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행일지 19일, 무산와 함께
2017.11.22, 낭랑
충북 영동에서 집을 짓고 있는 무산을 보은에서 만났다. 만나니 무산의 생일날이었다. 소주 1병에 한우내장탕을 저녁으로 함께한 후 커피숍에서 함께 했다.
춥긴 추운가보가 흰 고무신 안에 양말을 신고 있었다. 새로 시작하는 목수일 속에서 건강하길
‘121보은취회에서 부터 참석하였다. 왜 왔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와서 보니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길위는 지리산 산내에 있을 때 알고 있었다. 산내에서 한글교실을 하였고 아시반도 그 즈음에 보은에서 한글학교를 시작했다. 이 라인에서 아시반을 알게 되었고 보은동학순례길 만들 때 오게 되었다. 팔공, 설화도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대학교때 갑오농민전쟁 10권을 읽고 동학혁명보단 농민이란 개념을 가졌었고 농대 학생으로 운동권에서 주체사상으로 100주년 때 뭔가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것이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보은취회 사람들이 좋았다. 실제 삶속에서 일하면서 맘 내놓고 술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 안 된다. 마음을 열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정성을 다했다. 아침마다 설거지 하는 이유는 나도 자고 싶지만 내가 깨끗이 청소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맘이 좋아지잖아. 첫해는 농사짓던 마음에서 버려지는 음식들이 안타까웠고. 보은취회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우리집에 와서 평가회 할 때, 불편한 집인데도 와서 좋았다.
역할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는데 조직이란 어떤 한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거잖아. 이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무국장은 의견을 모으기도 하고 역할을 나눠주기도 하는 거지. 그 사람중심으로 하는 거는 아니지. 조직 내에서 이런 일을 해보지 않아서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는 시간이 없었다. 난 못 했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데 못 했다고 생각할 땐 사무국장의 상이 있는 것 같다. 보은에 있는 사람이 사무국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아시반이 하면 좋은데 아시반은 안되고. 내가 사무국장을 한다고 할 때는 내가 보은에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한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
장승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하자는 건 없었다. 작년에 내가 코를 날린 적이 있었고, 잘못한 것은 설화에게 먼저 얘기하지 않고 색칠할 때 개똥이네어린이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그 외에 내 의지대로 한 것 없었다. 올해는 설화가 나무를 구할 수 없으니 나무만 구해 달라해서 대전에서 금요일 수업이 일찍 끝난 날 남원에 달려가서 나무를 2개 샀다. 2개를 산 이유는 제재소에서 나무를 골라 자르는 과정이 수반되는데 1개를 사기가 미안해서였다. 2개를 20만원에 샀는데 내년에도 쓸 수 있겠다란 생각을 했었지. 그래서 2개를 공원에 가져다 놓았다. 교육 때문에 보은취회에 내가 참석할 수가 없는 과정에서 경찬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설화가 대패질만 하고 술만 먹고 있다고. 이번에 내가 잘못한 거는 여천형님이 내마음에, 동학부분을 음각을 하고, 내가 꽃피는 부분을 양각으로 해야 하는데 음각으로 해서 꼬투리가 되었다. 그것하나 내가 잘못했다. 그 나머지는 설화 마음대로 한 거다. 안 물어본 나도 잘못이지만 그도 내가 이렇게 하겠다하는 계획을 소통 안했지. 비녀 꼽는 구멍을 뚫은 것도 설화가 했다. 설화에게 꽃피는 부분에서 양각을 음각으로 한 부분을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는데 과정 중에 계속 반복해서 이 부분을 얘기했다. 화가 났다. 그래서 잘라버린다라는 얘기를 했다. 지나고 보니 이런 부분이 내가 설화의 행동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되었다. 미안했다. 설화 마음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장승 만드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웠다. 하지만 진척이 되지 않았다. 어떠하든 간에 내가 하든, 다른 일들이 있든 그런 행위는 하면 안 되는 거지. 또 바우솔님이 안 왔으면 일이 안됐다. 장승 배 부분에 설화가 원하는 것을 바우솔이 썼다. 장승 세우는 일도 꼭두광대 행사 중에 세우기로 했는데 사전에 조율이 안돼서 못 세웠다. 올해는 일이 맞지 않았다. 와서 청소하고 설겆이하고 술 마시고 이런 역할이 맞아. 사람들은 다 좋은데. 자기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 사회에 대한 정의를 지역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끼리 한자리에 모이면 이게 안 되는 거야. 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스스로 접주들이 자기를 바라보는 공부가 필요하다. 좀 성숙하면 설화와 부딪칠 일이 없었겠지. 회의 말고도 마음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동학에서 모이는 사람들은 한 단계 높을 거라 생각하거든. 보은취회에서 참석했던 사람들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하나의 공부를 하러오는 건데. 자기가 일하는 자리에서 이것을 제대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우리가 모를 때는 모르지만 알게 되면서 함부로 하는 마음이 있어 상대방을 존중해야하는데. 학교 일이 되면 함께 일도 해보고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