 써멀의 몸통을 급히 파고 드니 이넘 나를 뽄때를 보여줄 양으로 날개를 번쩍 들어올리는거다. 내가 그렇다고 질쏘냐 하네스 좌측에 온몸을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손으로 하네스 부여잡고 몸을 더 실어 붙이니 날개는 좋아라고 써멀을 붙잡고 머리 끝으로 올라서려는듯 돌고 또 돈다. 정상 500쯤 되었으려나 몸이 아니 머리에 있는건가 고도 감각이 상실되가기 시작한다. 날개가 아직이라고 울렁거려 나한테 싸인을 보내는데 더 이상은 자신이 없다. 바리오가 없으니 어쩌란 말이냐 아~ 바리오 어디서 뚝 안떨어지나? 날개한테 미안하다. 오늘 구름에 헤딩하련만 내 몸이 안따라주니 어쩌겼냐. 내 몸뚱아리가 기계였으면 바리오를 만들어서 붙였을 터인데. 아~~~ 안타깝기 그지업구만 가시거리 30km넘는지 조치원을 바라보니 대평리까지 보이고 논산쪽으로는 거짓말 쪼금 보태서 서해안이 반짝이는 듯이 보이는구만. 시내를 가로질러 식장산으로 가볼까나 보문산으로 붙여 금산을 가볼까나. 바리오만 있어도 어찌 해 보갔구만 가다가 쫄이면 것도 피곤한일 오늘은 글타면 목원대가 내 목표물이구나 가다가 열 한두개쯤 올라오겠지
바람이 북북서라 정풍으로 뚫고 가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내 부메랑 너를 믿는다. 몸무게가 미달이더라도 날 싣고 곧장 날아가 다오. 두발 쭉 뻗고 조종줄 살포시 압이 느껴질 정도만 손을 얹어놓고 목원대 대운동장으로 향한다. 느릿느릿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게 너무 나의기분을 업 시킨다. 얼굴에 와 닿는 싸늘한 바람도 상쾌하게 느껴진다. 여기쯤에서 확 SAT를 함 해봐 아님 헬리콥터를 한번............ @0@ 아냐 오늘 그러기는 기상이 아까워 계속 전진 또 전진 시야가 어찌나 좋은지 가슴이 다 시원해지네. 도안동 위에 오니 씽크 지역이다. 갑자기 왠일이랴 앞으로 전진도 안되고 거의 엘리베이터를 타듯이 떨어지네. 침하속도 5~6미터는 넘는듯하다. 이륙장에서 보고 있던 창규형 한마디 한다. 왜그러냐 고도 침하가 너무 심하다 목원대에 착륙해라 네 나도 그러고 싶은데 안될거 같아요 한 100여미터를 넘게 그렇게 그자리에서 침하했나보다 남은 고도는 운동장에서 100여미터 가야될 거리도 100여미터 앞 산이라도 넘어야 운동장으로 들어가는데........ 안되겠다. 풋바를 찾아 발에 걸고 100% 를 밟으니 앞으로 조금씩 나가기 시작한다. 그 들판을 지나 올 동안 열을 한개도 못잡았으니 이런 결과가......... 산높이 40여미터 이걸 돌려야하나 말아야하나......... 남은거리도 만만찮은데 에라 오늘 아니면 언제 여기까지라도 오겠냐 싶다. 나무에 걸어서라도 거리를 늘려야지 하고 끝까지 풋바를 밟고 버틴다. 몸으로 방향을 대운동장으로 향하도록하고 산이니 목원대에서 열이 쳐 줄런지도 모르고....... 기대를 하였건만 없네. 겨우 산 높이를 5~6미터 위로 지나 니 앞으로 죽 나간다. 대운동장으로 들어가는데 북북서라 운동장 앞쪽에 큰 건물(7,8층 높이)이 있어 와류권이다. 조종줄을 풀로 놓고 증속을 해서 운동장 갓으로 들어간다. 날 춘데 공차는 애들이 있다. 시합이라도 하는듯 키 높이에서 한번에 풀로 잡아 사뿐히 착륙. 공차던 애들 환호하고 시합이었던지 쫒아와 물어보는 이는 없다. 날개 재빨리 사려 운동장 밖으로 나가 대충 정리하고 정문으로 나오며 학교 사진 몇장 찰칵.
고장난 6.25때 쓰던 바리오 빨리 고쳐서 써야겠다. 그것도 없으니 오늘 같이 좋은 날 좀더 큰 뱅을 할수 있는 기회를 놓치다니 아깝다.
그래도 오늘 목원대를 점령했으니 다음은 옛 백제 땅이다. 그리고 신라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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