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06 20:21:29
강원도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과 속초시에 걸쳐있는 설악산(1.708m)은 1965년 천연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된 이래 197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1982년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식물 분포 서식지로서 유네스코가 우리나라 유일의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한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산의 하나다.
설악산은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절에 따라, 지역의 경관에 따라 독특한 특성을 지닌 산이다. 장대한 육산의 모습인가 하면 어느 곳은 가파른 절벽이고 아니면 뾰쪽한 침봉들로 이루어져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또한 봄이면 신록으로, 여름이면 시원스런 계곡 때문에, 가을이면 단풍이, 겨울이면 설경으로 인하여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금강산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산으로 그동안 평가받아 왔는데 금강산 개방 이후 오히려 금강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 산으로 대접받게 되었다. 설악산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바위라 할 수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침봉들과 절벽, 암반 위로 흐르는 크고 작은 폭포들과 오랜 세월 물에 패어 이루어진 소와 담에 설악산을 찾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떄문이다.
설악산은 전통적으로 대청 - 공룡릉 - 마등령 능선을 경계로 동해 쪽을 외설악, 내륙 쪽을 내설악이라 구분해 왔는데1971년 한계령 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오색지구와 점봉산을 남설악이라 부르게 됐다.
외설악은 국내 최대의 암장인 울산암과 권금성, 토왕성폭포, 비선대 그리고 설악산 최고의 계곡인 천불동이 있고 암릉미로 잘 알려진 천화대와 공룡릉이 있으며, 내설악 에는 백담계곡, 구곡담계곡 그리고 십이선녀탕계곡이 있고 우리나라 삼대 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가 있으며, 남설악은 온천과 약수 그리고 단풍으로 잘 알려진 주전골의 비경이 있다.
설악산은 온갖 형태의 지형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산행 행태도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학창 시절 수학여행 갔을 때와 같이 외설악 설악동에 머물면서 비룡 폭포, 비선대나 울산암에 다녀오는 관광형의 등산과 등산로가 개설된 거의 모든 능선과 계곡을 오르내리는 일반 코스를 따르는 도보산행이 있고, 울산암 같은 곳에서의 암벽산행과 토왕성이나 대승폭에서의 빙폭등반과 같은 전문 산행을 함께 할 수 있는 산이다.
우리가 사는 광주를 비롯한 인근의 남도 사람들은 지리적 여건으로 인하여 설악산을 자주 찾을 수 없어 설악산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 우리가 지리산을 즐겨 찾듯이 설악산의 곳곳을 살펴 볼 수 있다면 설악산에 대한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산행 길잡이
설악산의 일반 등산로는 크게 보아 대청동, 마등령, 대승령을 구심점 삼아 사방으로 뻗어나간 형상이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기점으로 보면 외설악 설악동, 내설악 용대리와 남교리, 남설악 오색 그리고 장수대가 있는데 이들에서 뻗어 오른 길들이 능선과 봉우리에서 서로 만나 하나의 등산코스로 완성된다.
1. 설악동 - 비선대 - 천불동 - 양폭 - 희운각대피소 - 중청 - 대청봉
설악산의 대표적 계곡인 천불동 계곡을 통해 정상을 오를 수 있는 코스
2.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릉 - 희운각대피소 - 중청 - 대청봉
암릉으로 알려진 공룡릉을 거쳐 정상으로 가는 코스
3. 용대리 - 백담사 - 수렴동대피소 - 구곡담 - 봉정암 - 소청 - 중청 - 대청
백담사와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봉정암을 탐승할 수 있는 코스
4. 남교리 - 십이선녀탕 - 대승령 - 대승폭포 - 장수대
십이선녀탕 계곡과 우리나라 3대 폭포중 하나인 대승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코스
5. 장수대 - 서북릉 - 귀때기청봉 - 끝청 - 중청 - 대청
지리산 종주와 같은 설악산의 종주산행 길
6. 한계령 - 서북릉 - 끝청 - 중청 - 대청
장수대 코스를 단축하여 등반하는 서북릉 길
7. 오색 - 설악폭포 - 대청봉
대청봉을 가장 짧게 오를 수 있는 코스
추천 코스
오색매표소 - 설악폭포 - 대청봉 - 중청산장 - 소청봉 - 소청산장 - 봉정암 - 수렴동대피소 - 백담사
한계령 동쪽의 관광명소인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코스는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 코스로 많은 등산객들이 애용하는 코스다. 다만 가파른 구간이 많아 초심자들의 경우 고생을 할 수 있다.
