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이란 나의 삶의 시간을 더 진한 것으로 만들어주고 반복되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할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모든 시간들이 같은 농도의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쁠수도 있고 슬플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진한 경험의 시간이 모인 인생이 풍부한 인생이 된다고 생각하며, 우리 모두가 살아낸 각자의 인생은 각기 다른 풍부함을
갖는다는 것이 나의 평소의 생각이다.
어렸을적 부터 나의 지론은 이러했다. "모두의 균분한 행복을 위하여 누군가 대신 갚아줌은 없다"
하나님을 믿는 나 이지만 나의 이러한 실존적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때는 연습장 노트 란것이 있었다. 누런 갱지를 묶어 영어 단어도 쓰면서 외우고 수학도 풀고하던.
대부분은 쓸데없는 낙서나 그림으로 채우기 일수이긴 했지만. 그 연습장 노트는 맨앞장이 낱장 비닐 파일 처럼 되어 있어 그 속에
소피마르소나 피비캐이츠 같은 서양여배우 이쁜 사진이 끼워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난 그속에 나의 다짐을 담은 메모를 한장씩
끼워두곤 했었다.
그때 적어두었던 글귀가 "글쎄.. 보상 이라니요!" 라는 것이었다. 즉 어떤 절대자가 우리 모두의 인생의 공평함을 위하여 가난한 부부에게 더 똑똑한 자식을 주시거나 병약한 사람에게 어떤 더 특출한 재능을 주시거나 더 단란한 가정을 주시거나 하시는 채워주심은
없을거란 나 자신을 향한 경구였을게다. 정말 바른 길을 향하여 성실하게 잘 그리고 열심히 살아야 하다는..
아마 그때 매일 타고 등교하던 버스의 내 또래의 가여운 안내양들을 보며 들었던 생각이었던 것 같다.
비록 그 생각을 지켜낼 만큼 열심히는 살지 못했다. 물론 그래서 많은 것을 이룬 것도 없다.
하지만 나의 판단의 순간들에서 이것이 나의 인생을 풍부하게 해줄까.. 그것들을 위하여 나는 지금 맞게 살고 있는가 하는 생각은
가능하면 나를 열심히 살다록 하였던것 같다.
그런 풍부함을 가능케 해주는 여행을 나는 좋아하고 특히 내가 좋아 하는 사람들과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 가서 내가 원했던 시간을
보내는 여행은 더욱 튿별히 기억에 남는 것들 이었다.
그중 하나가 여기 밴쿠버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두부부와 함께 떠났던 맥시코 칸쿤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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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닐때 나의 호사 : 오션 뷰의 방을 잡는것.. 다른 두 커플은 지겹도록 바다를 볼건데 뭐하러 300불을 더주고 잡냐고 싼 방을
잡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두 커플은 골프를 치러 갔다.
밴쿠버의 날씨는 여름에는 화창하고 습기가 많지 않아 정말 환타스틱하지만 겨울철에는 맥시코 난류의 영향을 받아 그리 춥지는
않은 대신 흐리고 비오는 날씨가 많다. 그래서 이런 우중충한 날씨를 피해 겨울철에도 따뜻하고 화창한 곳을 찾아 피한 여행을
많이 간다. 제일 가깝고 만만한 곳은 라스베거스인데 도박도시로 알려진 라스베거스는 그 화려한 호텔들에 다양한 부대시설이 많아
여기서는 비교적 부담 스럽지 않은 가격에 피한 여행을 즐기기에 괜챦은 곳이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맥시코나 쿠바등 중남미 지역인데 물가도 북미의 미국이나 캐나다 보다 저렴한데다 날씨도
화창하고 문명에 찌들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 한국으로 치면 태국이나 필리핀 정도 거리의 동남아 여행지
가는 기분으로 많이들 다녀오는 인기있는 휴양지 이다.
이 지역의 리조트들이 인기 있는 또 한가지의 이유는 대부분의 호텔 패키지가 "All inculsive " 즉 모든것 포함 이라는건데..
이게 참 끝내준다!
호텔에 있는 모든 식당에서의 식사가 공짜이고 무동력의 리조트내 놀이시설도 다 무료.. 게다가 저녁때 다양한 쇼의 공연 관람과
나이트클럽도 무료.. 끝으로 "술"까지 무한대로 공짜! 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처럼 여행사를 끼고 가는게 아니니 매일의 가이드나 운전기사 팁도 없고 흔히 말하는 가기 싫은 옵션에 끌려 다닐 일이
없다. 주변에 관광지를 여행하고 싶으면 호텔 내에서 그런 일일관광지 예약을 해주는 곳에서 예약해서 아침에 시간 맞춰 나가면 되고 아니면 호텔내에서 하루종일 비치나 호텔의 수영장 부근 썬배드나 파라솔에서 하루종일 책이나 읽으며 뒹굴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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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풀사이드에서는 비치 타올 빌려 주는 곳이 있어서 방의 카드키를 맞기면 비치타올을 빌려준다 (반납을 안하고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듯) 그러면 우리가 용인자연농원의 캬라비안 베이에 가면 엄청 줄을서가나 비싼 돈을 내야 빌릴수 있는 썬배드나
천으로 된 햇빛가림용 지붕이 있는 캐너피를 마음대로 골라서 앉아 사용하면 된다.
내가 묵은 호텔은 Adult only여서 아이들이 복작대지 않아 여유 있고 조용한 휴식을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물론 호텔은 바닷가
백사장과 바로 연결 되어 있어 바다로 들어가 수영을 하거나 바닷가 비치파라솔에 앉아 칵테일을 마시며 애머랄드빛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있거나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낸다. 여기 바닷가는 모두 프라이빗 비치여서 호텔 투숫객 이외에는 접근 할수 없어
현지인의 호객행위나 번잡함에 시달리는 경우도 없이 호젓하다.
바닷가 비치 파라솔이건 풀 사이드 썬배드이건 늘 주변을 웨이터들이 돌아다니며 칵테일 주문을 받는데 물론 전부 무료이다.
이들은 약간의 팁을 바라며 정말 친절하고 열심히 술과 음료를 날라다 준다. 그리고 오전 과 오후에 미리 공지된 스케쥴에 따라
호텔의 레크레이션 강사의 리드에 따라 아쿠아 에어로빅도 하고 위의 사진 처럼 수중 배구게임도 즐긴다. 매일의 레크레이션 일정은
로비 게시판에 알려준다. 그리고 호텔 로비에는 다양한 커피와 쿠키, 샌드위치를 제공해 주는 미니 카페가 있는데 골프를 치러
가거나 일일 관광을 나갈때 싸가지고도 나가기도 하고 식후에 로비나 테라스에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함께 먹을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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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마다 차이는 있겟지만 보통 한 호텔에 7~8개 정도의 각국스타일의 식당과 부페를 갖추고 있는데 이탈리안식당, 멕시칸 식당,
일식당, 미국식 스테이크 식당, 중식당등 식당들도 전부 전문 식당급으로 인테리어도 각기 특색이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풀에도 바가 있어서 물속에 앉아서 칵테일도 한잔 즐길수 있고 이틀에 한번 정도는 풀사이드에서 각종 해산물과 고기종류의 바베큐
도 열어 준다.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나서 하루종일 읽은 책을 한권 가지고 수영복만 입고 나오면 하루종일 먹고 마시며 물가에 앉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함께 갔던 두 부부는 그나마 골프를 좋아해서 2번 정도 반나절씩 골프나 치러 다녀 왔지만 우리는 1주일 동안 2번의 선택 관광을 빼곤 하루죙일 풀이나 바닷가에 앉아서 그냥 멍 때리다가 왔다. 뭐 그게 우리 마마님이 좋아 하시는 여행
스탈이니.. 나도 이젠 완전하게 아무것도 않하는 이런 여행이 좋다. 정말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휴식다운 휴식이었다.
저녁시간엔 나이트 클럽 같이 생긴 공연장에서 매일 저녁 다른 테마의 공연을 하는데 그곳 해변을 따라 아마 백여개는 될듯한
호텔이 밀집해 있으므로 공연팀들이 하루에도 매우 여러 곳의 호텔을 돌아가며 공연할수 있어서 아마 저렴한 가격에 공연팀을
유치 할수 있는 듯 하다. 우린 Adult only 리조트 였기때문에 어린이를 위한 공연 없이, 매일밤 대부분 수준 높은 연주나 공연들을
볼수 있었다. 저녁먹고 해지고 나면 할수 있는거라곤 리조트 주변 바닷가 산책하기나 호텔 바깥에 즐비하거 늘어선 기념품 따위를
파는 쇼핑몰에 구경가는 것 그리고 밤에 공연을 보는것 뿐 이었다. 삼시세끼 밥차리고 설겆이 하는 시간에서만 해방되어도
여자들에겐 주체할 수 없을 가외의 시간이 주어진 듯 보였다.
이곳 칸쿤지역은 맥시코 유카탄 반도 가장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마야문명의 중요한 유적지들이 근처에 산재해 있는 곳이다.
그런 유적지 관광에는 그리 관심이 없지만 여기까지 온김에 한곳정도 해안가에 있는 마야 유적지를 다녀 왔고 하루는 대형 요트를
타고 칸쿤 앞바다에 있는 아름다운 섬인 Isla Mujeres (이슬라 무하레즈 : 여인의 섬)에 다녀 왔다.
그냥 아름다운 곳 옆에 또 아름다운 섬 이었고 바닷가 식당에서 현지 스타일의 가벼운 식사를 한끼 제공받고 기념품 가게와 예전 스페인 스타일의 동네를 구경하고 왔다. 요트를 타고 아름다운 바다로 나가서 칸쿤 리조트의 호텔군을 바라다 보다 잠깐 바다 속
에서 열대어를 구경하는 스노클링을 하게 해주고 (앞에 가이드가 열대어가 모이도록 먹이를 뿌리며 앞서 간다) 요트의 돛을 이용한 간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게 해준게 특징이라면 특징.
적어 놓고 보니 굉장히 럭셔리 해 보이지만(사실 신혼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5성급 호텔을 선택하여 조금 럭셔리 하긴 했지만) 생각 보담은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의 패키지이며 마음에 맞는 친구 커플들과 먹고 마시고 물가에 앉아 수다 떠는것 이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정말 여기 사람들 스타일의 여행이며 재충전과 휴양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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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내의 일식당 .. 맛은 뭐 그냥 그렇지만 분위기는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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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무하레즈로 가는 요트에서.. 남국의 바다 정취가 물씬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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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라 무하레즈의 아름다운 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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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야 유적지 근처의 "씨노테" 라고 불리는 지하 석회지형 함몰지 대부분 지하호수 형태라 수영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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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었던 호텔근처의 나이트클럽 "코코봉고" 영화 "마스크"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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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저녁풍경.. 호텔과 호텔로 이어지는 바닷가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저녁 산책을 하기에 좋았다.
낮에 쉬던 풀사이드 썬배드와 피치 바라솔들
첫댓글 저 예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바다 색 때문에 다들 칸쿤칸쿤 하는군요
너~~무 파랗고 푸르고 깊은 색
예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