오색 코스의 길목은 오색온천 그린야드호텔 위 국도변의 오색매표소다. 매표소 옆으로 접어들어 골짜기를 따르다 계곡으로 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현재는 보수공사를 위해 왼쪽 지릉으로 임시 등산로가 나 있다. 가파른 등산로가 제법 부담이 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는 길이라 지체할 틈이 없다.
땀이 범벅될 만큼 오르다 보면 지능선에 닿게 되는데 이 곳에서도 30여분을 더가야 아름드리 소나무가 서 있는 원래 등산로 상의 안부와 만날 수 있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제1쉼터가 나오고 제법 큼직한 골짜기 상류부를 가로질러 나아가 다시 가파른 길을 오르면 끝청 가는 갈림목이다. 오른쪽으로 산비탈을 계속 오르면 폭포소리가 들리며 계곡과 만나게 되는데 설악폭포다.
"현 위치 해발 950m, 대청 2.5Km"라는 푯말을 뒤로 하고 능선자락을 하나 넘으면 널찍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서 급경사 돌길이 이어지고 숨이 턱에 찰쯤 제2쉼터에 도착한다.
계단 길을 오르면 나무들의 키가 작아지면서 전망이 트이는데 돌아보면 점봉산이 눈앞에 있다. 옛 대청대피소가 보이면 곧 대청봉이다.(지금은 건물은 철거하고 그 자리는 생태복원하였음)
대청봉은 늘 사람들로 붐비고 멀리는 속초 시가지 건너 푸른 바다와 울산암의 웅장한 모습이, 가까이는 천불동의 침봉들이 손짓하고, 바로 아래로는 중청산장의 단정한 모습이 정겹게 다가선다.
기념사진 한 장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길을 내려서면 중청산장에 이르고 산장 주변은 늘 등산객들로 붐빈다. 중청 갈림목에서 우회(왼쪽은 서북릉)하여 가다보면 소청에 이르는데 너른 공터 왼쪽으로는 봉정암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급경사 하산 길은 희운각으로 가는 길이다.
10여분쯤 내려가다 보면 소청산장이 나오며 10여분 더 내려가면 독성나한봉, 지장봉, 가섭봉, 아난봉으로 둘러싸인 봉정암이 나온다.
봉정암은 전국 불교 사찰 가운데 두번째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용아릉 끝에 위치한 5층의 석가사리탑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탑으로 봉정암은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여서 기도하는 사람들로 늘 붐비는 곳이다.
사리탑 위에서 보는 경치는 설악산의 제1경이라 할 만큼 뛰어나다. 용아장성릉이라 불리는 곳이다. 봉정암에서의 하산 길은 꽤 가파른 길이다. 일명 사태골이라 부르는 계곡을 향해 치닫는 길을 내려서면 철사다리가 나오고 왼쪽으로 청봉골에서 흘러내리는 와폭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길은 계곡가로 이어지는데 맑은 계류와 짙푸른 소와 담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1시간쯤 내려서면서 절벽으로 치솟은 골짜기 사이로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쌍폭이 듣는 이를 압도한다. 50여m 높이의 쌍폭은 구곡담을 대표하는 폭포이다.
철사다리를 내려서면서 용아폭, 용손폭의 웅자와 어우러진 용아릉의 절경을 보노라면 지친 발걸음이 가벼워 진다. 짙은 숲속에 넓게 깔린 암반 위로 부드럽게 형성된 와폭과 쪽빛의 넓은 소가 아름다운 계곡길을 걷다 오름길은 계곡과 멀어지는데 곧이어 등산객들의 쉼터 구실을 하는 수렴동대피소에 다다른다. 수렴동은 용아릉이나 좌`우계곡 어는 곳으로든 봉정암을 오르는 길목이니 만큼 항상 등산객들의 쉼터구실을 하는 곳이다.
수렴동대피소에서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다 오름길을 오르면 오세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곧바로 내려서면 복원된 영시암이 단아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백담계곡의 순한 길을 따라가다 가벼운 오름길을 두어 번 지나면 숲속 넓은 길로 이어지며 곧 백담사 입구에 닿는다.
최근 다리를 새로 놓아 주차장까지의 셔틀버스를 백담사 입구에서 탈 수 있다.
가는 길
광주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한 후 호법분기점에서 강릉 방향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속사I.C로 나가 31번 국도를 이용하여 인제 방향으로 가다가 운두령을 넘어 홍천군 내면 소재지에서 56번국도로 우회전하여 구룡령을 넘어가면 양양과 오색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44번 국도로 가면 오색과 한계령, 장수대가 나오고 오른쪽 양양으로 가면 설악동이나 용대리, 남교리로 갈 수 있다.